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 피해 가운데 상당수는 낯선 영업 전화가 아니라 가까운 사람의 권유에서 시작됩니다. 오랜 친구, 모임 지인, 심지어 가족이 "좋은 투자처가 있다"며 소개하면 경계심은 자연히 풀립니다. 그렇게 돈을 넣었다가 피해가 드러나면, 손해 그 자체보다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라는 관계의 무게가 더 큰 고민으로 다가옵니다. 이 글은 소개한 가족·지인도 법적 책임을 지는지, 그리고 책임 추궁과 별개로 잃은 투자금은 어떻게 회수하는지 두 축으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가장 가슴 아픈 사기 — 믿을 만한 사람의 권유였기에 더 위험하다
기획부동산은 신뢰를 파고듭니다. 평소 믿음이 두꺼운 사람이 권할수록 계약서를 꼼꼼히 보지 않게 되고, 의심스러운 점도 "설마 저 사람이"라는 생각에 묻히기 쉽습니다. 낯선 영업사원의 말은 걸러 듣던 사람도, 가족이나 오랜 지인의 권유 앞에서는 방어막을 내려놓게 됩니다.
문제는 피해가 드러난 뒤입니다. 돈을 잃은 것도 억울한데, 그 권유가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왔다는 사실이 회복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책임을 묻자니 관계가 끊기고, 묻지 않자니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딜레마에 놓입니다.
핵심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소개한 그 사람도 책임을 지는가, 그리고 책임 추궁과 별개로 잃은 돈은 어떻게 되찾는가.
예컨대 직장 선배가 "회사가 곧 개발될 땅을 지분으로 싸게 준다"고 권해 5천만 원을 넣었는데 알고 보니 개발 가능성이 없는 맹지였다면, 결론은 그 선배가 같은 땅을 산 또 다른 피해자인지 아니면 소개 대가를 받은 영업자인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래에서 그 경계를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소개자도 책임지나 ① — 단순한 호의의 권유라면 원칙적으로 책임이 없다
먼저 분명히 할 점은, 누군가에게 투자를 권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법적 책임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손해배상 책임은 고의나 과실로 위법하게 타인에게 손해를 가했을 때 발생하는데(민법 제750조), 자신도 좋은 기회라 믿고 선의로 정보를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면 위법한 가해 행위로 보기 어렵습니다.
즉 소개자가 그 토지가 사기 매물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았으며, 단지 자신이 믿은 정보를 호의로 전달한 것이라면, 그 사람 역시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에 가깝습니다. 권유한 사람 본인도 같은 땅을 사서 똑같이 손해를 입은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개자에게 손해를 떠넘기려는 청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선의로, 대가 없이, 모르고 권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피해자일 뿐 책임 주체가 아닙니다.
다만 현실의 기획부동산은 이 "선의의 단순 소개"와 "책임 있는 가담" 사이의 경계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경계가 어디인지가 결국 책임 여부를 가릅니다.
소개자도 책임지나 ② — 책임이 생기는 경계: 기망 가담·소개 수수료·방조
소개자의 책임은 그가 사기 구조에 얼마나 발을 담갔는가에서 갈립니다. 단순 전달을 넘어 적극적으로 거짓 정보를 보태거나, 소개의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거나, 사기인 줄 알면서도 권유를 이어갔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민법 제760조는 공동의 불법행위를 한 사람들의 연대 책임을 규정하면서, 제3항에서 교사자와 방조자도 공동행위자로 본다고 명시합니다.
