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고소취소 후 재고소 — 다시 고소할 수 있을까
성범죄 고소취소 후 재고소 — 다시 고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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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고소/소송절차

성범죄 고소취소 후 재고소 — 다시 고소할 수 있을까 

강대현 변호사

성범죄로 고소했다가 합의나 심경 변화로 고소를 취소한 뒤, 시간이 지나 다시 처벌을 원하게 되는 피해자가 적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에는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있어, 한 번 취소하면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다고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규정은 모든 범죄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에 한정된 원칙입니다. 강간·강제추행 등 대부분의 성범죄는 2013년 법 개정으로 비친고죄가 되었기 때문에, 고소를 취소했다고 해서 이야기가 그대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성범죄 고소를 취소한 뒤 다시 고소가 실제로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떤 절차와 리스크가 따르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고소취소 후 재고소 금지 — 형사소송법 232조가 정한 원칙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은 고소를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제3항은 이 원칙을 반의사불벌죄, 즉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에도 그대로 준용합니다. 폭행죄·협박죄·명예훼손죄처럼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범죄에서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면, 그 이후 다시 처벌을 원한다고 말을 바꿔도 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 규정이 존재하는 이유는 친고죄·반의사불벌죄에서 고소(또는 처벌불원 의사)가 소송조건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검사가 기소하려면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살아있어야 하는데, 그 의사를 한 번 철회한 사람이 절차 진행 상황을 봐가며 의사를 번복하는 것을 허용하면 피고인의 법적 지위가 지나치게 불안정해집니다. 그래서 법은 철회를 최종적인 것으로 취급해 재고소를 막아 놓았습니다. 가령 폭행죄처럼 반의사불벌죄인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내면, 이후 마음이 바뀌어도 다시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표시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성범죄 고소를 취소한 경우에도 똑같이 재고소가 막힌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지금의 성범죄가 이 규정이 적용되는 친고죄·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형사소송법 232조의 재고소 금지는 모든 범죄가 아니라, 고소·처벌불원 의사가 소송조건으로 작동하는 친고죄·반의사불벌죄에만 적용되는 원칙이다.

성범죄는 대부분 비친고죄 — 2013년 개정이 바꾼 것

2013년 6월 19일부터 시행된 형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으로,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간·준강제추행 등 형법상 성범죄와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통신매체이용음란죄 등 다수의 성범죄에 걸려 있던 친고죄·반의사불벌죄 규정이 폐지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상당수 성범죄가 친고죄여서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었고, 가해자 측이 피해자를 회유하거나 압박해 고소를 취소시키면 사건 자체가 종결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정의 취지는 바로 이 지점, 즉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가가 소추할 수 있도록 해 합의 강요나 2차 가해를 통한 사건 무마를 막자는 데 있습니다.

개정 이후 지금 시점에서는 강간이든 강제추행이든 고소가 없어도, 나아가 고소를 취소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인지한 이상 수사와 기소가 이론상 계속될 수 있는 비친고죄가 원칙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준강제추행으로 고소했다가 취소한 사안에서 목격자 신고나 CCTV 등으로 수사기관이 이미 범죄 정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피해자의 고소취소와 무관하게 수사가 이어질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다만 혼동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여전히 친고죄·반의사불벌죄로 남아 있는 범죄들, 예컨대 모욕죄나 사자명예훼손죄, 폭행죄와 같은 범죄는 성범죄가 아니라 별개의 범죄 유형입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재고소 가능 여부를 판단할 때는 그 사건이 성범죄인지, 아니면 성범죄와 함께 고소된 모욕이나 협박 같은 별도의 반의사불벌죄가 섞여 있는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섞여 있는 경우 성범죄 부분과 반의사불벌죄 부분의 재고소 가능 여부가 서로 다르게 결론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친고죄에서 고소취소의 실제 효과 — 재고소 금지가 적용되지 않는 이유

