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있는 사람과 부정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상간소송에서 패소하여 위자료를 지급한 경우, 그 부담을 혼자 떠안아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자와 함께 부정행위를 한 상대방(즉, 함께 불법행위를 저지른 배우자 본인) 역시 배우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함께 부담하는 '공동불법행위자'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판례상 배우자 있는 사람과 부정행위를 한 상간자와,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 본인은 서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고,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신의 부담 부분을 초과하여 손해를 배상한 경우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를 상대로 그 초과 부분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대법원 1999. 2. 26. 선고 98다52469 판결, 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3다25217 판결 등 참조).
문제는 실제로 구상권을 행사할 때, '얼마까지'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는지입니다. 단순히 지급한 위자료 원금만 청구할 수 있는지, 아니면 지연손해금이나 변호사 비용까지도 포함하여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선고된 하급심 판결이 있어 이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2. 15. 선고 2022나68185 판결).
사안의 개요
원고는 2018. 11.경부터 2019. 3.경까지 피고의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하였고, 이에 피고의 배우자가 원고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5,000,000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원고는 위 확정판결에 따라 판결금과 지연손해금, 소송비용 등을 합하여 21,203,178원을 피고의 배우자에게 지급하였고, 그 소송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법무사 비용, 변호사 비용, 인지대, 송달료 등으로 3,220,000원을 추가로 지출하였습니다.
이후 원고는 자신이 부담한 위 금원 중 절반은 함께 부정행위를 한 피고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 구상금의 범위
법원은 우선, 배우자 있는 사람과 부정행위를 한 상간자와 그 배우자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고, 자신의 부담 부분을 초과하여 배상한 공동불법행위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법리를 재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부정행위의 경위, 기간과 정도, 혼인관계 파탄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하여 원고와 피고의 내부적 부담 비율을 각 50%로 판단하였습니다(상간소송 후 이어지는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는 대부분 부담비율이 50%로 책정됩니다. 즉, 상간 행위를 한 2인의 책임이 똑같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구상의 대상이 되는 금액의 범위에 관하여, 법원은 원고가 실제로 지급한 아래의 금원을 모두 구상 대상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위자료 원금(판결에서 인정된 15,000,000원)
위 판결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확정된 소송비용액
소송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보수 등 비용(다만 전액이 아니라 사건의 난이도, 소송물 가액, 소송 경과 등을 고려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
즉, 위자료 원금뿐 아니라 이를 지급하기 위해 실제로 지출한 지연손해금, 소송비용, 변호사 보수까지도 상당한 범위 내에서는 구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변호사 보수는 실제 지출액 전부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개별 사안의 난이도와 경과 등을 고려하여 상당한 범위로 감액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한편, 지연손해금 부분에 관하여 법원은 원고가 소외인에게 지급한 지연손해금 자체에 대하여 다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의 높은 법정이율(연 12%)을 적용하여 지연손해금을 구할 수는 없고, 이 부분은 민법상 법정이율(연 5%)의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 중 일부를 제한하였습니다. 또한 구상금 채무 자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이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상 연 5%, 그 다음날부터는 소송촉진법상 연 12%의 비율을 적용하였습니다.
시사점
위 판결은 상간소송에서 패소하여 배우자에게 위자료 등을 지급한 사람이, 함께 부정행위를 한 상대방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때 그 범위가 위자료 원금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급한 지연손해금, 소송비용, 나아가 변호사 보수 중 상당한 부분까지도 구상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상간소송에서 패소하여 배상금을 지급한 경우에는 지급한 금액의 항목을 꼼꼼히 정리하여 구상금 청구의 범위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구상금 청구를 당하는 입장에서도 상대방이 청구하는 변호사 보수나 지연손해금 산정 방식이 적정한지, 특히 지연손해금에 대하여 다시 고율의 지연손해금을 청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많은 경우 상대방은 '판결 원금'에 대해서만 지급을 구하는데, 이는 구상금 청구 소송을 당한 입장에서 유리한 것입니다).
이처럼 구상금 청구소송은 단순히 위자료 원금의 절반을 청구하면 되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부담 비율의 산정부터 구상 대상 항목의 범위까지 세밀한 법리 검토가 필요한 사건이므로, 반드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진행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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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SHIELD 장기훈 변호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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