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성범죄 혐의를 받게 되면 예전에는 당연히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021년 한 부사관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사법원법이 크게 개정되면서, 지금은 군인이 저지른 성범죄를 군사법원이 아니라 민간 법원이 수사하고 재판합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재판 장소만 바뀐 것이 아니라, 수사 주체·불복 절차·변호 전략까지 모두 달라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막상 본인이나 가족이 입건되면 어디로 출석해야 하는지, 군 징계와는 어떻게 갈리는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2년 7월부터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의 핵심과 실무 대응을 일반론으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2022년 개정 군사법원법 — 무엇이 바뀌었나
개정 군사법원법은 2022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일정한 범죄에 대해 평시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없애고, 그 사건을 민간의 경찰·검찰·법원이 맡도록 한 점입니다. 군 내부에서만 처리되던 사건을 외부의 일반 사법체계로 끌어낸 것으로, 군 사법제도 도입 이래 손꼽히는 큰 폭의 개혁으로 평가됩니다.
구체적으로 다음 세 가지 범죄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아닌 평시에는 군사법원이 아닌 일반 법원이 관할합니다. 이른바 '3대 범죄'로 불립니다.
성폭력범죄 — 군인·군무원 등이 저지른 성폭력처벌법·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의 성범죄
군인 등이 사망한 사건의 원인이 되는 범죄 — 사망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수사가 필요한 사건
군인 등이 그 신분을 취득하기 전에 저지른 범죄 — 입대 전에 범한 일반 범죄
여기에 더해 항소심을 담당하던 고등군사법원이 폐지되었습니다. 종전에는 1심 보통군사법원, 2심 고등군사법원으로 군 내부에서 두 번 재판을 받았지만, 이제 군사재판의 항소심은 민간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이 담당합니다. 군 사건이라도 상급심은 민간 판사의 판단을 받게 된 것입니다.
핵심은 '평시 3대 범죄의 민간 이관'과 '고등군사법원 폐지'입니다. 성범죄는 더 이상 군사법원에서 1심을 받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폭력범죄'는 어디까지인가
민간으로 넘어가는 성범죄의 범위는 막연한 개념이 아니라 법률에 정해진 '성폭력범죄'를 기준으로 합니다. 일반적으로 성폭력처벌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죄가 이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군 복무 중 발생한 사건이라도 아래와 같은 혐의라면 민간 수사기관이 수사하고 민간 법원이 재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 및 준강간·준강제추행
카메라등이용촬영죄(불법촬영) 와 촬영물 반포 등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및 성착취물 소지·제작 등
주의할 점은 군 내부 질서를 규율하는 군형법에도 별도의 성 관련 처벌 규정이 있어, 어떤 조항으로 의율되느냐에 따라 관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선 부대에서 발생한 사건이 성폭력처벌법상 강제추행으로 입건되면 민간 절차로 진행되지만, 사안에 따라 군형법상 규정이 함께 문제 되는 경우에는 관할에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입건 초기에 어떤 죄명으로, 어느 기관에서 수사가 시작되는지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첫 단추입니다.
수사·재판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3대 범죄에 해당하면 군사경찰·군검찰이 아니라 민간 경찰이 수사를 개시하고 검찰이 기소합니다. 일반 형사사건과 동일하게 경찰 조사, 검찰 송치, 기소 또는 불기소 결정의 흐름을 따르게 됩니다. 군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절차가 따로 마련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인과 같은 형사 절차에 놓인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재판도 마찬가지입니다. 1심부터 주소지나 범죄지 관할의 일반 지방법원에서 진행되고, 항소하면 서울고등법원, 상고하면 대법원으로 이어집니다. 군사법원 특유의 심판관 제도나 관할관 확인조치(형을 감경해 주던 제도) 같은 군 내부 절차의 영향에서 벗어나 일반 양형 기준에 따라 판단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모든 군 사건이 민간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3대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군 내부 범죄(예: 항명, 군무이탈, 상관모욕 등)는 여전히 군사법원이 관할합니다. 따라서 한 사람에게 성범죄 혐의와 별도의 군 내부 범죄 혐의가 함께 있는 경우, 사건이 민간과 군으로 나뉘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형사처벌과 군 징계는 별개로 진행된다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민간 법원에서 형사재판을 받는 것과, 소속 부대에서 군 징계를 받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절차입니다. 형사사건에서 불기소되거나 무죄가 나오더라도, 군은 별도로 비위 사실을 인정해 징계할 수 있습니다. 형사 책임은 '범죄가 성립하는가'를, 징계는 '군인으로서 품위와 의무를 지켰는가'를 따지기 때문입니다.
