지인에게 건넨 투자금, 사업 망하자 대여금 다툼으로 번진다면
지인에게 건넨 투자금, 사업 망하자 대여금 다툼으로 번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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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 건넨 투자금, 사업 망하자 대여금 다툼으로 번진다면 

김강희 변호사


지인에게 건넨 투자금, 사업 망하자 대여금 다툼으로 번진다면


사건 개요


지인이 사업을 시작한다며 도움을 청하는 경우, 흔히 "투자 좀 해달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예컨대 카페나 온라인 쇼핑몰을 차린다는 지인에게 몇천만 원을 건네면서, 차용증 대신 문자나 간단한 약정서만 주고받고 "사업이 잘되면 매달 얼마씩 챙겨주겠다", "몇 달 뒤엔 원금도 그대로 돌려주겠다"는 식의 구두 약속이 오가는 식입니다. 서로 믿는 사이이다 보니 계약서 문구는 대충 "투자금"이라고만 적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사업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생깁니다. 돈을 건넨 사람이 원금을 돌려달라고 하면, 돈을 받은 쪽은 "이건 투자였다. 사업이 안 된 건 같이 감수해야 할 위험이지 내가 갚을 빚이 아니다"라며 태도를 바꿉니다. 실제로 사업자금 관련 상담에서 이런 유형이 상당히 많은데, 돈을 건넨 사람 입장에서는 애초에 "원금은 그대로 돌려주겠다", "매달 얼마씩 고정으로 주겠다"는 말을 믿고 건넨 돈이라 억울함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법원은 이런 다툼을 명칭이 아니라 실제 오간 약속의 내용으로 판단합니다. 원금 반환이 사업 성패와 무관하게 확정돼 있었는지, 수익이 사업 실적과 연동됐는지 고정됐는지가 핵심입니다. 계약서에 "투자금"이라고 적혀 있어도 그 실질이 대여에 해당한다면, 법적으로는 대여금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갈림길이 되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수익 지급 약정이 사업 실적과 무관하게 확정돼 있었는지, 아니면 사업 손익에 따라 오르내리는 손익분배 형태였는지입니다. 둘째, 원금 반환의 시기와 조건이 정해져 있었는지—사업이 망해도 갚기로 했는지, 아니면 사업 성패에 따라 원금 자체가 사라질 수 있었는지입니다. 셋째, 돈을 건넨 쪽이 실제로 경영에 관여했는지, 아니면 그저 자금만 대고 결과를 지켜본 쪽이었는지입니다. 넷째, 이 다툼에서 누가 무엇을 입증해야 하는지—대법원은 대여금이라고 주장하는 쪽에 그 입증책임이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다42538 판결).

다만 여기서 흔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원금과 수익을 확정적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했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곧바로 대여금(소비대차)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그런 사정이 있어도 투자 사업에 따른 손실위험을 실제로 누가 부담했는지 등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2350 판결). 즉 "확정 지급"이라는 문구 하나만 붙잡고 다투면 오히려 근거가 약해질 수 있고, 계약 체결 경위·자금 지급 동기·거래 이행 과정·당사자 관계까지 폭넓게 정리해야 실제로 승산이 생깁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계약서 문구와 이면 정황을 소비대차의 실질로 재구성하기


"투자금"이라는 명칭 하나로 사건이 결정되지 않는 만큼,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계약서의 표현보다 실제로 오간 약속의 내용을 먼저 재구성합니다.

1) 확정성 있는 지급 약정의 문언을 모두 모읍니다.

"매달 몇 퍼센트를 준다", "월 얼마씩 고정으로 지급한다"는 식의 표현이 사업 매출이나 이익과 연동되지 않고 고정된 금액·비율로 돼 있었다면, 이는 손익분배가 아니라 이자에 가깝습니다.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계좌이체 적요란에 남은 "이자", "수익금" 표기, 실제로 지급된 금액이 매달 동일했는지 등을 시계열로 정리해 확정성을 입증합니다.

2) 원금 반환 조건을 특정합니다.

"몇 개월 뒤에는 원금을 그대로 돌려준다"거나 "사업이 어떻게 되든 원금은 보장한다"는 취지의 발언·문자가 있었다면, 이는 상대방이 사업 실패의 위험을 진정으로 분담시키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반환 시기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는지, 반환을 조건 없이 약속했는지를 정리해 원금 손실 위험의 부존재를 뒷받침합니다.

3) 경영 관여의 부존재를 함께 입증합니다.

상대방이 "같이 동업한 것"이라고 주장할 것에 대비해, 의사결정에 관여한 적이 없다는 점(사업자등록·지분·의결권의 부재, 손실 분담 논의가 오간 적이 없다는 점)을 함께 정리해 둡니다. 자금만 대고 결과를 지켜본 쪽이었다는 사실이 분명할수록 소비대차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입증책임을 고려한 청구 전략 세우기


방향이 잡혔다고 곧바로 소송에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대여금이라는 성격을 인정받으려면 입증책임이 원금 반환을 청구하는 쪽에 있다는 전제 위에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1) 확정 지급·원금반환 문언을 선제적으로 제시합니다.

입증책임이 청구인에게 있는 이상, 상대방의 "투자였다"는 항변이 나오기 전에 먼저 확정 수익·원금반환 약속이 담긴 자료를 정리해 제출합니다. 특히 사업 실적이 나쁠 때조차 일정 금액을 요구했거나 실제로 지급받은 이력이 있다면, 그 자체가 손익분배가 아니었다는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2) 손실위험 부담 정황이 없었음을 적극적으로 부각합니다.

사업의 매출·손익 자료를 요구하거나 확인한 적이 없는지, 손실이 났을 때 "같이 책임진다"는 이야기가 오간 적이 있는지를 점검합니다. 이런 정황이 없었다면, 애초에 사업의 성패와 무관하게 돈을 돌려받기로 한 관계였다는 점이 뒷받침됩니다.

3) 청구 절차와 소멸시효를 함께 관리합니다.

개인 간 대여라면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10년(민법 제162조 제1항)이지만, 상행위로 이뤄진 자금거래라면 5년으로 단축될 수 있습니다(상법 제64조). 내용증명으로 반환을 최고해 협상 여지를 만들고, 반응이 없으면 지급명령이나 대여금반환청구 소송으로 넘어가되, 시효가 임박했다면 소 제기 등으로 시효 중단 조치를 먼저 취합니다.


결론


"투자금"이라는 이름 하나로 원금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오간 약속이 사업의 성패와 무관하게 원금과 일정 수익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었다면, 그 실질은 대여에 가깝고 법적으로도 그렇게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그 실질을 법정에서 인정받으려면, 계약서의 명칭이 아니라 확정 지급 약정과 원금 반환 조건, 경영 관여 여부를 보여주는 자료를 얼마나 갖추고 있는가가 관건입니다. 특히 대여금이라는 성격은 이를 주장하는 쪽이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문자나 통화 기록이 사라지고 기억도 흐려져 불리해지기 쉽습니다. 지인에게 건넨 돈을 두고 "투자였다"는 말로 발뺌당하고 있다면, 지금까지 오간 대화와 이체 내역을 다시 살펴 대여금으로 성격을 규명할 여지가 있는지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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