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였다면, 재산분할 기여도는 어떻게 산정될까
사건 개요
결혼 생활 내내 소득 활동 없이 살림과 육아를 전담해 온 분들이 이혼을 앞두고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이 있습니다. "당신 명의로 번 돈이 없지 않느냐"는 배우자의 말입니다. 아파트도, 예금도 모두 남편 명의로 되어 있고 통장에 찍힌 소득은 남편 급여뿐이니, 자신은 재산분할에서 별로 가져갈 게 없을 거라 지레 포기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20년 가까이 전업주부로 살아온 분들이 "이 집이 온전히 남편 것이라던데 정말 그런가요"라며 상담을 청해 오는 경우가 꾸준히 있습니다. 소득이 없었다는 사실이 곧 기여가 없었다는 뜻은 아닌데도,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몰라 협상 테이블에서부터 위축되곤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소득 활동을 하지 않고 가사와 육아를 전담했더라도 그 자체가 재산의 형성·유지에 대한 기여로 인정됩니다. 다만 그 기여를 몇 퍼센트로 인정받느냐는 자동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혼인 기간, 가사 전담의 정도, 재산이 어떤 경위로 형성됐는지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해 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전업주부의 재산분할 사건에서 실제로 승패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가사노동·육아 전담이 재산의 형성 또는 유지에 기여한 것으로 인정되는지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는 재판상 이혼에도 제843조에 의해 준용되는데, 이 규정이 참작하는 것은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이지 소득 명의가 아닙니다. 둘째, 아파트나 예금이 남편 단독 명의이거나 상속·증여로 받은 특유재산일 때, 아내가 그 유지·증식에 협력한 부분까지 분할대상에 포함되는지입니다. 셋째, 혼인 기간과 가사 전담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짧은 혼인과 20년 넘는 혼인은 기여도 산정에서 전혀 다르게 취급됩니다. 넷째, 재산분할은 청산적 요소만이 아니라 이혼 후 생활 능력 격차 같은 부양적 요소도 함께 참작한다는 점입니다.
대법원도 재산분할 제도의 목적을, 재산의 명의와 상관없이 그 형성 및 유지에 기여한 정도 등 실질에 따라 각자의 몫을 나누는 것이라고 밝혀 왔습니다(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므4071, 4088 전원합의체 판결). 이 네 지점을 사건 초기부터 자료로 채워 두었는지가, 재판정에서의 주장보다 결과에 훨씬 크게 작용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가사노동의 기여를 입증 가능한 형태로 구성하기
가장 먼저 무너지는 지점이 "집안일만 했다"는 말이 곧바로 법정에서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법원은 감정이 아니라 자료로 기여를 확인하려 하므로,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가계 운용의 실질을 자료로 남깁니다.
가사노동 자체는 형체가 없지만, 그것이 재산 형성에 연결된 지점은 대개 통장에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생활비·자녀 교육비를 실제로 관리·집행한 계좌 내역, 대출 원리금을 상환한 이체 기록, 적금·보험을 유지해 온 납입 내역을 시기별로 정리합니다. 급여는 남편 명의로 들어왔더라도 그 돈이 가정경제 안에서 어떻게 운용됐는지를 보여 주면, "소득이 없었으니 기여도 없다"는 주장의 전제 자체가 무너집니다.
2) 특유재산이라도 '유지·증식에 대한 협력'을 별도로 입증합니다.
아파트가 혼인 전 취득분이거나 상속·증여로 받은 특유재산이라면 원칙적으로 분할대상이 아니지만, 대법원은 특유재산이라도 상대방이 그 유지에 협력한 기여가 있는지를 가려내야 한다고 판시해 왔습니다(위 2010므4071, 4088 판결). 그래서 재건축·리모델링 비용을 함께 부담했거나, 대출 상환을 실질적으로 관리해 자산 가치의 감소를 막았다는 사정을 영수증·이체내역으로 확보해 두면, 명의와 상관없이 그 부분이 분할대상에 포함될 여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3) 경력단절로 인한 기회비용을 참작사유로 정리합니다.
전업주부가 된 시점에 포기한 직장·자격·경력이 있었다면, 그로 인해 배우자가 소득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는 인과관계를 함께 제시합니다. 이는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가 아니라, 재산분할에서 참작되는 기타 사정(민법 제839조의2 제2항)으로 기여도 산정에 반영되도록 구성하는 자료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기여비율을 실질에 맞게 관철하기
기여가 인정되어도 비율이 낮게 잡히면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기여도는 법원의 재량이지만, 재량은 백지가 아니라 구체적 사정에 근거해 움직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혼인 기간과 가사 전담 기간을 기준점으로 제시합니다.
혼인 기간이 길고 그 기간 내내 가사·육아를 전담한 경우일수록 높은 기여도가 인정되는 경향이 실무례에 뚜렷합니다. 반대로 혼인 기간이 짧거나 중간에 소득 활동을 병행한 기간이 있다면 그 시기를 구분해 산정 근거를 다르게 제시해야, 상대방이 "전 기간을 일괄 축소"하려는 주장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재산 항목별로 기여비율을 나누어 청구합니다.
부부가 함께 형성한 재산과, 일방의 특유재산 중 유지·협력분만 인정되는 재산은 성격이 다릅니다. 이를 하나의 비율로 뭉뚱그려 청구하면 법원 입장에서도 심리가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재산 목록을 항목별로 나누어 공동형성재산에는 전체 기여비율을, 특유재산에는 유지·증식 기여분만을 구분해 청구액을 설계하면 주장의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3) 부양적 요소와 청구기간을 함께 관리합니다.
재산분할은 과거 형성된 재산의 청산만이 아니라 이혼 이후 당사자의 생활 능력 격차 같은 부양적 요소도 참작 대상입니다. 오랜 경력단절로 재취업이 쉽지 않은 사정은 이 부분에서 별도로 주장해야 반영됩니다. 아울러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하므로(민법 제839조의2 제3항), 협의가 길어지는 동안 이 기간을 넘기지 않도록 처음부터 일정을 관리해야 합니다.
결론
전업주부였다는 사실은 재산분할에서 불리한 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혼인 기간 내내 쌓아 온 기여의 근거입니다. 다만 그 기여는 저절로 인정되지 않으며, 통장 내역 하나, 이체 기록 하나가 명의보다 힘 있는 증거가 됩니다.
지금 이혼을 앞두고 있고 재산이 배우자 명의로만 되어 있다는 이유로 위축되어 있다면, 어떤 자료를 지금부터 남기고 어떻게 기여도를 구성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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