군인사법상 징계의 종류도 일반직 공무원과 차이가 있습니다. 장교·부사관 등 간부에 대해서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근신, 견책이 있고, 병(兵)에 대해서는 강등, 군기교육, 감봉, 휴가단축, 근신, 견책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과거 병에 대한 '영창' 제도는 신체의 자유를 제한해 영장주의에 어긋난다는 비판 끝에 2020년 8월 폐지되었고, 현재는 군기교육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군인은 처분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차상급 부대 또는 기관의 장에게 항고할 수 있고, 항고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처분이 취소·감경될 수 있습니다. 형사 절차와 징계 절차가 동시에 굴러가는 만큼, 양쪽을 함께 보면서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형사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도 징계는 그대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형사와 징계는 반드시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군인 성범죄로 입건되면 — 초기 대응의 핵심
성범죄 사건은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특히 민간 절차로 전환되면서 군 내부에서 적당히 정리되리라는 기대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의 진술 하나하나가 이후 검찰·법원 판단의 토대가 되므로, 조사 출석 전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군인은 형사처벌 외에도 신분상 불이익이 큽니다. 중한 징계가 내려지면 현역 복무 부적합 심사, 진급 누락, 전역, 연금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사 변호와 별도로, 징계 단계에서 비위의 경위·반성·피해회복 등 유리한 정상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합의)이 가능한 사안이라면 그 시점과 방식도 중요합니다. 다만 무리한 접촉은 오히려 2차 가해나 보복 우려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연락 방법과 시점은 반드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혐의를 다투는 사안인지, 인정하고 양형에 집중할 사안인지에 따라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사안의 성격을 먼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군대에서 성범죄를 저지르면 군사재판을 받나요?
A. 평시에는 군사법원이 아니라 민간 법원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2022년 7월 1일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라 군인 등의 성폭력범죄는 일반 경찰·검찰이 수사하고 일반 법원이 재판합니다. 다만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에는 예외가 적용됩니다.
Q. 전역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성범죄 형사책임은 군 신분과 무관하게 그대로 남아 민간 절차로 수사·재판이 진행됩니다. 오히려 군 신분을 벗는다고 해서 사건이 종결되는 것이 아니며,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는 한 처벌 대상이 됩니다.
Q. 형사에서 무혐의·무죄가 나오면 군 징계도 면제되나요?
A. 별개입니다. 형사 결과와 무관하게 군은 비위 사실이 인정되면 독자적으로 징계할 수 있습니다. 형사는 범죄 성립 여부를, 징계는 군인의 품위·의무 위반 여부를 따지기 때문에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입대 전에 저지른 범죄도 군사법원에서 재판하나요?
A. 아닙니다. 군인이 그 신분을 취득하기 전에 저지른 범죄 역시 개정법상 평시 군사법원 관할에서 제외되어 민간 법원이 담당합니다. 복무 중 그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일반 형사 절차로 진행됩니다.
Q. 징계가 부당하면 어떻게 다투나요?
A. 군인은 처분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차상급 부대·기관의 장에게 항고할 수 있습니다. 항고심사위원회 심사를 통해 처분이 취소되거나 감경될 수 있으며, 이후 행정소송으로 다투는 것도 가능합니다.
Q. 군형법상 추행죄도 민간 법원이 재판하나요?
A. 성폭력처벌법·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의 성폭력범죄는 민간 관할이 원칙입니다. 다만 군형법에 별도로 규정된 일부 성 관련 범죄는 의율되는 조항에 따라 관할에 다툼이 있을 수 있어, 입건된 죄명과 수사 기관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맺음말
정리하면, 군인 등이 저지른 성폭력범죄는 2022년 7월 1일부터 평시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 법원에서 수사·재판을 받습니다. 군인 사망사건의 원인 범죄, 입대 전 범죄도 마찬가지로 민간으로 이관되었고, 항소심 또한 서울고등법원이 담당합니다. 군사법제도가 일반 형사절차에 한층 가까워진 만큼, 군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건이 처리되리라는 막연한 기대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형사 절차와 군 징계 절차는 별개로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형사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도 중한 징계로 전역·연금상 불이익을 입을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두 절차를 함께 보며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군인 성범죄 사건은 죄명과 관할, 형사와 징계가 얽혀 있어 초기 판단이 특히 중요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비슷한 상황에 놓이셨다면, 혼자 고민하기보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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