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무원이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되면, 당장의 형사처벌보다도 신분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가장 먼저 찾아옵니다. 성 관련 비위는 일반 비위와 달리 표창 같은 공적으로 처분을 깎아주는 '감경'이 원칙적으로 막혀 있어, 곧바로 파면이나 해임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감경이 제한된다는 것과 처분 수위를 다툴 수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비위의 정도와 고의 여부, 형사 절차의 결과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처분은 파면에서 정직 이하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경찰공무원 강제추행 사건에서 형사와 징계가 어떻게 맞물리는지, 그리고 정직 이하로 다투는 현실적인 경로를 정리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강제추행 입건, 형사처벌과 징계는 별개로 굴러간다
경찰공무원이 강제추행으로 입건되면 두 개의 절차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하나는 형사 절차로, 형법 제298조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공무원 신분에 관한 징계 절차로, 같은 행위를 두고 소속 기관이 별도로 책임을 묻습니다. 두 절차는 목적도 판단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한쪽 결과가 다른 쪽을 자동으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특히 강제추행은 2013년 6월 친고죄 규정이 폐지되어, 피해자의 고소나 처벌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와 처벌이 가능합니다. 합의를 했더라도 형사 절차가 곧바로 종결되지 않을 수 있고, 마찬가지로 형사에서 무혐의나 불기소를 받더라도 징계는 별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형사에서 증거가 부족해 불기소되었지만, 기관 내부 조사에서 품위유지의무 위반이 인정되어 징계가 이뤄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강제추행으로 입건된 경찰공무원이라면 형사 대응과 징계 대응을 처음부터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형사에서의 진술과 징계 절차에서의 소명이 서로 어긋나면, 어느 한쪽에서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형사에서 무혐의나 불기소를 받아도 징계는 별개로 진행될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절차는 처음부터 함께 대비해야 합니다.
성비위는 왜 감경이 어려운가 — 감경 제외 대상의 구조
공무원 징계에는 표창을 받은 공적이나 성실한 근무 태도를 이유로 처분을 한 단계 낮춰주는 '감경'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성 관련 비위는 이 감경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됩니다.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4조는 성폭력처벌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 성매매, 성희롱을 감경 제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경찰공무원에게 적용되는 징계 규정도 같은 취지를 두고 있습니다. 강제추행은 성폭력처벌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에 해당하므로, 표창 공적으로 처분을 깎는 길은 사실상 막혀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성 관련 비위의 징계 기준 자체가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카메라 촬영이나 통신매체 이용 음란행위 등이 별도의 성폭력 비위 유형으로 신설되고 최소 양정 기준이 높아졌으며, 미성년자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은 한층 더 무겁게 다뤄집니다. 강제추행처럼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있는 유형은 비위의 정도가 중한 것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입건 소식을 듣자마자 '파면이나 해임은 피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절망합니다. 그러나 감경이 제한된다는 것은 '공적을 이유로 한 자동 감경'이 막힌다는 의미일 뿐, 처분 수위 자체를 다툴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대응의 여지가 생깁니다.
감경 제외 대상이라는 것은 '표창 공적에 의한 자동 감경'이 막힌다는 뜻이지, 처분 수위 자체를 다툴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정직 이하로 다투는 길 — 양정 자체를 다툰다
징계 처분은 비위 사실이 인정된다고 해서 곧바로 가장 무거운 처분으로 직행하지 않습니다. 징계권자는 비위의 유형과 정도, 고의 또는 과실의 정도, 평소의 행실과 근무성적, 뉘우치는 정도 등을 종합해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중 적정한 양정을 정해야 합니다. 감경 제외는 공적에 의한 한 단계 감경을 막는 장치일 뿐, 이러한 양정 판단 자체를 봉쇄하는 것은 아닙니다.
즉, 같은 강제추행이라도 행위의 태양과 경위, 피해 정도, 우발성 여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에 따라 처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변론의 핵심은 '비위가 없었다'고 무작정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되 처분이 비위에 비해 지나치게 무겁다는 점을 구체적 자료로 설득하는 데 있습니다.
