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할 때 빚이 더 많다면 — 재산분할과 채무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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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할 때 빚이 더 많다면 — 재산분할과 채무 처리 

김강희 변호사


이혼할 때 빚이 더 많다면 — 재산분할과 채무 처리


사건 개요


이혼을 준비하는 분들 중 상당수가 "우리 집은 재산보다 빚이 많은데 재산분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묻습니다. 주택을 마련하며 받은 대출, 사업 자금으로 끌어다 쓴 신용대출, 생활비가 모자라 늘어난 카드빚까지 — 혼인 기간이 길수록 통장 잔고보다 채무 항목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흔한 갈등은 따로 있습니다. 한쪽 배우자 명의로 진 빚을 두고 "이건 내가 혼자 쓴 돈이 아니라 우리 가족을 위해 쓴 돈이니 같이 갚아야 한다"는 주장과 "당신이 몰래 벌인 일이니 당신이 책임져라"는 주장이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실제로 상담을 해 보면, 명의만 보고 "네 빚이니 네가 다 갚으라"거나 반대로 "부부 빚이니 무조건 반씩 나누자"고 단정 짓는 경우가 많은데, 둘 다 법이 실제로 판단하는 기준과는 다릅니다.

민법 제839조의2가 정한 재산분할청구권은 혼인 중 형성한 재산관계를 청산하는 제도이므로, 판단 대상은 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채무)을 공제한 순재산이 원칙입니다. 즉 빚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오히려 재산보다 빚이 많은 상태에서 이 채무를 누가 얼마나 떠안을지가 다툼의 핵심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된 채무가 혼인 중 공동재산의 형성·유지나 공동생활을 위해 부담한 '공동채무'인지, 아니면 배우자 한쪽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진 '개인채무'인지입니다. 둘째,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넘어서는 이른바 채무초과 상태에서도 재산분할 청구 자체가 가능한지입니다. 셋째, 채무를 나누기로 한다면 그 분담 비율과 방법을 어떤 사정을 근거로 정하는지입니다. 넷째, 법원의 판단이 실제로 집행 가능한 형태로 결론에 반영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습니다. 채무의 성격을 잘못 짚으면 애초에 분할 대상 자체가 달라지고, 채무초과라는 이유만으로 청구를 포기하면 받을 수 있었던 정산조차 놓치게 됩니다. 그래서 이 단계마다 무엇을 근거로 다투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채무를 '공동채무'와 '개인채무'로 정확히 갈라내기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명의가 누구로 되어 있는지가 아니라 그 빚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입니다. 이 단계를 소홀히 하면 순재산이 잘못 계산되어 애초에 불리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채무의 성격을 재구성합니다.

1) 채무의 발생 경위와 자금 용처를 자료로 추적합니다.

대출 실행일자와 그 무렵의 입출금 내역을 대조해, 그 돈이 주택 구입·전세보증금·생활비·자녀 교육비 등 부부 공동의 목적에 쓰였는지, 아니면 도박·주식이나 가상자산 등 개인적 투자·유흥에 흘러갔는지를 특정합니다.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므1166, 1173 판결은 주식이나 도박 등에 빠져 부담하게 된 채무는 일상가사에 관한 것이 아니고 공동재산의 형성에 수반해 부담한 채무로 볼 수 없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 자금 흐름을 정리하면, 상대방 명의의 빚이라도 분할 대상에서 빼야 할 항목과 남겨야 할 항목이 갈립니다.

2) 사업상 채무는 '용인' 여부로 승부를 봅니다.

배우자 한쪽이 사업을 하며 진 채무라도, 그것이 혼인 파탄 이전 정상적인 혼인생활 중 주된 수입원이었던 사업의 거래관계에서 발생했고 상대방도 그 사업의 존재와 수익을 알고 용인해 왔다면, 이는 결국 부부 공동의 이익을 위한 채무로 평가되어 공동재산의 형성에 수반한 채무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사업자등록·거래내역·생활비 지출 패턴을 통해 상대방이 그 사업의 수익을 함께 누려 왔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3) 순재산을 다시 계산해 협상의 출발선을 바로잡습니다.

개인채무로 분류되어야 할 항목을 소극재산에서 제외하고 나면, 처음엔 채무초과로 보이던 재산상태가 실제로는 플러스 순재산으로 바뀌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 재계산 결과를 정리한 자료가 이후 조정이나 심판에서 협상력의 토대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채무초과 상태에서도 분할 비율과 방법을 설계하기


공동채무로 정리한 이후에도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경우 재산분할 청구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보는 실무례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접근합니다.

1) 채무초과라는 이유만으로 청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2013. 6. 20. 선고 2010므4071, 4088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이혼 당사자 각자의 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을 공제해 본 결과 상대방이 순재산상 더 유리한 지위에 있다면 적극재산을 분배하는 방식이든 소극재산을 분담시키는 방식이든 재산분할이 가능하며, 소극재산을 분담시키는 경우라고 해서 그 청구가 당연히 배척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해 종전 실무를 변경했습니다. 즉 우리 부부는 재산보다 빚이 많다는 사정만으로 재산분할 청구를 접을 이유가 없습니다.

2) 채무 분담이 오히려 상대방의 생활을 무너뜨리지 않는지를 함께 살핍니다.

같은 판결은 재산분할이 혼인 중 형성한 재산관계의 청산뿐 아니라 이혼 이후 당사자의 생활보장을 배려하는 부양적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채무를 분담시킴으로써 새로 채무초과 상태가 되거나 기존 채무초과가 더 악화되는 경우라면, 채무를 누가 얼마나 부담했는지의 경위·용처, 혼인생활의 과정, 각자의 경제적 활동능력과 장래 전망까지 함께 제시해 분담 여부와 비율을 다툽니다.

3) 실제로 집행 가능한 형태로 결론을 설계합니다.

법원이 채무 자체를 한쪽 배우자에게 이전시키는 방식의 결정을 하더라도, 은행 등 채권자의 동의가 없으면 그 채무 이전은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어 채권자와의 관계에서는 여전히 원래 채무자가 책임을 집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분담 비율만큼을 정산금 지급 형태로 구성해 실제로 이행을 강제할 수 있도록 조정·심판 주문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재산보다 빚이 많다고 해서 재산분할이 의미 없는 것도 아니고, 명의가 상대방으로 되어 있다고 해서 그 빚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닙니다. 결과를 가르는 것은 그 채무가 실제로 누구를 위해, 무엇에 쓰였는지를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로 밝혀내는가입니다.

채무의 성격을 정확히 가려내고, 채무초과라는 사정을 이유로 청구를 지레 포기하지 않고, 실제로 이행 가능한 방식으로 결론을 설계하는 것 — 이 세 가지가 함께 갖춰졌을 때 비로소 채무 문제가 있는 이혼에서도 제대로 된 정산이 이루어집니다. 지금 상황이 이와 비슷하다면, 채무 내역을 함께 놓고 무엇을 공동채무로, 무엇을 개인채무로 분류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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