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빌려준 것뿐인데 왜 제가 처벌받나요?" 지인의 부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이나 연계 통장을 빌려주었다가, 그 계정이 보이스피싱이나 자금세탁에 이용되어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단순한 호의로 시작한 일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어, 관련 법리를 정확히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 법리와 2026 현행 법조문】
거래소 계정·통장 명의대여는 여러 법률에 동시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제6조 제3항에서 접근매체(통장, 카드, 비밀번호, 인증수단 등)의 양도·대여·보관·전달·유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제49조에서 위반 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가를 수수·요구·약속하고 접근매체를 대여하거나 이를 알선한 경우에는 가중되어 처벌되며, 단순 양도·대여라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또한 빌려준 계좌·계정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쓰였다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의 방조(형법 제32조)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그 계좌로 범죄수익이 오가는 과정에 관여하였다면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의 경우에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상 실명확인 의무 회피 등이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형사책임과 별개로,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해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미필적 고의라는 쟁점】
명의대여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고의'입니다. "범죄에 쓰일 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법원은 '혹시 범죄에 이용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도 용인하였다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대가, 모르는 사람의 갑작스러운 요청, 여러 개의 통장·계정을 한꺼번에 넘기는 정황, 정상적인 거래 관계로 보기 어려운 자금 흐름 등이 그 근거로 작용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본인 역시 투자·구직·중고거래 등을 가장한 기망에 속아 계정을 넘긴 사정이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된다면 고의가 부정되거나 책임이 가벼워질 여지가 있어, 이 지점을 어떻게 소명하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피해 회복과 계좌 지급정지】
본인의 계정이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거래 은행이나 거래소, 경찰(112)에 즉시 알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른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적극적으로 피해 회복에 협조한 사정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급정지가 이루어지면 해당 계좌가 전자금융거래 제한 대상이 되어 일정 기간 거래가 제약될 수 있으므로, 본인이 정상적으로 사용하던 계좌라면 이의제기·해제 절차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단계별 대응 방법】
수사 초기 단계의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우선 계정·통장을 넘기게 된 경위와 상대방과의 관계, 대화 내역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 역시 기망당한 피해자의 지위에 있는지(정상적인 거래로 오인한 사정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술에 앞서 사실관계와 법리를 정리하여, 불필요하게 고의나 가담이 추단될 진술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화 기록을 임의로 삭제하면 오히려 불리한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증거는 원형 그대로 보존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무엇보다 대가의 유무를 떠나 본인 명의의 거래소 계정·통장을 타인에게 넘기는 행위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으셨다면 진술에 앞서 민상빈 변호사 및 전담팀과 같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대응 방향을 정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며 특정한 법적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정식 법률자문을 대체하지 않으므로, 정확한 판단은 관련 자료를 검토한 변호사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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