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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전문] 의료사고 분쟁초기, 반드시 확보해야할 증거와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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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전문] 의료사고 분쟁초기, 반드시 확보해야할 증거와 대처법 

정세윤 변호사

사례 1. A정형외과의원에서는 물리치료사가 80대 환자를 도수치료하던 중 환자의 늑골에 골절이 발생했습니다. 병원은 사고 직후 치료 기록과 CCTV, 담당 물리치료사의 소견서를 즉시 확보하고, 의료배상공제조합에 바로 사고를 통지했습니다. 이후 자문변호사와 함께 검토한 결과 과실 인정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환자 측과 신속하게 합의를 진행해 치료비와 위자료를 지급하고 2주 만에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사례 2. B피부과의원에서는 레이저 시술 후 환자의 피부에 패임과 염증이 생겼습니다. 환자는 처음에는 치료를 요구하다가, 이후 3천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하며 "들어주지 않으면 고소하고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병원은 자문변호사와 함께 환자의 기존 당뇨 병력이 상처 회복 지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확인했고, 의료과실 인정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동시에 환자의 반복적인 고액 요구와 구체적인 행동 예고가 정당한 권리행사 범위를 넘어선다고 보아 공갈미수 고소를 진행했고, 결국 환자는 무리한 요구를 철회했습니다.

두 사례는 정반대의 결론으로 끝났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고 발생 직후 병원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증거를 먼저 확보한 뒤 과실 가능성을 냉정하게 판단해 대응 방향을 정했다는 점입니다. 의원급에서는 도수치료 중 골절, 주사 후 염증, 시술 후 피부 패임처럼 크고 작은 의료사고가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오늘은 이런 상황에서 원장님이 초기에 반드시 챙겨야 할 증거와 대응 원칙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사고 직후, 무엇보다 증거부터 확보하세요

의료사고 분쟁의 승패는 초기 며칠 안에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를 인지한 즉시 진료기록, 간호기록지, 사용한 약제, CCTV 영상, 사고 부위 사진, 담당 직원의 상황 진술서를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특히 진료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흐려지고 수정 유혹이 생기기 쉬운데, 사후에 내용을 정정하거나 보완하는 행위는 절대 금물입니다. 법원은 진료기록의 변조나 사후 수정을 의료진에게 불리한 정황증거로 적극 활용하며, 이는 오히려 없던 과실 추정까지 부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고 당시의 기록을 있는 그대로, 신속하게 남겨두는 것이 원장님을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2. 섣부른 사과도, 무조건적인 부인도 금물입니다

의료사고에서 원장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사고 직후 환자나 보호자에게 "제 실수인 것 같다", "그럴 리가 없는데 이상하다"처럼 정황을 추측하는 발언을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의사 본인도 사고 직후에는 해당 결과가 진짜 자신의 과실 때문인지, 아니면 환자의 기왕증이나 체질적 요인, 시술 자체의 불가피한 합병증 때문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추측성 발언이나 사과는 추후 분쟁 과정에서 환자 측에 의해 "과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무조건 부인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필요한 응급처치와 성실한 치료, 환자에 대한 예의 있는 설명은 별개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다만 원인과 책임에 대한 단정적인 발언만큼은 원인 규명이 끝날 때까지 유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3. 의료배상공제조합에 즉시 알리세요

대부분의 의원은 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 등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공제조합 약관은 사고 발생 시 공제계약자에게 응급처치, 손해 확대 방지 등 손해방지의무를 부과하는 동시에, 환자 측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나 소 제기 등을 받은 경우 이를 지체 없이 통지할 의무를 두고 있습니다. 통지가 늦어지면 조합이 소송비용이나 변호사비용을 보상하지 않거나, 통지 지연으로 늘어난 손해를 보상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습니다. 사고 초기에 공제조합에 알리면 전문 심사위원회의 과실·인과관계 판단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보상 범위 안에서 합의 진행도 가능해지므로, 사고 인지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행정적 조치 중 하나로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4. 병원 내부적으로 과실 가능성을 먼저 냉정하게 판단하세요

증거를 확보하고 공제조합에 통지했다면, 다음은 자문변호사와 함께 병원 내부적으로 과실 인정 가능성을 1차적으로 판단하는 단계입니다. 검토 결과 과실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굳이 소송까지 끌고 가기보다 이른 단계에서 합의를 통해 사건을 단기간에 종결하는 것이 병원에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비용과 평판 손실이 커지고, 조정이나 재판 과정에서 병원 내부 사정이 불필요하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환자의 기왕증이나 체질적 소인, 제3의 요인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어 의료과실 인정이 쉽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섣불리 대응하거나 불필요한 자료를 먼저 내어주기보다는 무대응 원칙을 지키며 환자 측에 추가적인 빌미를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판단은 결과에 따라 병원의 대응 전략 전체를 좌우하므로, 반드시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5. 과도한 합의금 요구와 협박성 예고, 형사 대응도 검토하세요

간혹 환자나 보호자가 객관적인 손해 규모를 훨씬 초과하는 합의금을 요구하면서,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고소, 병원 앞 시위, 업무방해, 온라인 유포 등 구체적인 행동을 예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정당한 권리 행사라 하더라도 그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를 넘어서면 협박죄나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억울하다", "가만있지 않겠다" 정도의 항의를 넘어, 구체적인 금액과 기한을 제시하며 이를 관철하기 위한 해악을 명시적으로 고지하는 정황이 확인된다면, 병원도 방어적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협박·공갈 혐의로 맞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런 판단 역시 대화 녹취, 문자메시지, 내용증명 등 객관적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환자와의 모든 소통 내용을 처음부터 기록해 두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두 사례로 돌아가 보면, 결국 핵심은 하나입니다. 사고 발생 직후 감정적으로 사과하거나 부인하기 전에 증거부터 확보하고, 공제조합에 알리고, 의료기관 전문변호사와 과실 가능성을 냉정하게 판단한 뒤 그에 맞는 전략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의료사고는 초기 대응이 전체 결과를 좌우하는 만큼, 사고를 인지한 즉시 자문변호사와 상의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입니다.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적 판단은 개별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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