양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비위의 정도와 행위 태양: 신체 접촉의 정도, 지속성, 계획성 여부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달라집니다.
고의·과실의 정도: 명백한 고의인지, 상황의 오인이나 우발적 요소가 있었는지가 참작됩니다.
평소 행실과 근무 실적: 장기간 성실한 근무와 무징계 경력은 양정 판단의 정상참작 자료가 됩니다.
피해 회복과 합의: 진지한 사과와 피해 회복, 원만한 합의는 뉘우침의 정도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형사 절차의 결과: 불기소·무혐의·벌금형 등 형사 처분의 경중이 징계 양정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 형사 대응이 징계 양정을 좌우한다
강제추행은 친고죄가 폐지되어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처벌 자체를 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합의와 피해 회복은 형사 양형에서 가장 중요한 감경 요소이고, 그 결과는 다시 징계 양정으로 이어집니다. 형사에서 불기소나 가벼운 처분을 이끌어내면, 징계 절차에서도 '비위의 정도가 중하지 않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형사 대응을 소홀히 해 실형이나 무거운 벌금형을 받으면, 징계는 물론 신분 자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강제추행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고, 취업제한이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등 부수처분이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런 부수효과는 단순히 벌금 액수만 보고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회식 자리에서의 우발적 신체 접촉으로 입건된 경우라도, 초기에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피해자와의 합의 및 피해 회복에 성실히 임했다면 불기소나 벌금형으로 마무리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결과를 징계 절차에 그대로 제출하면, 파면·해임 대신 정직 이하의 양정을 설득할 토대가 됩니다. 반대로 진술이 오락가락하거나 피해자를 자극하면 형사와 징계 양쪽에서 모두 불리해집니다.
직위해제와 당연퇴직 — 신분에 미치는 영향
강제추행 사건은 최종 징계가 나오기 전에도 신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으로 기소되면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에 따라 직위해제될 수 있고, 직위해제 기간에는 보수의 일부가 감액됩니다. 직위해제는 징계가 아니라 잠정적 인사조치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불이익으로 느껴지는 처분입니다.
더 결정적인 것은 형의 종류에 따라 별도의 징계 없이도 공무원 신분을 잃는 '당연퇴직'입니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면 당연퇴직되는데, 강제추행과 관련해 특히 주의할 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제33조 제4호): 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으면 결격사유에 해당합니다.
금고 이상 형의 선고유예(제33조 제5호): 선고유예 기간 중에는 결격사유에 해당합니다.
성폭력범죄 100만원 이상 벌금형(제33조 제6호의3): 성폭력처벌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으면 결격사유가 됩니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제33조 제6호의4):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범죄로 형이 확정되면 한층 엄격한 임용 제한을 받습니다.
이 때문에 강제추행 사건에서는 단순히 '벌금이면 괜찮다'는 식의 접근이 위험합니다. 같은 벌금형이라도 100만원을 기준으로 신분 유지 여부가 갈릴 수 있어, 형사 단계에서부터 형의 종류와 액수까지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합니다.
입건 직후 무엇부터 해야 하나 — 대응 순서
입건 사실을 알게 된 직후의 대응이 형사와 징계 양쪽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형사 절차와 징계 절차를 함께 염두에 둔 일관된 방향을 정하는 것입니다. 초기 진술이 이후 절차 전체의 기준점이 되기 때문에, 즉흥적인 해명이나 감정적인 대응은 피해야 합니다.
사실관계 정리: 일시·장소·경위를 객관적 자료와 함께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진술 방향 통일: 형사 조사와 징계 소명에서의 진술이 어긋나지 않도록 일관성을 유지합니다.
피해 회복·합의 검토: 가능하다면 진지한 사과와 피해 회복을 통해 형사·징계 양정 자료를 확보합니다.
양정 참작자료 준비: 표창, 근무성적, 무징계 경력 등 정상참작 자료를 미리 정리합니다.
