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자금세탁 처벌 — 코인 환전으로 범죄수익 세탁하면 어떻게 되나
가상자산 자금세탁 처벌 — 코인 환전으로 범죄수익 세탁하면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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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자금세탁 처벌 — 코인 환전으로 범죄수익 세탁하면 어떻게 되나 

강대현 변호사

'단순히 코인으로 바꿔주기만 했는데 자금세탁으로 입건됐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은 익명성과 국경 없는 이전이라는 특성 때문에 범죄수익을 세탁하는 통로로 자주 지목되고, 그만큼 수사기관도 코인의 흐름을 집중적으로 추적합니다. 문제는 자금세탁죄가 '내가 직접 범죄를 저질렀을 때'에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범죄수익인 줄 알면서 옮겨주거나 바꿔준 사람에게도 미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가상자산 자금세탁이 어떤 법으로 처벌되는지, '환전만 해줬다'는 항변이 통하는지, 세탁한 코인은 몰수되는지, 그리고 수사를 받게 됐을 때 무엇부터 챙겨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자금세탁이란 무엇인가 — 은닉·가장·수수의 세 갈래

자금세탁은 범죄로 얻은 돈의 출처를 숨기거나, 마치 정당하게 번 재산인 것처럼 꾸며 '깨끗한 돈'으로 만드는 행위를 말합니다. 우리 법에서 이를 정면으로 규율하는 것이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입니다. 이 법은 처벌 대상을 크게 세 갈래로 나눕니다. 범죄수익의 취득·처분이나 발생 원인을 거짓으로 꾸미는 '가장', 존재나 소재를 감추는 '은닉', 그리고 범죄수익인 정황을 알면서 건네받는 '수수'입니다.

가상자산이 자금세탁의 통로로 자주 지목되는 이유는 그 기술적 특성에 있습니다. 익명 지갑을 만들어 국경 없이 즉시 이전할 수 있고, 여러 지갑을 거쳐 자금 흐름을 흐리거나, 한 코인을 다른 코인으로 바꿔 추적을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보이스피싱으로 받은 현금을 코인으로 사서 해외 지갑으로 보낸 뒤 다시 원화로 현금화하면, 겉으로는 평범한 투자·환전처럼 보이지만 실질은 범죄수익을 '세탁'한 것이 됩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코인 거래 내역과 지갑 주소의 연결 고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봅니다.

  • 가장 — 범죄수익의 취득·처분이나 발생 원인을 거짓으로 꾸미는 것(예: 정상적인 매매·투자 수익인 것처럼 위장).

  • 은닉 — 범죄수익의 존재나 있는 곳을 감추는 것(예: 타인·차명 지갑에 분산 보관).

  • 수수 — 범죄수익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건네받는 것(예: 출처가 수상한 코인을 대가를 받고 넘겨받아 현금화).

자금세탁죄는 '더러운 돈을 깨끗하게 보이게' 만드는 모든 행위를 겨냥합니다 — 직접 앞선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그 수익을 옮기고 바꿔준 사람까지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처벌 근거와 수위 — 은닉·가장 5년, 수수 3년

범죄수익을 은닉하거나 가장하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3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주목할 점은 이 조항이 미수범은 물론 예비·음모까지 처벌한다는 것입니다. 즉 세탁이 완성되지 않고 시도 단계에 그쳤더라도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이는 자금세탁이 완료되고 나면 자금 추적과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특성을 고려한 입법입니다.

한편 스스로 세탁을 주도하지 않았더라도, 범죄수익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이를 건네받은 사람은 같은 법 제4조(범죄수익등의 수수)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예를 들어 지인이 '급하게 코인을 현금으로 바꿔 달라'며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을 맡겼고, 정황상 범죄와 관련됐다고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다면 수수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법은 아무 돈에나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중대범죄'에서 나온 수익일 때 적용됩니다. 사기, 도박공간 개설, 마약류 범죄, 조직적 범죄 등이 대표적이며, 보이스피싱·불법도박·투자사기 수익을 코인으로 옮기고 바꿔주는 사안이 실무에서 특히 자주 문제 됩니다. 따라서 앞선 범죄가 무엇이었는지, 그 수익이 코인으로 어떻게 흘러들어 왔는지가 사건의 뼈대가 됩니다.

