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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법 서면 미교부, 원사업자 시정명령·과징금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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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법 서면 미교부, 원사업자 시정명령·과징금 대응법 

김상훈 변호사

공사나 용역을 발주하면서 "일단 시작하시고 계약서는 나중에 정리하시죠"라는 말이 오간 적이 있다면, 그 관행이 하도급법 위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원사업자 입장에서는 익숙한 업계 관행이라 여기기 쉽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서면 미교부를 하도급거래 전체의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첫 단추로 보고 엄격하게 다룹니다. 특히 수급사업자의 신고나 정기 서면실태조사를 계기로 조사가 시작되면, 서면 미교부 한 건만으로도 시정명령과 과징금, 심하면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구두로 합의는 다 됐다", "금액도 서로 알고 있었다"는 항변은 법적으로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조사가 시작된 이상 초기부터 정확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서면 미교부가 왜 하도급법의 첫 번째 위반으로 잡히는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은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의 거래상 지위 차이에서 비롯되는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한 법입니다. 그 출발점이 바로 제3조 서면 발급 의무입니다.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수리·건설·용역 등을 위탁할 때는 수급사업자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하도급대금·지급방법·목적물의 내용 등을 적은 서면을 발급해야 합니다. 하도급법 제2조는 중소기업자가 아니면서 중소기업자에게 위탁한 사업자이거나, 중소기업자끼리라도 연간매출액 또는 상시고용 종업원 수가 더 많은 쪽이 위탁했다면 그 위탁자를 원사업자로 규정합니다. 즉 반드시 대기업이 아니어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중소기업이 더 작은 중소기업에 위탁하는 관계라면 하도급법이 그대로 적용되며, 업종도 제조·수리·건설·용역을 가리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서면 미교부 문제가 불거지는 경로는 다양합니다. 급한 공정 때문에 구두로 먼저 작업을 지시하고 계약서는 나중에 작성하는 경우, 계약서는 있지만 대금이나 지급기일 같은 핵심 항목이 빠진 채 발급된 경우, 최초 위탁 내용과 다르게 작업이 추가되었는데 그 부분만 서면화하지 않은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원사업자 스스로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여기기 쉽지만, 수급사업자의 진정이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정기 서면실태조사를 통해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서면 발급 의무 제3조와 시정명령·과징금·벌점의 산정 기준

서면 미교부 사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작업 착수 전에 서면이 발급되었는가입니다. 하도급법 제3조 제1항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할 때 수급사업자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서면을 발급하도록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하도급대금과 그 지급방법, 대금 조정요건·절차 등을 서면에 반드시 적도록 요구합니다. 작업을 이미 시작한 뒤에 서면을 발급했다면 그 자체로 제3조 제1항 위반이 성립합니다 — 사후에 내용이 맞게 정리됐는지는 별개 문제입니다.

여기서 원사업자에게 특히 불리하게 작용하는 조항이 하도급법 제3조 제9항의 추정 규정입니다. 수급사업자가 위탁받은 작업 내용에 대해 서면으로 확인을 요청했는데 원사업자가 15일 이내에 인정 또는 부인의 서면 회신을 하지 않으면, 수급사업자가 통지한 내용대로 위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원사업자가 침묵하는 사이 대금과 조건이 수급사업자 주장대로 굳어질 수 있다는 뜻이므로, 조사가 시작되기 전이라도 수급사업자로부터 확인요청 서면을 받았다면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위반을 확인하면 하도급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하도급대금 지급, 위반행위 중지,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을 명하는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고,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시정조치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공표하도록 명령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하도급법 제25조의3은 하도급대금의 2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며, 실제 과징금은 위반금액에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따른 부과기준율을 곱해 산정됩니다 — 위반 건수가 많거나 상습적일수록, 위탁금액이 클수록 과징금도 비례해 커집니다. 예를 들어 서면 없이 진행된 위탁 건의 하도급대금이 5억 원이라면, 법이 정한 상한만 놓고 봐도 최대 10억 원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 범위 안에 들어간다는 뜻이므로, "서면 한 장 안 준 것뿐"이라고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닙니다. 형사처벌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도급법 제30조 제1항 제1호는 제3조의 서면 발급 의무를 위반한 자를 하도급대금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어, 반복적이거나 고의성이 뚜렷한 사안에서는 시정명령·과징금과 별도로 형사 절차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제재보다 더 무거운 것은 벌점 누산입니다. 시정조치 유형별로 벌점이 부과되고, 최근 3년간 누적 벌점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관계 행정기관에 다음과 같은 조치가 요청됩니다.

