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법처방전] 2026년 개정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②
[스타트업 법처방전] 2026년 개정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②
법률가이드
계약일반/매매기업법무

[스타트업 법처방전] 2026년 개정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② 

최철민 변호사

안녕하세요, 최앤리 법률사무소 최철민 변호사입니다.

지난 1편에서는 이번 개정으로 계약서 체계 자체가 통합형에서 분리형(SPA+SHA)으로 바뀌었고, 권고 기본형도 RCPS에서 CPS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는 큰 그림을 말씀드렸는데요. 오늘 2편에서는 실제로 창업자 대표님의 지분율과 경영권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두 조항, 사전동의권과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실제 계약서 문구를 그대로 인용해가며 설명드리겠습니다.

"투자자 전원 동의"가 얼마나 무서운 조항인지 아시나요

실무에서 창업자 대표님들이 가장 많이 하소연하시는 조항이 바로 사전동의권입니다. 기존 표준계약서(2023년판)의 경영사항 동의권 조항은 이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각 사항의 시행일의 전일까지 투자자로부터 서면동의를 얻어야 한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문제는 이 조항이 사실상 투자자 전원의 개별 동의를 의미했다는 점입니다. 투자자가 열 명이면 열 명 모두의 서명을 받아야 후속 투자 유치나 정관 변경 같은 의사결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초기 투자자 한 명이 연락이 안 되거나, 심지어 이미 회사를 떠난 지 오래된 엔젤투자자 한 분이 반대 의사만 밝혀도 의사결정 자체가 멈춰버리는 상황이 실제로 자주 벌어졌습니다. 후속 투자 라운드가 급한데 소수 투자자 한 명 때문에 몇 주씩 지연되는 경우, 대표님 속이 얼마나 타들어가는지 저도 여러 번 지켜봤습니다.

이번 개정판 SHA는 여기에 결정적인 단서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투자자의 서면동의는 본 계약의 투자자의 의결권 주식 총수의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있는 경우 투자자 전원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본다." 즉 투자자 전원이 아니라, 지분율 기준으로 3분의 2 이상만 동의하면 나머지 투자자의 동의까지 갈음된다는 겁니다. 라운드별로 집합적 동의 방식을 도입한 셈이죠. 이렇게 되면 소수 투자자 한두 명의 반대나 부재 때문에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전체가 발목 잡히는 상황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다만 협상 시에는 이 '3분의 2'라는 기준이 특정 라운드 투자자 전체를 기준으로 하는지, 아니면 전체 투자자를 합산한 기준인지 반드시 명확히 짚고 넘어가셔야 합니다. 표준계약서는 기본 틀만 제시할 뿐, 실제 계약에서는 이 부분이 라운드별로 다르게 설계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다운라운드가 무서운 진짜 이유, 리픽싱

두 번째로 살펴볼 조항은 창업자 지분 희석과 가장 직결되는 리픽싱, 즉 전환가액 조정 조항입니다. 기존 계약서는 후속 투자에서 더 낮은 가격에 신주가 발행되면 "본건 종류주식의 전환가액은 그 하회하는 가액으로 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언뜻 보면 단순한 조정처럼 보이지만, 이게 바로 업계에서 'Full Ratchet' 방식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후속 투자 단가가 아주 조금만 낮아져도 기존 우선주 전체의 전환가액이 곧바로 그 낮은 가격으로 떨어져 버립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대표님 회사가 시리즈A에서 주당 1만원에 우선주를 발행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다음 라운드에서 자금이 급해 단 100주만 주당 5천원에 발행했다면, Full Ratchet 방식에서는 시리즈A 우선주 전체의 전환가액이 5천원으로 재조정됩니다. 발행 물량이 100주에 불과했는데도 전체 우선주 물량의 전환가액이 반토막 나버리는 거죠. 그만큼 창업자와 기존 주주의 지분이 크게 희석됩니다.

이번 개정판은 이 방식을 가중평균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새로 신설된 산식은 이렇습니다. "조정후 전환가격 = 조정전 전환가격 × (A + B) / (A + C)". 여기서 A는 신주 발행 직전 발행주식 총수, B는 신주 발행으로 조달된 금액을 조정전 전환가격으로 나눈 값, C는 실제로 새로 발행된 주식 수입니다. 말이 조금 복잡한데, 핵심만 말씀드리면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와 조달 금액의 비중을 함께 반영한다는 겁니다. 앞선 예시처럼 다운라운드 발행 물량이 전체 발행주식 수에 비해 작으면, 전환가액 하락 폭도 그만큼 작아지는 구조입니다. 해설서는 그중에서도 창업자 지분 희석이 가장 적게 발생하는 'Broad-based' 가중평균방식을 기본안으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협상 시에는 반드시 이 Broad-based 방식을 채택할 것을 요구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참고로 스톡옵션 행사분처럼 잠재주식까지 분모에 포함하느냐(Broad-based) 아니냐(Narrow-based)에 따라서도 희석 정도가 달라지니, 이 부분도 놓치지 말고 확인하셔야 합니다.

다음 3편에서는 IPO 의무조항과 이해관계인의 연대책임, 그리고 위약벌 조항까지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대표님들이 실제 투자계약 협상 테이블에서 꼭 챙기셔야 할 체크리스트로 시리즈를 마무리하겠습니다.

※ 이 글은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최앤리 법률사무소에 문의하세요.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최철민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3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