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 층간소음 항의하던 내가 스토킹 범죄자?
스토킹 : 층간소음 항의하던 내가 스토킹 범죄자?
법률가이드
고소/소송절차수사/체포/구속형사일반/기타범죄

스토킹 층간소음 항의하던 내가 스토킹 범죄자? 

임현수 변호사

도대체 어디까지가 '정당한 항의'고, 어디서부터가 '스토킹'일까?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분들의 답답한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 감정이 앞서 무작정 위층으로 올라가는 순간, 억울하게도 법의 칼날은 소음을 유발한 쪽이 아닌 문을 두드린 당신을 향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이웃 간에 감내해야 할 '정당한 항의'고, 어디서부터가 범죄인 '스토킹'일까요? 법원이 유무죄를 가르는 명확한 경계선을 최신 판례와 현행법에 비추어 정확히 짚어드리겠습니다.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두 가지 행동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의 4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할 것 : 상대방의 명시적, 묵시적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접촉하는 행위

② 정당한 이유가 없을 것 :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행위(목적, 시간대, 수단 등 종합 고려)

③ 불안감·공포심을 일으킬 것 : 피해자의 주관적 기분이 아닌, 객관적·일반적으로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한 정도

④ 지속성 또는 반복성 : 단발성 행위는 제외되며, 시간적·장소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된 일련의 행위

법원은 고소인의 주관적인 기분만으로 유죄를 선고하지 않습니다. 진짜 기준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을 넘었는가'입니다.

1. 층간소음 항의는 '정당한 이유'가 아닌가요?

많은 분이 "위에서 시끄럽게 하니까 올라간 것인데, 왜 정당한 이유가 없냐"며 분통을 터뜨리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소음 피해를 확인하기 위한 항의 자체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① 항의 횟수가 적고, ② 관리사무소 등 공식 채널을 먼저 시도했으며, ③ 피해자를 직접 만나 소음 원인을 확인하려는 목적이 인정된 경우 스토킹 무죄가 선고된 사례가 상당수 존재합니다.

하지만 목적이 정당하다고 수단까지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 찾아가 문을 부술 듯 쾅쾅 두드리거나 수십 분간 초인종을 누르는 등 행위의 태양, 시간대, 횟수가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정당한 이유 없는 괴롭힘'으로 유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2. 싫다는데도 찾아가면 무조건 스토킹일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바로 '지속성''반복성'입니다. 단순히 찾아간 횟수가 두세 번이라고 해서 무조건 스토킹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특정 행위가 2회 이상 이루어졌더라도, 각 행위 사이에 '시간적 근접성',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 등 밀접한 관계가 있어야 전체적인 반복 행위로 인정합니다.

실제로 두 달 반의 간격을 두고 2회 접근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행위 간의 시간적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복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6도2108 판결]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는 “‘스토킹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라고 정하였고, 같은 조 제2호는 “‘스토킹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정하였으므로, ‘스토킹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스토킹행위’의 지속 또는 반복을 필수적인 요건으로 한다. 이때 ‘지속적’이란 특정한 행위가 1회만 이루어진 경우에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그 자체로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를, ‘반복적’이란 특정한 행위가 2회 이상 이루어진 경우로 각 행위 상호 간에 시간적 근접성과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 등이 인정되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전체적으로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특정한 행위가 그와 같이 평가될 수 없는 짧은 시간의 단속적인 행위에 그치거나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여러 번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각 행위의 구체적 내용 및 정도에 따라 별개의 범죄로 처벌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 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피고인이 승합차를 운행하던 중 우연히 피해자가 운전하는 차량을 발견하고 약 3km의 거리를 약 10분간 따라다녔고 약 2개월 반가량 지난 후 승합차 조수석에 타고 가던 중 피해자를 발견하고 불법유턴으로 차량의 방향을 돌려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로 피해자의 모습 등을 촬영하는 방법으로 접근하여 피해자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키는 스토킹행위를 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스토킹범죄의 구성요건 중 ‘지속성’과 ‘반복성’에 관한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따라서 소음 발생 직후 1~2회 정중히 찾아가는 것은 이웃 간의 용인될 수 있는 대화 시도일 수 있으나, "관리실을 통하라"는 명확한 거절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집 앞을 서성이거나 문을 강하게 두드리는 행위가 '밀접하게'​ 누적되면 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3. 홧김에 천장을 치거나 쪽지를 붙인 것도 문제가 되나요?

어쩌다 한 번 올라가 항의하거나 메모를 남긴 단발성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위층에서 소리가 날 때마다 보복성으로 천장을 도구로 치는 행위(벽치기)를 며칠, 혹은 몇 주간 지속하거나, 일주일이 멀다 하고 주기적으로 위층 문 앞에 경고성 쪽지를 붙여두는 것처럼 행위가 누적되어 '지속성과 반복성'을 띠는 순간 법원은 이를 범죄로 판결할 수 있습니다.


만약 층간소음 항의로 스토킹 고소를 당했다면?

스토킹처벌법은 2023. 7. 11. 법 개정으로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폐지되었습니다. 즉, 상대방과 뒤늦게 합의하여 상대방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더라도 수사와 재판은 계속되며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초기 대응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1. '정보공개청구'로 고소장부터 확보하세요.

경찰 연락을 받았다고 덜컥 조사부터 받으러 가면 안 됩니다. 인터넷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상대방의 고소장을 청구하여, 상대가 내 어떤 행동을 어떻게 부풀려 문제 삼았는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경찰에게 조사 일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후, 인터넷 '정보공개포털'에서 고소장부터 확보하세요. 상대의 주장을 눈으로 먼저 확인해야 정확한 방어 계획이 나옵니다.

2. '보복성 괴롭힘'이 아닌 '정당한 항의'였음을 입증할 증거를 모으세요.

내가 악의적으로 위층을 괴롭힌 게 아니라, 소음 피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올라갔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소음 녹음 파일, 데시벨 측정 자료, 날짜별 소음 일지, 관리사무소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중재 요청 내역 등을 모으세요. "나는 보복 목적이 아니라 공식적 해결 노력을 다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3. 경찰 조사에서 '홧김에 그랬다'는 말은 금물입니다.

"일부러 들으라고 천장 좀 쳤다"는 말은 내 입으로 범죄의 고의성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소음 원인을 확인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던 불가피한 시도였다"는 일관된 논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미 불리한 진술로 조서가 작성된 뒤에는 이를 뒤집기 매우 어렵습니다.


변호사의 한마디

"내가 피해자인데 왜 가해자 취급을 받아야 하나요?" 그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깊이 이해합니다. 층간소음 분쟁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는 예민한 사안입니다.

특히 층간소음 스토킹 사건은 첫 경찰 조사에서 뱉은 말 한마디가 유죄의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으셨다면 절대 혼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마시고, 첫 조사 전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안전한 방어선을 구축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온전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명쾌한 돌파구를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임현수 변호사 블로그 : [IF 스토리] "윗집 문 몇 번 두드렸을 뿐.. : 네이버블로그 참조]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임현수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05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