  • 누산벌점 10점 초과 — 공공입찰 입찰참가자격 제한 요청

  • 누산벌점 15점 초과 — 건설업 등 영업정지 요청

  • 직전연도부터 과거 3년간 경고·시정조치 3회 이상 + 누산벌점 4점 초과 — 상습법위반사업자 명단 공표

공공공사 비중이 높은 원사업자일수록 벌점 누적이 곧바로 영업 기반 자체를 흔드는 리스크로 이어지므로, 개별 사건의 과징금 액수만 볼 것이 아니라 벌점 관리 관점에서 대응해야 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조사 통지부터 의견제출·재발방지대책까지 단계별 대응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 조사·처분 국면에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조사 통지 단계에서 위반 범위부터 특정 — 공정거래위원회의 서면실태조사나 신고로 조사가 시작되면, 어떤 위탁 건이 문제 되는지, 서면이 아예 없는지 일부 항목만 누락됐는지를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위반 유형에 따라 시정조치·과징금 수준이 달라지므로 초기에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이후 대응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 수급사업자의 확인요청 서면에는 15일 안에 반드시 회신 — 하도급법 제3조 제9항의 추정 규정 때문에, 침묵은 곧 수급사업자 주장을 인정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나눠 회신 기한 안에 서면으로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 자진시정과 재발방지대책을 조사 단계에서 먼저 제시 — 조사 과정에서 이미 대금을 지급했거나 서면을 뒤늦게라도 정비한 사실, 사내 계약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한 재발방지대책은 시정조치의 수위와 과징금 산정 시 고려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처분이 나온 뒤에야 대응을 시작하면 이런 요소를 반영할 기회 자체가 줄어듭니다.

  • 의견제출·심의 단계에서 위반금액과 부과기준율 자체를 다툰다 — 과징금은 위반금액에 부과기준율을 곱해 산정되므로, 위탁 건수·금액 산정이 실제보다 부풀려졌거나 중대성 평가가 과도하다면 심의 단계에서 구체적 자료로 다퉈야 합니다. 이 단계를 놓치면 이후 불복 절차에서 다툴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집니다.

  • 처분 이후에는 이의신청·행정소송으로 불복 — 시정조치·과징금 납부명령에 이의가 있으면 정해진 기간 내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곧바로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시정조치 자체를 별도로 다투지 않으면 벌점이 그대로 누산되므로, 벌점 관리 차원에서도 불복 여부를 신속히 판단해야 합니다.

  • 재발방지를 위한 계약관리 체계 정비 — 위탁 즉시 서면이 자동 발급되도록 사내 결재·발주 프로세스를 계약관리시스템과 연동하고, 구두 지시 후 서면이 뒤따르는 관행 자체를 없애는 것이 다음 조사에서 벌점이 다시 쌓이는 것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벌점 누적과 상습법위반 낙인을 막는 골든타임

서면 미교부는 "나중에 정리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 조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시정조치·과징금·벌점이 동시에 걸리는 사안입니다. 특히 수급사업자의 확인요청에 15일 안에 회신하지 못하면 다툴 기회 자체가 사라지고, 벌점이 누적되면 개별 사건의 과징금보다 훨씬 큰 영업상 불이익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지금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통지를 받았거나, 서면 없이 진행 중인 위탁 건이 있다면 벌점과 과징금이 확정되기 전에 대응 방향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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