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경영책임자 — 대표이사와 안전책임자, 누가 처벌되나
중대재해처벌법 경영책임자 — 대표이사와 안전책임자, 누가 처벌되나
법률가이드
노동/인사기업법무

중대재해처벌법 경영책임자 — 대표이사와 안전책임자, 누가 처벌되나 

강대현 변호사

근로자가 크게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나면, 회사 대표는 유족에 대한 걱정과 함께 '내가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을 동시에 마주하게 됩니다. 안전을 책임지는 임원(CSO)을 따로 두면 대표는 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반대로 결국 대표가 모두 책임진다는 말도 들립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정한 '경영책임자등'이 정확히 누구를 가리키는지, 대표이사와 안전책임자 가운데 누가 법의 칼끝을 맞는지가 관건입니다. 이 글에서는 경영책임자의 법적 정의부터 처벌 수위, 그리고 법원이 실제로 누구에게 책임을 물었는지까지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중대재해처벌법이 말하는 '경영책임자등'은 누구인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대상은 회사 그 자체나 현장 관리자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경영책임자등이라는 특정한 지위의 사람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 제9호 가목은 이를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하나의 조문 안에 서로 다른 두 유형이 나란히 들어 있는 셈입니다.

앞부분(전단)에 해당하는 사람은 통상 등기부상 대표이사입니다. 사업 전반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최종 권한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뒷부분(후단)의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회사가 별도로 두는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를 염두에 둔 표현입니다. 다만 여기서 CSO는 직함이 그렇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안전·보건에 관한 조직·인력·예산을 총괄하면서 대표에 준하는 최종 의사결정권을 실제로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경영책임자는 직함이 아니라 '안전보건에 관한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실제로 누가 쥐고 있는가'로 판단됩니다.

원칙은 대표이사 — 왜 사업 총괄권자가 1차 대상인가

실무에서 검찰이 가장 먼저 경영책임자로 지목하는 대상은 대표이사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요구하는 것은 개별 사고의 직접 원인을 만든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전체에 걸쳐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하도록 최종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산 배정, 인력 충원, 안전 설비 투자처럼 돈과 조직이 걸린 결정은 결국 사업을 총괄하는 대표의 몫이라는 논리입니다.

예컨대 현장에서 위험 설비의 방호장치가 반복적으로 문제로 지적되었는데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교체가 미뤄지다 사고가 났다면, 그 미이행의 뿌리는 현장이 아니라 예산을 통제한 경영진에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CSO를 별도로 두지 않은 대부분의 중소기업에서는 대표이사가 그대로 경영책임자가 되고, 사고 발생 시 곧바로 형사 수사의 대상이 됩니다.

안전책임자(CSO)를 두면 대표이사는 빠질 수 있나

대표이사의 형사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를 선임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조문 후단의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경영책임자로 인정되면, 그 사람이 수범자가 되어 대표가 처벌 대상에서 빠질 여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CSO라는 직함을 만든다고 자동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법원과 수사기관은 CSO가 대표에 준하는 전적인 권한과 책임을 실제로 행사했는지를 실질로 따집니다. 다음과 같은 요소가 갖춰져야 CSO가 경영책임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 독립된 안전보건 예산 편성·집행권 — 안전 투자에 필요한 예산을 대표의 개별 결재 없이 스스로 정하고 집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인사·조직 권한 — 안전보건 조직의 인력을 배치하고 필요 인원을 충원할 실질 권한이 있어야 합니다.

  • 최종 의사결정권 — 안전 관련 사안에서 대표의 승인 없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 권한의 문서화와 실제 운영 — 위임 규정만 있고 실제로는 대표가 결정을 좌우했다면 인정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최근 하급심에서는 CSO를 경영책임자로 보아 대표이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가 등장했습니다. 다만 이는 CSO가 전적인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한 예외적 사안에서의 판단이며, 문제된 사고와 관련해 대표가 최종 의사결정을 실제로 했다고 인정되면 CSO를 두었더라도 대표가 함께 처벌될 수 있습니다.

CSO 선임은 '직함'이 아니라 '권한의 실질적 이전'이 있어야 방어막이 됩니다.

처벌 수위 — 사망 사고는 징역 1년 이상, 법인은 최대 50억

중대재해처벌법 제6조는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경우의 형량을 정하고 있습니다. 사고 결과가 사망이냐, 부상·질병이냐에 따라 법정형이 크게 갈립니다.

  • 근로자 사망 시 —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제6조 제1항). 징역형에 하한이 있어 실형 가능성이 상당하며, 징역과 벌금은 함께 부과(병과)될 수 있습니다.

  • 부상·질병 시 —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는 등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제6조 제2항).

  • 법인 처벌(양벌규정) — 제7조에 따라 법인에도 벌금이 부과됩니다. 사망은 50억원 이하, 부상·질병은 10억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여기에 더해 유죄가 확정되면 안전보건교육 이수 명령이 부과되고, 확정 사실이 공표될 수 있어 기업 신뢰와 수주에 미치는 파장도 작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 형사책임이 성립하나 — 세 가지 요건

대표이든 CSO이든, 경영책임자라는 지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죄가 되려면 크게 세 가지가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 안전보건확보의무 위반(제4조) —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재해 재발방지 대책 수립, 관계 법령상 의무이행 점검 등 법이 정한 의무를 지키지 않았어야 합니다.

