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긴급응급조치 위반 — 과태료와 형사처벌, 어디서 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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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긴급응급조치 위반 — 과태료와 형사처벌, 어디서 갈리나 

강대현 변호사

경찰이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 이용 접근 금지”라고 적힌 긴급응급조치결정서를 통보하고 갔는데, 그 이후 상대방에게 실수로 문자를 보냈거나 우연히 마주쳤다면 어떻게 될까요. “조치를 어겨도 과태료 몇십만 원 내면 그만 아니냐”고 생각했다가 형사입건 통보를 받고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2023년 7월 11일 개정, 2024년 1월 12일 시행된 스토킹처벌법부터 긴급응급조치 위반이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긴급응급조치가 정확히 무엇을 금지하는 조치인지, 위반 시 처벌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법원이 내리는 잠정조치 위반과는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을 때 무엇을 다퉈볼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긴급응급조치란 — 경찰이 현장에서 바로 내리는 초기 조치

긴급응급조치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제4조에 근거해 사법경찰관이 법원 결정 없이도 즉시 내릴 수 있는 조치입니다. 스토킹행위가 지속적·반복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고 예방을 위해 긴급을 요할 때, 경찰은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법정대리인·신고자의 요청에 따라 ① 피해자와 그 동거인·가족의 주거등으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② 피해자에 대한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두 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이 조치는 법원의 심리를 거치지 않고 현장에서 즉시 발동된다는 점에서 신속하지만, 그만큼 사후 통제 장치도 있습니다. 조치 기간은 1개월을 넘을 수 없고(제5조 제5항), 검사는 조치가 있은 때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지방법원 판사에게 사후승인을 청구해야 합니다. 판사가 승인하지 않으면 그 긴급응급조치는 효력을 잃습니다. 즉 긴급응급조치는 “일단 막고 사후에 법원이 다시 확인하는” 응급 처방에 가깝습니다.

  • 발동 주체 — 사법경찰관(법원 결정 불필요, 현장에서 즉시 발동)

  • 조치 내용 — ①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② 전기통신 이용 접근 금지(문자·전화·SNS 메시지 등)

  • 기간 — 최대 1개월, 연장 불가

  • 사후 통제 — 검사가 48시간 내 지방법원 판사에게 사후승인 청구, 미승인 시 효력 상실

왜 예전엔 과태료였는데 지금은 형사처벌인가 — 2023년 개정

긴급응급조치가 처음 도입됐을 때는 이를 어겨도 과태료(행정질서벌)만 부과됐습니다. 문제는 접근금지·연락금지라는 보호조치를 어겨도 형사처벌로 이어지지 않다 보니 억제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계속됐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2023년 7월 11일 스토킹처벌법이 개정되어 2024년 1월 12일부터 시행되면서, 긴급응급조치 위반은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징역 또는 벌금) 대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같은 개정에서 스토킹범죄 자체의 반의사불벌죄 규정도 삭제됐습니다. 개정 전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와 재판이 진행됩니다. 두 변화를 합쳐 보면 방향은 분명합니다 — 스토킹 관련 보호조치를 가볍게 보고 대응하다가는 예전보다 훨씬 무거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긴급응급조치 위반은 더 이상 과태료로 끝나는 사안이 아니라, 벌금형이라도 전과가 남는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점이 2023년 개정의 핵심입니다.

긴급응급조치 위반죄 처벌 수위 —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스토킹처벌법 제20조 제3항은 긴급응급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조항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 검사가 사후승인을 청구하지 않았거나, 지방법원 판사가 승인을 하지 않은 경우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애초에 법적으로 효력을 잃은 조치를 어긴 것까지 처벌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경찰이 접근금지 조치를 통보했는데 검사가 48시간 내 사후승인을 청구하지 않아 조치 자체가 실효됐다면, 그 이후의 연락은 위반죄로 다툴 수 없습니다. 반대로 사후승인까지 마쳐 조치가 유효하게 유지되고 있는 상태에서 접근하거나 연락했다면 위반죄가 성립할 여지가 큽니다. 조사 단계에서 조치가 언제 통보됐고 사후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부터 확인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잠정조치 위반과 비교 — 왜 처벌이 더 무거울까

긴급응급조치와 자주 혼동되는 것이 잠정조치(제9조)입니다. 잠정조치는 경찰이 아니라 법원이 결정으로 내리는 조치로, 검사가 직권 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에 따라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스토킹범죄의 원활한 조사·심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발령합니다. 조치 내용은 서면 경고,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 이용 접근 금지, 국가경찰관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등으로 긴급응급조치보다 종류가 다양하고, 기간도 원칙적으로 3개월(두 차례에 한해 각 3개월 연장 가능)로 더 깁니다.

