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법처방전] 2026년 개정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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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법처방전] 2026년 개정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③ 

최철민 변호사



안녕하세요, 최앤리 법률사무소 최철민 변호사입니다.

1편에서 계약서 체계의 큰 변화(통합형→분리형, RCPS→CPS)를, 2편에서 사전동의권과 리픽싱 조항의 구체적인 변화를 말씀드렸는데요. 마지막 3편에서는 창업자 대표님의 어깨를 가장 무겁게 짓눌러온 IPO 의무조항과 연대책임 조항을 살펴보고,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실전 체크리스트를 함께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몇 년까지 상장해야 한다"는 말, 정말 지켜야 할 의무일까요?

투자계약서를 검토하다 보면 꼭 등장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회사는 언제까지 상장하여야 한다"는 식의 기업공개(IPO) 의무조항인데요. 대표님 입장에서는 억울하실 수 있습니다. 상장이야말로 투자자보다 오히려 창업자가 더 간절히 원하는 목표인데, 왜 이걸 굳이 무섭게 의무조항으로 못 박아두느냐는 거죠.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 궤도에 오르고 나면, 창업자 입장에서도 상장을 굳이 서두르고 싶지 않은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상장은 수십, 수백 명이던 주주가 수천, 수만 명으로 늘어나는 일이고, 그때부터는 금융당국의 상시 감시 대상이 되고 사소한 이슈에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되니까요.

실제로 법정 다툼까지 벌어진 사례가 있습니다. 2018년 현대자산운용이 알피에 투자하면서 "2019년 12월 31일까지 코넥스에 상장하고, 그로부터 2년 이내에 코스닥에 상장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는데, 상장이 무산되자 현대자산운용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알피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기업공개의무는 반드시 달성해야 할 결과채무가 아니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해 노력해야 하는 수단채무에 해당한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계약서에 "상장하여야 한다"고 적혀 있어도, 법원은 이를 '반드시 상장시켜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면 되는 의무'로 해석한 겁니다. 수제맥주 업체 코리아크래프트비어와 HB인베스트먼트 간의 유사한 소송에서도 법원은 같은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이번 개정 해설서는 이 판례의 흐름을 아예 계약서 문구 자체에 명문화했습니다. IPO 조항을 "성실의무(노력의무) 형태로 기재"하도록 권고하고, 대신 투자자의 IPO 요청권 행사 요건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균형을 맞췄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협상 테이블에서 투자자 쪽이 "몇 년까지 상장하여야 한다"는 결과채무형 문구를 고집한다면, 이번 개정 표준계약서와 해설서,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판례를 근거로 "상장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는 문구로 수정을 요구하실 명분이 한층 확실해졌습니다.

연대책임, 창업자가 회사 빚을 떠안는 조항인가요?

이해관계인, 즉 창업자나 대주주가 회사의 의무를 연대해서 책임지는 조항도 대표님들이 자주 걱정하시는 부분입니다. 표준계약서상 이해관계인의 책임 조항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본 계약의 다른 조항에도 불구하고 본 계약에 따라 이해관계인이 회사가 부담하여야 하는 의무를 연대하여 부담하는 경우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고 그 사유 발생에 해당 이해관계인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로 제한한다." 그 뒤로 4가지 사유, 즉 선행조건 미충족 상태에서의 투자 유도, 진술과 보장 위반, 투자금 사용용도 위반, 이해관계인의 무단 주식 처분만 열거되어 있습니다.

이 4가지 사유 제한 구조 자체는 2023년판에도 이미 담겨 있던 내용인데요, 이번 개정에서는 벤처투자법 개정 내용을 반영해 그 법적 근거와 적용 범위를 한층 더 명확히 밝혔습니다. 예전처럼 회사 의무 전체에 대해 포괄적으로 연대보증을 서는 방식이 아니라, 위 4가지 사유에 해당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을 때로만 창업자의 책임이 제한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두시기 바랍니다. 협상 시에는 이 4가지 사유 외에 추가 사유가 슬쩍 끼어들지 않았는지, 그리고 '중과실'의 정의가 지나치게 넓게 잡혀 있지 않은지를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3편에 걸친 시리즈, 이렇게 정리해드립니다

지금까지 통합형에서 분리형으로의 계약서 체계 개편, RCPS에서 CPS로의 무게중심 이동, 사전동의권의 집합적 동의 방식 도입, Full Ratchet에서 가중평균방식으로의 리픽싱 전환, 그리고 IPO 노력의무와 연대책임의 제한적 구조까지 살펴봤습니다. 표준계약서는 어디까지나 협상의 '기본값'일 뿐, 실제 계약은 라운드와 협상력에 따라 이 기본값에서 얼마든지 벗어난다는 점을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개정판이 나왔다고 해서 투자자가 건네는 계약서를 "요즘 바뀐 표준계약서니까 그대로 서명해도 되겠지"라고 믿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이번 개정으로 무엇이 창업자에게 유리한 기본값이 되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실제로 받아든 계약서가 어느 지점에서 그 기본값보다 불리하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짚어낼 수 있습니다.

받아보신 투자계약서가 개정 내용과 비교해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하시다면, 언제든 최앤리 법률사무소로 편하게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최앤리 법률사무소에 문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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