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다"는 항변, 통할까? 미성년자 조건만남사건의 냉정한 현실
"몰랐다"는 항변, 통할까? 미성년자 조건만남사건의 냉정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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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는 항변, 통할까? 미성년자 조건만남사건의 냉정한 현실 

김지우 변호사

"몰랐다"는 항변, 통할까? 미성년자 조건만남(아청법) 사건의 냉정한 현실

[성범죄·형사전문 시리즈 ②] 미성년자 조건만남(아청법) 편

들어가며

지난 편에서는 성인 대상 조건만남 성매매의 처벌 구조를 살펴봤습니다. 오늘은 그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이 적용되는 미성년자 대상 조건만남, 이른바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을 다룹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유형의 사건은 "몰랐다"는 항변이 통하기가 매우 어렵고, 초기 대응의 방향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1. 성인 사건과는 차원이 다른 처벌 수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은 미성년자의 성을 사는 행위에 대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앞서 살펴본 성인 대상 성매매와 비교하면 법정형의 하한선 자체가 다릅니다.

더 중요한 차이는 미수·권유 단계도 처벌된다는 점입니다. 성인 대상 성매매는 실제 행위가 없었다면 유인·권유만으로는 처벌되지 않지만, 상대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실제 성매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권유하는 행위만으로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2항).

또한 피해자의 동의 여부는 처벌 판단에서 고려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스스로 원해서 응했다는 사정은 법정형을 낮추는 데 사실상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2.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항변의 현실

가장 많이 나오는 항변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이 항변이 받아들여지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상대방이 미성년자임을 확정적으로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 즉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면 유죄로 판단합니다. 실제로 채팅앱을 통해 청소년과 조건만남을 한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나이를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외모·체형·태도·말투가 성인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점, 피해자가 채팅 과정에서 자신의 나이를 고지한 점, 피고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점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설령 확정적으로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유죄를 확정한 바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 2. 3. 선고 2022노2519 판결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매수등)).

채팅 메시지 안에 금전 지급을 약속하는 문구 하나만 있어도 대가성이 인정될 위험이 크며, 상대의 나이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점 자체가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사실을 주장하려면 단순한 진술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황 증거(대화 내용, 상대방이 제시한 신분 정보 등)를 확보해두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사건 초기,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준비해야 실효성이 있습니다.

3. 수사는 어떻게 시작되고, 어디까지 확인될까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시작됩니다.

  • 경찰 사이버수사대의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한 사전 인지

  • 피해자 본인 또는 부모의 신고

수사가 개시되면 채팅 애플리케이션의 IP와 결제 정보 추적을 통해 피의자가 특정되고, 경우에 따라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어 휴대전화와 노트북이 압수됩니다. 이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디지털포렌식은 단순히 남아있는 대화 내용뿐 아니라 이미 삭제한 메시지, 사진, 위치 정보, 금융 앱 거래 내역까지 복원해 증거로 활용합니다.

"조건만남 글만 읽었을 뿐 실제 만남은 없었다", "현금 거래는 없었다"는 식의 해명을 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포렌식으로 복원된 메시지 속에 금전 관련 언급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대가성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하셔야 합니다.

4. 초기 대응이 결정적인 이유

아청법 사건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사건 초반의 대응 전략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 포렌식 결과 분석: 복원된 자료 중 어떤 부분이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사전에 파악해야 불리한 진술을 피할 수 있습니다.

  • 피해자 측과의 합의 및 처벌불원서 확보: 아청법 사건에서도 피해자 측의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 중요한 참작 요소가 됩니다. 다만 접근 방식에 따라 오히려 2차 가해나 합의 강요로 비칠 수 있어, 전문가를 통한 신중한 진행이 필요합니다.

  • 연령 미필적 인식 여부에 대한 법리적 다툼: 상대의 나이를 확인할 만한 합리적 노력을 했는지, 외모나 발언 등 정황상 미성년자임을 알기 어려웠는지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작업입니다.

  • 양형자료 준비: 초범 여부, 반성 정도, 재범 방지 가능성 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실형 위험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마치며

미성년자 조건만남 사건은 "단순 호기심"이었다는 주장이 통하지 않는 영역입니다. 상대가 19세 미만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서 매우 무거운 형사처벌 절차가 시작됩니다. 수사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으셨다면, 진술서를 작성하기 전 반드시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초기 단계에서의 대응 방향이 이후 결과 전체를 좌우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조건만남을 빙자한 사기·공갈 범죄의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위한 대응 방법을 다룹니다.


[상담 안내] 아청법 위반 혐의로 수사 통보를 받으셨다면, 진술서 작성 전 반드시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사건 초기 대응이 결과를 바꿉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신할 수 없으며 개별 사안의 결론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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