"환전만 해줬다"도 처벌되나 — 고의와 공범

실무에서 가장 흔한 유형은 '나는 그저 코인을 원화로 바꿔 계좌로 보내줬을 뿐, 그 돈이 범죄수익인 줄은 몰랐다'는 이른바 환전책·전달책 사건입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쟁점은 '고의'입니다. 형법상 고의는 '범죄수익이 확실하다'고 못 박아 알았을 때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범죄와 관련된 돈일 수도 있다'고 여기면서도 개의치 않고 감수한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당사자의 말보다 객관적 정황을 통해 인식 여부를 판단합니다.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약속받았는지, 상대방을 만난 적도 없이 익명으로 거래했는지, 자금을 여러 계좌·지갑으로 잘게 쪼개 급히 옮겼는지, 자신의 계좌나 지갑 명의를 빌려줬는지 등이 대표적인 판단 자료입니다. 이런 정황이 겹칠수록 '몰랐다'는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정말로 정상적인 거래로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돈이 급해 넘어갔다'는 정도만 인정돼도 미필적 고의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의 환전·전달 요청은 그 자체로 큰 위험을 안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 시세·통상 수수료보다 훨씬 높은 대가를 제안받은 경우.

  •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익명·비대면으로만 거래한 경우.

  • 자금을 여러 계좌·지갑으로 나눠 짧은 시간에 반복 이전한 경우.

  • 본인 명의 계좌·지갑을 빌려주거나, 남의 명의를 빌려 거래한 경우.

'환전만 해줬다'는 말 자체가 면책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 법원은 정황을 종합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고, 이때는 자금세탁의 공범이나 수수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특금법과 트래블룰 — 사업자든 개인이든 걸리는 지점

자금세탁 문제는 형사처벌뿐 아니라 규제법인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특금법은 가상자산을 사고팔거나 교환·이전·보관·관리하는 가상자산사업자(VASP)에게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 의무와 함께 고객확인(KYC)·의심거래보고 등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지웁니다. 신고를 하지 않고 가상자산 영업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2022년 3월 25일부터 시행된 트래블룰(Travel Rule)에 따라, 사업자는 100만 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다른 사업자에게 이전할 때 송신인과 수신인의 정보를 함께 제공해야 합니다. 문제는 '나는 사업자가 아니라 개인'이라는 항변이 항상 통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개인 간 거래처럼 보여도 반복적·계속적으로 코인을 사고팔며 사실상 무등록 환전업을 운영한 것으로 평가되면 특금법 위반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특금법은 '사업자'를 겨냥하지만, 개인이라도 코인 환전을 업(業)처럼 반복하면 무등록 영업으로 평가돼 형사책임이 함께 따라올 수 있습니다.

세탁한 코인은 몰수되나 — 대법원 2018도3619

자금세탁 사건에서는 처벌과 별개로 '세탁에 쓰인 코인 자체를 빼앗기는가'가 큰 관심사입니다. 대법원은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에서, 음란물 유포 사이트 운영 등으로 취득한 비트코인을 두고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이라고 보아 범죄수익으로서 몰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가상자산도 몰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정면으로 인정한 국내 첫 대법원 판결로, 이후 코인이 관련된 범죄수익 사건에서 몰수·추징의 기준점이 되고 있습니다.

몰수는 범죄수익인 코인 자체를 국가가 거둬가는 것이지만, 이미 팔아 현금화했거나 다른 자산으로 바꿔 원물을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그 가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징합니다. 즉 '이미 써버렸으니 빼앗길 게 없다'는 생각은 통하지 않으며, 세탁을 통해 얻은 이익만큼의 금전적 부담이 남습니다. 시세가 오른 뒤 처분했다면 추징액 산정 기준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어, 거래 시점과 금액에 관한 자료 확보가 중요합니다.

가상자산도 몰수·추징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 코인을 이미 현금화했더라도 그 가액만큼 추징될 수 있습니다.

OTC·USDT 환치기의 함정 — 여러 법이 겹친다

최근 문제 되는 대표적 구조가 이른바 '코인 환치기'입니다. 국내에 있는 사람이 해외 비거주자로부터 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받고 국내에서 원화를 지급하거나, 반대로 원화를 받고 코인을 해외로 보내는 식입니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장외(OTC) 환전 중개처럼 보이지만, 그 자금이 범죄수익이라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적용되고, 신고 없이 사실상 외국환 업무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외국환거래법 위반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거래 과정에서 타인 명의 계좌를 빌리거나 빌려줬다면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 양도·대여(이른바 대포통장)까지 얽혀 혐의가 늘어나기 쉽습니다. 하나의 '환전'처럼 보이는 행위에 여러 법률이 겹쳐 적용되면 각 죄가 별도로 성립해 형이 무거워질 수 있으므로, 출처가 불분명한 국경 간 코인 거래는 특히 신중해야 합니다.