징계위원회 출석 대비: 진술서와 소명자료를 준비해 처분의 과중함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특히 강제추행 사건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행위에 대한 평가가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건 초기에 방향을 잘못 잡으면 돌이키기 어려우므로, 입건 단계에서부터 형사와 징계를 아우르는 조력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파면·해임이 나왔다면 — 소청심사와 행정소송
징계위원회에서 파면이나 해임처럼 신분을 박탈하는 중징계가 결정되었더라도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처분에 불복하는 경찰공무원은 처분 사유 설명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소청심사위원회는 비위 사실 자체뿐 아니라 처분의 양정이 적정한지도 심사하므로, 처분이 비위에 비해 과중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다툴 수 있는 단계입니다.
소청에서 양정이 과중하다고 인정되면 파면이 해임으로, 해임이 정직으로 변경되는 등 처분 수위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소청에서도 구제되지 않으면, 그 결과를 다투어 법원에 징계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행정소송은 소청 결정을 거친 뒤에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30일이라는 소청 청구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국 강제추행 사건에서 '정직 이하'라는 결과는 한 번의 변론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형사 대응부터 징계위원회, 소청심사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양정 자료를 일관되게 쌓아 올린 결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제추행으로 형사에서 무혐의를 받으면 징계도 자동으로 없어지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형사와 징계는 목적과 판단 기준이 다른 별개의 절차입니다. 형사에서 증거가 부족해 무혐의가 나와도, 기관 내부 조사에서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이 인정되면 징계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다만 무혐의 결과는 징계 양정을 다투는 유리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성비위는 감경이 안 된다는데, 그럼 무조건 파면인가요?
A. 아닙니다. 감경 제외는 표창 등 공적을 이유로 한 자동 감경이 막힌다는 의미입니다. 비위의 정도, 고의 여부, 피해 회복, 형사 결과 등을 근거로 양정 자체를 다투는 것은 가능하며, 그 결과 파면·해임이 정직 이하로 조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징계를 피할 수 있나요?
A. 합의가 징계를 자동으로 면제해 주지는 않습니다. 강제추행은 친고죄가 폐지되어 합의하더라도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합의와 피해 회복은 형사 양형과 징계 양정 모두에서 중요한 정상참작 자료가 되므로, 처분 수위를 낮추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Q. 벌금형만 받으면 경찰 신분은 유지되나요?
A.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성폭력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국가공무원법 제33조의 결격사유에 해당해 당연퇴직될 수 있습니다. 같은 벌금이라도 액수에 따라 신분 유지 여부가 갈릴 수 있어, 형사 단계에서부터 신중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Q. 기소만 되어도 직위에서 배제되나요?
A. 강제추행으로 기소되면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에 따라 직위해제될 수 있습니다. 직위해제는 징계가 아닌 잠정적 인사조치이지만, 보수가 일부 감액되는 등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습니다. 무죄나 불기소로 정리되면 복직과 보수 문제를 별도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파면 처분을 받았는데 다툴 방법이 있나요?
A. 처분 사유 설명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소청심사위원회는 양정의 적정성까지 심사하므로 처분이 과중하다는 점을 다툴 수 있고, 인용되지 않으면 행정소송으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기한을 놓치면 다투기 어려워지므로 신속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경찰공무원의 강제추행 사건은 형사처벌과 징계가 동시에 진행되고, 성비위라는 이유로 공적에 의한 감경마저 제한되는 까다로운 구조에 놓입니다. 그러나 감경이 제한된다는 것이 곧 파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위의 정도와 고의 여부, 형사 절차의 결과와 피해 회복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처분은 파면·해임에서 정직 이하로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입건된 순간부터 형사와 징계를 하나의 그림으로 보고, 진술의 일관성과 양정 자료를 처음부터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 형사 단계의 결과가 징계와 신분 유지 여부까지 좌우하는 만큼, 단계마다의 선택을 신중히 설계해야 합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에서 강제추행 입건과 공무원 징계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사안의 사실관계와 진행 단계를 차분히 정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면 이른 단계에 법률 조력을 받아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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