비친고죄에서 고소는 소송조건이 아니라 단순한 수사의 단서에 불과합니다. 판례와 실무는 이 점에서 형사소송법 232조와 233조(고소의 주관적 불가분)가 비친고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즉 고소가 있든 없든, 고소를 취소했든 하지 않았든 그 범죄사실 자체는 그대로 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법리를 그대로 따르면, 성범죄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했다고 해서 그 이후 다시 고소장을 제출하는 행위 자체가 법적으로 봉쇄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론과 실무의 결과가 항상 같지는 않습니다. 고소가 취소되면 수사기관은 대개 진행 중이던 수사를 내사종결하거나, 피해자 진술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으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송조건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수사기관이 반드시 직권으로 수사를 이어가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재고소는 이 정리된 사건을 자동으로 되살리는 절차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새로운 고소장을 접수하는 것과 같은 절차로 취급됩니다. 그래서 재고소가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것과, 재고소를 하면 실제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강제추행 피해자가 가해자와 합의해 고소를 취소했는데, 몇 달 뒤 합의금이 약속대로 지급되지 않아 다시 처벌을 원하게 된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강제추행은 비친고죄이므로 재고소장을 접수하는 것 자체는 막히지 않고, 수사기관은 이를 새로운 고소로 접수해 조사를 다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초 조사 당시 확보됐던 진술이나 정황이 취소 과정에서 흐트러졌다면, 재고소 시점에는 합의 파기 경위와 애초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새로 갖춰야 조사가 실질적으로 진전됩니다. 즉 법적으로 열려 있는 문과, 실제로 그 문을 통과해 원하는 결론에 이르는 것은 별개의 과제입니다.

이미 불기소 처분이 났다면 — 재고소와 재정신청의 차이

고소취소 이후 사건이 이미 혐의없음 등으로 불기소 처분된 상태라면, 재고소만으로 그 결론을 뒤집기는 쉽지 않습니다. 새로운 증거나 정황 없이 같은 사실관계로 다시 고소장을 내면 수사기관이 다시 동일한 결론에 이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실무에서는 재고소보다 기존 불기소 처분 자체에 대한 불복 절차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찰청법상 항고를 먼저 거친 뒤에도 결과가 바뀌지 않으면, 형사소송법 제260조에 따른 재정신청으로 고등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방법입니다.

재정신청은 항고기각 결정을 통지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서면으로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 등에게 제출해야 하고, 이를 받은 검사장 등은 7일 이내에 재정신청서를 관할 고등검찰청을 거쳐 관할 고등법원에 보내야 합니다. 고등법원은 원칙적으로 송부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신청을 기각하거나 공소제기를 결정합니다. 이 절차의 장점은 이미 수사기관이 확보해 둔 기록을 법원이 다시 들여다본다는 데 있어, 반드시 새 증거가 없어도 다툴 여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재고소는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절차여서, 이전과 달라진 증거나 정황을 새로 제시하지 못하면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가령 고소취소 이후 진행된 수사에서 진술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사안이라면, 재고소로 같은 진술을 다시 제출해 봐야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검찰항고를 거쳐 재정신청으로 나아가 고등법원이 기존 수사 기록 자체의 판단을 다시 하도록 하는 쪽이 더 현실적입니다. 반대로 취소 이후 시점에 새로운 목격자가 나타나거나 디지털 증거가 추가로 확보된 경우라면, 그 새 증거를 갖춰 재고소하는 편이 처음부터 사건을 다시 구성할 수 있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결국 불기소의 사유가 진술 자체의 신빙성 문제였는지, 아니면 증거 부족 문제였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고소취소·재고소를 반복할 때 주의할 리스크 — 진술 신빙성과 무고

고소를 취소했다가 다시 고소하는 과정에서는 진술의 일관성이 특히 중요해집니다. 수사기관은 왜 처음에 취소했는지, 그 사이 무엇이 달라져 다시 고소하게 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캐묻게 됩니다. 합의금을 받고 취소했다가 합의가 파기돼 재고소하는 경우, 협박이나 압박 때문에 취소했다가 그 압박에서 벗어나 재고소하는 경우 등 사정은 제각각이지만, 그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합의서, 대화 기록, 취소 경위를 설명하는 진술 등)를 갖추지 못하면 신빙성 다툼에서 불리해집니다.

여기서 흔히 나오는 걱정이 무고죄입니다. 형법 제156조가 정한 무고죄는 애초 신고 시점에 허위성이 있었는지로 성립 여부가 갈립니다. 신고 내용이 애초부터 진실했다면 이후 고소를 취소했다가 다시 고소했다는 사정 자체는 무고죄와 무관합니다. 다만 취소와 재고소를 반복하며 진술이 오락가락하면, 상대방이 최초 고소의 진정성 자체를 문제 삼아 무고 맞고소로 대응하는 사례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재고소를 준비한다면 취소 경위와 재고소 사유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이런 리스크를 줄이는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 취소 당시 작성한 합의서·처벌불원서가 있다면 그 내용과 경위를 그대로 보관.