수사받게 됐을 때 — 무엇부터 챙길까

자금세탁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됐다면, 진술에 앞서 자신의 거래가 어떤 경위로 이뤄졌는지부터 시간 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누구의 요청으로, 어떤 조건에, 얼마의 대가를 받고, 어떤 경로로 코인과 자금을 주고받았는지를 거래 기록·메신저 대화·이체 내역과 함께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자료가 흩어지거나 삭제되면 유리한 정황조차 입증할 수 없게 됩니다.

다툼의 핵심은 결국 '범죄수익인 줄 알았는가', 즉 고의입니다. 정상적인 거래로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점, 통상적인 수수료였다는 점, 상대방의 신원과 거래 목적을 확인하려 했다는 점 등은 미필적 고의를 부정하는 방향의 자료가 됩니다. 동시에 몰수·추징에 대비해 실제로 취득한 이익이 얼마인지, 피해가 발생했다면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 거래 경위·조건·수수료·상대방 정보를 시간 순으로 정리하고 관련 기록을 보전한다.

  • '몰랐다'가 아니라 '왜 정상 거래로 믿었는지'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정황을 모은다.

  • 몰수·추징 대상과 실제 취득 이익의 범위를 구분해 다툴 지점을 정리한다.

  • 피해자가 있는 사안이라면 피해 회복·합의 가능성을 조기에 검토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남의 부탁으로 코인을 원화로 바꿔 계좌로 보내줬을 뿐인데 처벌될 수 있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그 자금이 범죄수익이었고, 정황상 그럴 수 있다고 의심하면서도 감수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범죄수익 수수죄나 자금세탁의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 환전'이라는 말 자체가 면책이 되지는 않으며, 수수료 수준과 거래 방식 등 정황이 함께 평가됩니다.

Q. 범죄수익인 줄 정말 몰랐다면 무죄인가요?

A. 정말로 알지 못했고 의심할 만한 사정도 없었다면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당사자의 말보다 객관적 정황으로 인식 여부를 판단하므로,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수료나 익명·비대면 거래처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Q. 세탁에 쓴 코인을 이미 팔았거나 가격이 올랐는데 몰수는 어떻게 되나요?

A. 코인 자체가 특정되면 몰수하고, 이미 처분했거나 특정이 어려우면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대법원도 비트코인을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보아 몰수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이미 써버렸다'고 해서 부담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Q. 개인끼리 P2P로 코인을 사고판 것도 특금법 위반이 되나요?

A. 일회성의 개인 거래라면 곧바로 특금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반복적·계속적으로 코인을 사고팔며 사실상 환전업을 운영한 것으로 평가되면, 미신고 가상자산사업 영업으로 보아 특금법 위반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 수수료를 아주 조금만 받았어도 자금세탁 공범이 되나요?

A. 대가의 많고 적음은 하나의 정황일 뿐, 그 자체로 성립 여부를 가르지는 않습니다. 적은 수수료라도 범죄수익이라는 정황을 인식하고 옮겨주었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통상적인 수준의 대가였다는 점은 고의를 다투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Q. 자수하거나 수사에 협조하면 감형이 되나요?

A. 자수와 진지한 반성,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몰수·추징 대상 자금의 반환 등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작정 진술하기보다는 사실관계와 고의 여부를 먼저 정리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가상자산 자금세탁은 '내가 앞선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은닉·가장을 5년 이하 징역, 정황을 알면서 한 수수를 3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하고, 미수와 예비·음모까지 겨냥합니다. 여기에 특금법과 외국환거래법, 전자금융거래법이 겹쳐 하나의 '환전'처럼 보이는 행위가 여러 죄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결국 사건의 향방은 '범죄수익인 줄 알았는가'라는 고의 판단과, 세탁으로 얻은 이익의 범위에서 갈립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의 환전·전달 요청은 그 자체로 위험 신호이며, 이미 수사가 시작됐다면 거래 경위와 인식에 관한 자료를 서둘러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가상자산 관련 자금세탁이나 코인 환전 문제로 수사를 받게 되셨다면, 혐의를 다투기 전에 사실관계와 고의 여부를 먼저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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