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 사기를 당한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법 중 하나가 "다 같이 모여서 집단소송을 하자"는 것입니다. 같은 회사에 같은 수법으로 당한 피해자가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법에는 미국식 <집단소송(class action)>이 일반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아, 막상 함께 소송을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해지기 쉽습니다. 이 글에서는 기획부동산 피해자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공동소송과 선정당사자 제도가 무엇인지, 함께 대응하면 어떤 점이 유리하고 어떤 한계가 있는지, 그리고 피해자 모임을 어떻게 꾸려 비용을 나누고 민형사를 병행하는지까지 차근차근 짚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기획부동산 피해, 진짜 '집단소송'은 가능할까 — 우리 법의 현실
흔히 '집단소송'이라고 하면 피해자 한 명이 대표로 이기면 나머지 피해자 전원에게 그 효력이 미치는 미국식 제도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현행 우리 법에는 이러한 일반적 의미의 집단소송 제도가 없습니다. 집단소송을 정면으로 규정한 법률은 증권관련 집단소송법뿐이고, 이는 분식회계나 시세조종 같은 증권 분야 피해에만 적용됩니다. 즉 토지를 미끼로 한 기획부동산 사기에는 이 법을 끌어다 쓸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피해자들이 함께 대응할 길이 막힌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민사소송법은 여러 피해자가 하나의 사건으로 묶여 소송할 수 있는 공동소송과, 그중 일부를 대표로 내세우는 선정당사자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부르는 '기획부동산 집단소송'은 법률 용어로는 대부분 이 공동소송 또는 선정당사자 방식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집단소송이 안 된다'가 아니라, '집단소송이라는 이름 대신 공동소송으로 함께 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기획부동산 피해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의 대상이 아니므로, 실제로는 공동소송이나 선정당사자 제도를 통해 여러 피해자가 함께 소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공동소송과 선정당사자 — 함께 소송하는 두 가지 방법
함께 소송한다고 할 때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는 두 가지 틀이 공동소송과 선정당사자입니다. 두 제도는 '여러 사람이 하나의 소송에서 다툰다'는 점은 같지만, 누가 법정에 서고 누구의 이름으로 소장이 들어가는지가 다릅니다. 어떤 방식이 맞는지는 피해자 수와 사건의 동질성에 따라 갈립니다.
공동소송(민사소송법 제65조) — 권리·의무가 공통되거나 같은 원인에서 생긴 경우, 여러 피해자가 한 소장에 공동원고로 이름을 올려 함께 소송하는 방식입니다. 각자가 당사자이므로 자기 청구 금액과 개별 사정을 그대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선정당사자(민사소송법 제53조) — 공동의 이해관계를 가진 피해자들이 그중 한두 명을 '선정당사자'로 뽑아 그 사람만 법정에 서게 하는 방식입니다. 원고 수가 수십·수백 명으로 많을 때 서류와 절차를 크게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회사로부터 같은 임야의 지분을 쪼개 산 피해자 80명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80명이 모두 공동원고로 들어가면 소장과 위임 관계가 방대해지므로, 이때는 대표 2~3명을 선정당사자로 정해 진행하는 편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가 5~6명 정도로 적고 각자 계약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면, 공동소송으로 각자의 청구를 분명히 드러내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함께 소송하면 무엇이 유리한가 — 공동대응의 실익
피해자들이 흩어져 각자 소송하기보다 함께 대응할 때 생기는 이점은 분명합니다. 단순히 '같이 하니 든든하다'는 심리적 효과를 넘어, 비용과 입증 양쪽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납니다. 특히 기획부동산은 동일한 수법이 반복되는 구조라, 한 명의 자료가 다른 모두에게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용 절감 — 변호사 착수금과 인지대·송달료 같은 소송 비용을 여러 명이 나눠 부담하므로 1인당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증거의 공유와 시너지 — 한 피해자가 녹음한 영업 멘트와 다른 피해자가 받은 허위 개발 자료가 합쳐지면 회사의 기망행위를 입증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협상력 강화 — 청구 금액 총액이 커지고 피해자가 많을수록 상대방을 압박하는 힘이 커져, 합의나 일부 변제를 끌어내기 유리합니다.
정보 비대칭 해소 — 회사의 다른 사기 정황이나 폐업·자산 은닉 움직임 등을 피해자들이 서로 공유하며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체감되는 것은 입증의 시너지입니다. 사기죄나 사기 취소를 다투려면 '회사가 처음부터 속였다'는 점을 보여야 하는데, 피해자 한 명의 경험만으로는 '우연한 투자 실패'로 보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수십 명이 똑같은 거짓 설명을 들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그 자체가 조직적 기망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이 됩니다.