  • 재고소 사유(합의 파기, 추가 피해 확인, 압박에서 벗어남 등)를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준비.

  • 취소 후 새로 확보한 증거(진단서, 문자·통화 기록, 목격자 진술 등)를 시간순으로 정리.

  • 기존 사건이 불기소로 종결됐다면 재고소보다 항고·재정신청이 적합한지 먼저 검토.

재고소 전에 반드시 확인할 것 — 공소시효

재고소를 하려면 그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아직 남아 있어야 합니다. 공소시효는 범죄행위가 종료된 시점부터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고, 그 기간은 법정형의 무게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249조가 정한 기준을 따릅니다. 고소를 취소했다가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재고소를 고민하는 경우, 아무리 증거가 명확해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면 공소 자체를 제기할 수 없다는 점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성범죄에는 일반 원칙과 다른 특례가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1조는 피해자가 미성년자였던 성범죄의 경우 공소시효가 피해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한다고 정해, 피해 당시 미성년자였다면 시효 기산점 자체가 늦춰집니다. 또한 디엔에이(DNA) 증거 등 죄를 증명할 과학적 증거가 있는 성폭력범죄는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되고, 13세 미만 또는 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부 성폭력범죄는 공소시효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재고소를 검토하는 사안이 이 특례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면, 시효 문제로 재고소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재고소가 법적으로 가능한지와는 별개로, 공소시효가 남아 있지 않으면 아무리 증거가 명확해도 공소제기 자체가 불가능하다 — 재고소를 결심하기 전 시효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범죄 고소를 취소하면 그걸로 사건이 완전히 끝나나요?

A. 대부분의 성범죄는 비친고죄여서 고소취소가 소송조건을 없애는 것이 아니므로, 이론상 수사기관이 직권으로 수사·기소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피해자 진술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내사종결이나 혐의없음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사건이 정리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Q. 고소취소 후 다시 고소하면 형사소송법 232조 위반 아닌가요?

A. 232조 2항의 재고소 금지는 친고죄·반의사불벌죄에만 적용되는 규정이고, 강간·강제추행 등 대부분 성범죄는 비친고죄이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고소 자체가 법적으로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증거 없이는 이전과 같은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이미 혐의없음으로 불기소된 사건, 재고소로 뒤집을 수 있나요?

A. 새 증거나 정황이 없다면 재고소만으로 결론이 바뀌기는 어렵습니다. 기존 불기소 처분 자체에 불복하려면 검찰항고를 거쳐 형사소송법 260조에 따른 재정신청으로 고등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가 더 실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Q. 고소를 취소했다가 재고소하면 무고로 몰릴 위험이 있나요?

A. 애초 신고 내용이 진실했다면 취소·재고소를 반복했다는 사정만으로 무고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취소 경위와 재고소 사유를 일관되게 설명하지 못하면 상대방이 무고 맞고소로 대응하며 진술 신빙성 다툼이 커질 수 있어 자료 정리가 중요합니다.

Q. 재고소할 때 공소시효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A. 원칙적으로 범죄행위가 종료된 시점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며, 피해자가 미성년자였다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시효가 새로 진행됩니다. 13세 미만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일부 성폭력범죄는 공소시효 자체가 배제되므로, 재고소 전에 해당 사안이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범죄와 성범죄를 혼동하면 안 되는 이유는?

A. 폭행죄처럼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범죄는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면 232조 3항에 따라 이후 다시 처벌을 원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 대부분은 비친고죄여서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다른 사건 유형의 결론을 성범죄에 그대로 적용해 혼동하면 안 됩니다.

맺음말

성범죄 고소를 취소하면 다시는 고소할 수 없다는 통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232조의 재고소 금지는 친고죄·반의사불벌죄에 한정된 원칙이고, 2013년 개정 이후 강간·강제추행 등 대부분의 성범죄는 비친고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재고소가 법적으로 막히지 않는다는 것과, 재고소로 원하는 결과를 실제로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새로운 증거, 공소시효, 기존 처분 이력에 따라 재고소보다 재정신청이 더 적합한 경우도 있습니다.

수원지검 관할에서 성범죄 고소·재고소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고소를 취소한 경위와 다시 처벌을 원하게 된 사정을 정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재고소를 결심하기 전에 사건의 성격과 남은 절차부터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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