실제로 법원은 통상적인 권유의 수준을 넘어 거짓을 보태거나 그 기망으로 이익을 얻은 사람에게는, 직접 가담이 아니더라도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오랜 신뢰 관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매수를 권하고 그 과정에서 대가를 받았다면, "단순 소개"라는 항변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거짓을 보탰거나, 대가를 받았거나, 알면서 권했다면 — 소개자도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소개 대가로 수수료·리베이트·인센티브를 받은 경우
개발 호재나 시세에 관해 허위 정보를 직접 보태 설명한 경우
사기성을 알았거나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음에도 반복적으로 권유한 경우
회사의 영업 조직에 속해 실적에 따라 보상을 받는 지위였던 경우
따라서 소개자의 책임을 따질 때는 그가 돈을 받았는지,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어떤 말을 보탰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소개 수수료 입금 내역, 권유 당시의 대화 기록, 그가 영업 조직의 일원이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면 책임 추궁의 근거가 됩니다.
그 지인도 피해자일 때 — 하위 소개 구조의 함정
기획부동산은 흔히 다단계식 소개 구조를 활용합니다. 먼저 산 사람에게 "지인을 데려오면 보상을 주겠다"고 유인해, 피해자가 다시 가족이나 친구를 끌어들이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에서 소개자는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라는 이중의 위치에 서게 됩니다.
이때 법적 책임은 그 소개자가 받은 보상과 인식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지 자신의 손해를 만회하려 무심코 권한 또 다른 피해자라면 책임을 묻기 어렵지만, 조직적 보상 체계에 편입되어 실적을 위해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면 방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같은 "소개"라도 그 실질이 전혀 다른 셈입니다.
다단계 소개 구조에서는 "그 사람도 당했다"는 사실과 "그 사람도 책임이 있다"는 판단이 양립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관계를 고려해 소개자에 대한 청구를 보류하더라도 그와 별개로 회사와 실제 운영자에 대한 회수는 그대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소개자 책임 문제와 투자금 회수를 분리해서 판단하는 것이 감정적 소모를 줄이는 길입니다.
결국 핵심은 본범 — 소개자보다 회사와 실운영자를 겨냥하라
소개자에게만 매달리는 것은 회수의 본령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피해 금액은 기획부동산 회사와 그 실제 운영자에게 흘러갔기 때문입니다. 소개자가 받은 수수료는 피해액의 일부에 불과한 경우가 많고, 소개자 역시 무자력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수 전략의 중심은 토지를 매도한 회사, 그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한 운영자, 기망에 가담한 임직원에게 두어야 합니다. 회사에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이나 매매대금 반환 청구를 본안으로 삼고, 소개자에 대한 청구는 그가 명백히 가담하고 이익을 얻은 경우에 한해 더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잃은 돈의 대부분은 회사와 실운영자에게 있습니다. 회수의 무게중심도 그곳에 두어야 합니다.
특히 매매 자체가 사기에 의한 것이라면, 사기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고 낸 돈의 반환을 구하는 길이 열립니다. 개발 가능성이 없는 땅을 개발 예정지로 속여 시세의 몇 배에 팔았다면, 등기가 이미 넘어왔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고 이는 민사상 반환 청구의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회수 절차 — 사기죄 형사고소와 민사 반환청구의 병행
기획부동산 사기는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피해(이득) 금액이 5억 원 이상으로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됩니다. 형사 고소는 그 자체로 압박이 될 뿐 아니라, 수사기관이 확보한 계좌 추적 자료와 관련자 진술이 민사 소송의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다만 형사 처벌이 곧 돈의 회수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반환은 민사 절차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사기를 이유로 한 계약 취소와 매매대금 반환 또는 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본안 판결 전에 상대의 재산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부동산·예금에 가압류를 걸어 두는 것이 회수의 실효성을 좌우합니다.
형사는 압박과 증거 확보, 민사는 실제 회수 — 두 절차는 함께 갈 때 효과가 큽니다.
청구에는 기한이 있습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행위일로부터 10년의 시효가 있고(민법 제766조), 상대가 재산을 가족 등에게 빼돌렸다면 사해행위취소로 되돌릴 수 있으나 이는 취소 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5년의 제척기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민법 제406조). 시간이 지날수록 회수는 어려워지므로 빠른 대응이 중요합니다.
