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분석] 산재손해배상소송에서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근로자의 과실비율은?
[판례분석] 산재손해배상소송에서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근로자의 과실비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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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분석] 산재손해배상소송에서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근로자의 과실비율은? 

박중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산재전문 박중용변호사입니다.

산재전문변호사로 많은 산재손해배상사건을 접하면서,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채 일을하다 사고를 당한 경우, 혹시라도 제대로 된 산재손해배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시는 분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특히, 사용자가 안전 장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책임을 오롯이 근로자에게 돌리는 상황에 직면하면 그 억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은 안전장비 미지급 상황에서 발생한 추락 사고와 그에 따른 과실 비율 산정에 관한 대법원 판례(2002다38064사건)를 통해서, 산재손해배상소송에서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채 일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경우 근로자의 과실비율을 어떻게 산정할 것이지와 관련된 구체적 기준을 살펴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사건의 개요: 잣종자 채취 중 발생한 추락 사고

이번 사건의 원고 A는 피고 산하의 관리소에서 일용인부로 고용되어 잣종자 채취 작업을 수행하던 중, 약 10m 높이의 잣나무에 올라가 장대로 작업을 하다가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지면으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였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A는 경추체 골절 및 척수 손상이라는 중상을 입었으며, 결과적으로 상하지 마비와 배변·배뇨 장애 등 영구적인 후유장해를 입어 노동능력을 100%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작업 현장에는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띠, 안전모, 안전화 등 기본적인 보호장비가 전혀 제공되지 않았으며, 추락에 대비한 안전망이나 응급처치용 구급장비조차 비치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Q&A] 작업 전에 사용자가 "위험한 곳에 올라가지 마라"는 주의를 하였다면 사용자의 책임이 면제될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판례에 따르면 사용자는 단순히 구두로 위험을 경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추락 위험이 있는 작업의 경우 실질적인 안전장구(안전띠 등)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관리·감독할 안전배려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2.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사항은?

이번 사건에서는 크게 두 가지 법적 쟁점이 다투어졌습니다.

첫째는 과실상계의 적절성입니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는 산재 보험급여와 별개로, 사업주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근거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반드시 적용되는 원칙이 바로 과실상계입니다.

과실상계는 사고 발생에 있어 근로자 본인의 부주의나 잘못이 있다면, 그 비율만큼 전체 손해액에서 공제하고 배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법원은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위해 이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있습니다.

산재 보험은 과실을 따지지 않지만, 추가적인 민사 배상을 받을 때는 근로자 본인의 주의 의무 위반 정도가 보상 액수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잣대가 됩니다. 따라서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법리적으로 어떻게 소명하느냐가 사건의 핵심입니다.

원심법원(2심)은 원고가 스스로 안전을 도모하지 않은 잘못이 크다고 보아 피고의 책임을 30%, 원고의 과실을 70%로 산정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실 비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타당한지가 핵심이었습니다.

둘째는 부제소 합의의 효력 범위입니다.

사고 직후 원고의 어머니가 피고 측과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보상금을 수령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이 합의가 나중에 발생한 막대한 후유장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모두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Q&A] 사고 직후 합의서를 써줬는데, 나중에 상태가 악화되면 추가 청구가 불가능한가요?

합의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중대한 후유장해가 발생한 경우라면, 해당 합의가 모든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는 취지였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합의의 경위와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효력을 판단합니다.

3. 쟁점사항에 대한 법원의 판단

1) 과실 비율에 대한 판단

대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범위를 정할 때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는 이유를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서 찾습니다. 단순히 사고 순간의 행위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과 관련된 모든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 가해자와 피해자 양측의 과실 비율을 교량하게 됩니다. 과실 비율을 정하는 것은 사실심(1, 2심) 법원의 권한이지만, 그 결정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해서는 안 된다는 한계를 설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위험한 작업을 지시했을 때 부담해야 할 의무의 수준을 매우 높게 평가했습니다. 잣나무 위(10m 높이)에서 종자를 채취하는 작업은 추락 위험이 매우 크다는 것을 사용자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이 예상된다면 사용자는 단순히 "조심하라"는 구두 주의를 주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철저한 안전교육이나 안전모, 안정화 등의 필수 안전장구 지급, 그리고 추락에 대비한 안전망의 설치등, 실질적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의 핵심은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사용자의 잘못스스로 주의를 게을리한 근로자의 잘못 중 어느 것이 더 큰가 하는 점입니다. 사용자는 "위험한 작업은 하지 말라"고 당부만 했을 뿐, 안전벨트나 안전모 등 기본적인 장비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사실상 사고 방지를 위한 주의의무를 거의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원고 A역시 나뭇가지의 튼튼함을 잘 살피지 않았고, 사용자에게 안전장구 지급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잘못이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용자가 안전장구를 전혀 주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자가 스스로 조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의 과실을 70%로 정한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사용자의 과실이 근로자의 과실보다 더 크거나 최소한 비슷하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분석입니다.

결과적으로 대법원은 근로자의 과실을 70%로 산정한 원심판결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2) 부제소 합의에 대한 판단

대법원은 합의 당시 원고가 중환자실에 있어 장래의 후유장해를 예상하기 어려웠고, 실제 발생한 재산상 손해에 비해 지급된 보상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따라서 이 합의는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손해까지 포함하여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습니다.

[Q&A] 대법원 판결 후 원고는 어떻게 보상을 받게 되나요?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사건은 고등법원에서 다시 심리됩니다. 이때 대법원의 취지대로 피고(사용자)의 과실 비중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원고가 받는 배상액도 증액될 것으로 보입니다.

산재 손해배상 소송에서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근로자의 과실비율은 사고의 성격과 사업주의 안전 조치 이행 여부에 따라 보통 20%에서 40% 사이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은 사업주에게 근로자를 보호할 '안전배려의무'가 있다고 보면서도, 근로자 본인 역시 자신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안전모나 안전대와 같은 필수 장구 미착용은 손해의 확대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므로 과실 상계의 주요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작업 환경상 장비 착용이 불가능했거나 사업주의 강압적인 작업 지시가 있었다면 이를 입증하여 과실비율을 낮출 여지가 충분히 존재합니다.

민사 소송은 산재 급여와 달리 과실에 따라 배상액이 크게 변동되므로, 전문적인 법리 분석과 판례 검토를 통해 본인의 권리를 정당하게 주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산재손해배상전문 법률사무소 강남에서는 수많은 산재 손해배상소송 경험을 바탕으로 의뢰인의 과실은 최소화하고 배상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면밀한 대응 전략을 제시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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