  • 중대산업재해 발생 — 사망자 1명 이상,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또는 동일 유해요인에 의한 직업성 질병자가 다수 발생하는 등 법이 정한 중대재해에 해당해야 합니다.

  • 인과관계 — 경영책임자의 의무 위반과 발생한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의무를 다했더라도 막을 수 없었던 사고라면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은 대개 '의무 위반'과 '인과관계'입니다. 회사가 형식적인 서류만 갖춰 두었을 뿐 실제로 위험을 관리하는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면 의무 이행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서류상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아니라 '실제로 작동한 체계'였는지가 유·무죄를 가릅니다.

판례가 보여주는 법원의 태도 — 첫 대법원 확정 사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처음으로 형이 확정된 사건은 이른바 한국제강 사건입니다. 하청 근로자가 무거운 방열판에 깔려 사망한 사고에서, 1심인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2023. 4. 26. 선고)은 대표이사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부산고등법원이 2023. 8. 23.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은 2023. 12. 28. 상고를 기각해 실형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법원은 사고 이전에 이미 여러 차례 위험이 지적되었는데도 개선이 미뤄진 점, 안전 설비를 갖출 수 있었는데도 방치한 점을 무겁게 보았습니다. 이후 하급심에서도 반복된 위험 경고를 무시한 정황이 있으면 징역형의 하한을 넘겨 형이 가중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안전보건체계를 실질적으로 갖추고 사고 후 신속히 재발방지에 나선 사정은 형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사고가 발생했다면 — 경영책임자의 초기 대응 순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과 경찰·검찰이 동시에 움직이고, 압수수색과 경영진 소환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초기 대응이 이후 형사 결과를 크게 좌우하므로 순서를 잡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 현장 보존과 사실관계 정리 — 사고 현장과 관련 기록을 임의로 훼손하지 말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 진술 전 법률 검토 — 감독관·수사관 조사에서의 진술은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경영책임자·CSO의 권한 분장과 의무 이행 여부를 검토한 뒤 일관되게 대응해야 합니다.

  • 유족과의 진정성 있는 협의 — 유족에 대한 사과와 피해 회복은 양형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 재발방지 대책의 실행과 문서화 — 사고 후 개선 조치를 실제로 이행하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면 '체계가 작동한다'는 근거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CSO(안전보건최고책임자)만 선임하면 대표이사는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자동으로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CSO가 안전보건에 관한 예산·인사·최종 의사결정권을 실제로 전적으로 행사했다고 인정되어야 경영책임자로 평가됩니다. 위임 규정만 있고 대표가 실질적으로 결정을 좌우했다면 대표가 함께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2024년 1월 27일부터 상시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현장까지 적용이 확대되었지만,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은 여전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Q. 현장 안전관리자와 경영책임자는 같은 사람인가요?

A. 다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선임하는 안전관리자·관리감독자는 현장 단위의 관리자이고,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영책임자는 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대표 또는 그에 준하는 CSO를 말합니다. 처벌 근거 법률과 대상이 서로 다릅니다.

Q.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동시에 처벌받나요?

A. 두 법은 규율 대상이 달라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현장의 구체적 안전조치 위반은 산업안전보건법으로,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확보의무 위반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각각 문제되며, 한 사건에서 두 죄가 함께 기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하청 근로자가 사망해도 원청 대표가 처벌되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원청이 그 시설·장비·장소를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 하청 근로자의 사망에 대해서도 원청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확보의무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첫 대법원 확정 사건도 하청 근로자 사망 사례였습니다.

Q. 초범이고 유족과 합의하면 실형을 피할 수 있나요?

A. 합의와 재발방지 노력은 형을 낮추는 유리한 사정이지만, 사망 사고는 법정형에 징역 1년 이상의 하한이 있어 사안에 따라 실형이 선고되기도 합니다. 반복된 위험 방치 등 가중 사유가 있으면 합의만으로 실형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맺음말

정리하면,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영책임자는 직함이 아니라 '안전보건에 관한 최종 권한을 실제로 누가 가졌는가'로 정해집니다. 원칙적으로는 사업을 총괄하는 대표이사가 1차 수범자이고, CSO를 두었더라도 그가 전적인 권한을 실제로 행사했다고 인정되어야 대표의 책임이 CSO로 옮겨갑니다. 사망 사고는 징역 1년 이상의 하한이 있어 실형 위험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결국 가장 확실한 방어는 사고 전에 실제로 작동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이고, 사고가 난 뒤라면 권한 분장과 의무 이행 여부를 정확히 정리해 초기부터 일관되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형사 절차와 행정 조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방향을 잘못 잡으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중대재해 수사나 경영책임자 형사 리스크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기업 형사 사건을 다뤄 온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초기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7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