왜 되팔 수도 없나 — 공유지분 쪼개기의 함정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산 기획부동산은 상당수가 공유지분 형태입니다. 하나의 큰 필지를 수십, 수백 명에게 지분으로 쪼개 파는 방식인데, 이 구조 자체가 손해를 고착시킵니다. 땅 전체를 팔거나 개발하려면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데, 얼굴도 모르는 수백 명의 동의를 모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지분 보유자는 팔 수도, 개발할 수도 없는 땅에 돈이 묶입니다. "그래도 땅은 내 명의로 있으니 괜찮다"는 위안은 위험합니다. 환가가 사실상 막힌 지분의 시장 가치는 매수가에 크게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등기부에 내 이름이 있다는 사실이 손해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팔 수 없는 지분은 묶인 돈입니다.
따라서 "일단 등기는 받았으니 기다려 보자"는 태도보다, 매매 경위에 기망이 있었는지를 점검하고 취소·반환과 책임 추궁의 가능성을 빠르게 따져 보는 편이 낫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가 사라지고 시효가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좋은 마음으로 권유한 친구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친구가 사기인 줄 모르고 대가 없이 선의로 권한 것이라면, 권유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그 친구 역시 같은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다만 거짓 정보를 직접 보탰거나 소개 대가를 받았다면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소개해 준 사람이 회사에서 수수료를 받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소개 대가를 받았다는 사정은 책임을 인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단순한 호의를 넘어 회사의 영업 구조에 편입되어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수료 입금 내역과 권유 당시의 대화 기록을 확보해 두면 책임 추궁에 도움이 됩니다.
Q. 가족이 권유했는데 관계 때문에 소송이 망설여집니다.
A. 소개자에 대한 책임 추궁과 투자금 회수는 분리해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청구를 보류하더라도, 회사와 실제 운영자를 상대로 한 회수는 그대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과 실제 회수를 떼어 놓고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 이미 등기를 받았는데도 사기가 되나요?
A. 됩니다. 개발 가능성이 없는 땅을 개발 예정지로 속여 시세의 몇 배로 팔았다면, 등기가 완료되었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등기 이전은 거래가 형식적으로 끝났다는 의미일 뿐, 기망에 의한 계약이라는 본질을 바꾸지 않습니다.
Q. 공유지분으로 산 땅, 그냥 가지고 있으면 안 되나요?
A. 공유지분은 공유자 전원의 동의 없이는 처분이나 개발이 어려워 사실상 돈이 묶이는 결과가 됩니다. 막연히 보유하며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매매 과정에 기망이 있었는지 점검해 취소·반환 가능성을 빠르게 따져 보는 편이 낫습니다. 시효와 증거 보전을 고려하면 대응은 빠를수록 유리합니다.
Q. 친구도 피해자인데 같이 회사를 상대로 대응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같은 회사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함께 증거를 모으고 공동으로 대응하면 회사의 기망 구조를 입증하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다른 피해자들의 동일한 진술은 사기 성립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맺음말
가족이나 지인의 권유로 시작된 기획부동산 피해는 손해 그 자체보다 관계의 무게 때문에 더 풀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법적으로 보면 두 가지 질문은 분명히 나뉩니다. 소개한 사람의 책임은 그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받고, 무엇을 보탰는지에 따라 갈리며, 투자금 회수는 소개자와 별개로 회사와 실운영자를 겨냥해야 합니다.
선의의 단순 소개라면 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어렵지만, 기망에 가담하거나 대가를 받았다면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따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핵심은 빠른 증거 확보와 시효 관리이며, 공유지분처럼 환가가 막힌 구조라면 더욱 서둘러 대응 방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계와 손해가 얽혀 혼자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일수록, 사실관계를 정리해 가능한 책임과 회수의 길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원·경기 남부를 비롯해 같은 고민을 안고 계신 분이라면, 증거가 남아 있을 때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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