처벌 수위도 다릅니다. 스토킹처벌법 제20조 제2항은 잠정조치 중 접근 금지·전기통신 이용 접근 금지(제9조 제1항 제2호·제3호)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긴급응급조치 위반(1년 이하 징역·1천만원 이하 벌금)보다 형량 상한이 두 배입니다. 법원의 심리를 거쳐 발령된 조치인 만큼 그 무게와 위반의 죄질을 더 무겁게 본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긴급응급조치 위반 —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제20조 제3항)

  • 잠정조치(접근금지·전기통신접근금지) 위반 —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제20조 제2항)

  • 한 사건에서 긴급응급조치 이후 잠정조치까지 순차로 이어질 수 있어, 위반이 반복되면 더 무거운 조치·처벌로 단계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행동이 위반이 되나 — 구체적 적용

조문만 보면 명확해 보이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이것도 접근·연락에 해당하나”를 둘러싼 다툼이 많습니다. 전기통신 이용 접근 금지는 직접 전화·문자만이 아니라 SNS 메시지, 메신저 앱, 지인을 통한 안부 전달처럼 간접적인 방식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치를 통보받은 사람이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고 공통 지인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부탁했다면, 이 역시 사실상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물리적 접근 금지 위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연히 같은 동네·직장 근처에서 마주쳤을 뿐이라는 주장이 종종 나오지만, 100미터 이내 거리에 반복적으로 나타난 경위, 상대방의 동선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마주친 뒤 자리를 피했는지 등 정황에 따라 고의성 판단이 갈립니다. 반대로 완전히 우연한 조우였고 즉시 자리를 벗어났다는 사정이 입증되면 위반의 고의를 다툴 수 있습니다.

수사·재판에서 다투는 지점

긴급응급조치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 크게 세 가지 지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조치의 적법성입니다. 검사의 사후승인 청구가 48시간 내 있었는지, 지방법원 판사의 승인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처벌 여부를 가르는 요건이므로 사건 기록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고의성입니다. 조치 내용을 명확히 고지받지 못했거나, 접근·연락이 우발적·불가피했다는 사정이 있다면 이를 소명할 자료(당시 정황을 보여주는 문자·통화기록·동선 자료 등)를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위반 행위가 본래의 스토킹범죄 재판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보호조치를 어겼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별도 처벌 대상이면서, 동시에 본범 스토킹범죄 사건에서 재범 우려·죄질을 판단하는 불리한 정상으로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된 이후로는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해서 절차가 자동으로 종결되지 않습니다. 다만 합의와 진지한 재발 방지 노력은 여전히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요소입니다. 위반 혐의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첫 조사 전에 조치 통보서·사후승인 여부·당시 정황 자료부터 확보하고, 진술 방향을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긴급응급조치를 받은 사실 자체를 몰랐다면 처벌받나요?

A. 경찰은 긴급응급조치를 시행하면서 즉시 결정서를 작성해 통보하도록 되어 있어, “몰랐다”는 주장은 통보 절차가 실제로 이뤄졌는지에 따라 인정 여부가 갈립니다. 통보 자체가 부실했거나 내용을 제대로 고지받지 못한 정황이 있다면 고의를 다툴 여지가 있지만, 서명을 하고 결정서를 수령한 이후라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Q. 검사가 사후승인을 청구하지 않으면 위반해도 처벌이 안 되나요?

A. 그렇습니다. 스토킹처벌법 제20조 제3항은 검사가 48시간 내 사후승인을 청구하지 않았거나 지방법원 판사가 승인하지 않은 경우를 처벌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습니다. 다만 승인 여부는 사건 기록으로 확인해야 하는 사실관계이므로, 조사 초기에 이 부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Q. 상대방이 먼저 연락해서 대화했을 뿐인데도 위반이 되나요?

A. 전기통신 이용 접근 금지는 원칙적으로 조치 대상자가 상대방에게 접근·연락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해온 경우라도 응답 방식과 이후 대화가 이어진 경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통화·문자 기록을 통해 누가 먼저 연락했는지를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방어에 도움이 됩니다.

Q. 긴급응급조치 위반과 잠정조치 위반, 둘 다 받을 수도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긴급응급조치가 먼저 발동된 뒤 사건 진행 경과에 따라 법원의 잠정조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각 단계에서 조치를 위반하면 그 단계별로 별도의 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위반이 반복될수록 유치 등 더 강한 조치로 단계가 올라갈 위험도 커집니다.

Q. 벌금형을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A. 네, 긴급응급조치 위반죄는 벌금형이라도 형사처벌이므로 수사·재판 절차를 거친 전과 기록이 남습니다. 과거 과태료 시절과 달리 벌금형도 이력에 남는다는 점에서, 초기 대응 방향을 신중히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위반 혐의도 끝나나요?

A.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삭제된 이후로는 합의만으로 절차가 자동 종결되지 않습니다. 다만 합의 사실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노력은 여전히 수사·양형 단계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는 요소입니다.

맺음말

긴급응급조치는 경찰이 현장에서 신속하게 발동하는 만큼 가볍게 느껴지기 쉽지만, 2023년 7월 11일 개정으로 위반 시 제재가 과태료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로 바뀌었습니다. 법원이 발령하는 잠정조치 위반은 이보다 한 단계 더 무거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 두 조치 모두 접근·연락의 범위를 넓게 해석할 여지가 있는 만큼, 조치를 통보받았다면 그 내용과 기간, 사후승인 여부를 정확히 파악해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미 위반 혐의로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조치의 적법성과 고의 여부를 다툴 수 있는지부터 검토해야 합니다. 사건 초기에 기록과 정황을 정리해두면 대응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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