그래도 따로가 나을 때 — 공동소송의 한계
함께 하는 것이 늘 정답은 아닙니다. 피해자마다 계약 시점, 매수한 토지, 지급한 금액, 들었던 설명이 제각각이면 하나의 소송에 묶었을 때 오히려 쟁점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재판부 입장에서 사안이 복잡해지면 심리가 길어지고, 일부 피해자에게 유리한 사정이 다른 피해자 때문에 묻히기도 합니다.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점도 현실적인 부담입니다. 합의를 받아들일지, 항소할지 같은 중요한 선택에서 피해자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면 진행이 더뎌질 수 있습니다. 또한 회수할 재산이 한정되어 있을 때는 먼저 가압류를 걸어 둔 피해자가 사실상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어, '빠른 개별 대응'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어떤 피해자는 계약 직후 곧바로 취소를 통보했고 다른 피해자는 몇 년이 지나 뒤늦게 문제를 알았다면, 소멸시효나 취소권 행사 기간에서 두 사람의 처지가 전혀 다릅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정이 비슷한 사람끼리 그룹을 나눠 소송하거나, 핵심 쟁점이 다른 피해자는 개별 소송으로 가는 전략도 고려됩니다. 결국 '무조건 다 함께'가 아니라 '비슷한 사람끼리 묶는' 설계가 중요합니다.
피해자 모임은 어떻게 꾸리나 — 조직과 비용 분담
공동대응의 출발은 흩어진 피해자를 한자리에 모으는 일입니다. 보통은 같은 회사 피해자들이 온라인 카페나 단체 대화방으로 모이고, 그 안에서 자료를 모으며 대응 방향을 정합니다. 이 단계가 무질서하게 흘러가면 정작 소송으로 이어지지 못하므로, 초기에 역할과 비용 구조를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간사 선정 — 연락과 자료 취합을 맡을 대표를 정합니다. 선정당사자 방식으로 갈 경우 이 사람이 법정 당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자료의 표준화 — 계약서, 입금 내역, 영업 녹취, 광고·홍보 자료를 피해자별로 같은 양식에 정리하면 변호사 검토와 입증이 빨라집니다.
변호사 공동선임과 위임 — 한 변호사(또는 로펌)에게 공동으로 위임하면 전략이 일관되고 비용도 절감됩니다. 각자 위임장과 소송위임 약정서를 작성합니다.
비용 분담 기준 — 착수금은 인원수로 나누거나 피해 금액 비율로 나누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인지대·송달료 같은 실비와 성공보수 기준도 처음에 글로 정해 둡니다.
비용 분담은 나중에 갈등이 가장 많이 생기는 지점이므로, 누가 얼마를 언제 내고 정산은 어떻게 하는지 문서로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 피해 금액 차이가 큰 경우에는 균등 분담이 불공평하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금액 비율 분담을 함께 검토하는 편이 분쟁을 줄입니다.
민사와 형사를 함께 — 고소와 소송 병행 전략
기획부동산 피해 회복은 민사와 형사를 함께 움직일 때 효과가 큽니다. 민사는 투자금을 돌려받는 절차이고, 형사는 가해자를 처벌하고 압박하는 절차입니다. 두 절차는 별개지만, 형사 고소로 확보된 진술과 압수 자료가 민사 입증에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적으로 기획부동산 사기는 형법 제347조 사기죄로 의율되며,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피해 규모가 커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어 형이 가중되는데,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됩니다. 피해자가 많은 기획부동산 사건은 합산 피해액이 커서 특경법이 적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민사적으로는 사기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민법 제110조)하고 낸 돈의 반환을 구하거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민법 제750조)·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형사 고소로 수사기관이 확보한 증거를 활용하면서, 동시에 회사와 대표·임원 개인의 재산에 가압류를 걸어 회수 가능성을 확보하는 흐름이 자주 쓰입니다.
형사 고소로 기망행위의 증거를 확보하고, 민사에서 가압류로 재산을 묶은 뒤 반환·배상을 구하는 민형사 병행이 회수의 핵심 전략입니다.
회수 가능성을 좌우하는 것 — 재산 보전과 시효
아무리 소송에서 이겨도 상대방에게 집행할 재산이 없으면 실제 회수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기획부동산 업체는 피해가 드러나기 시작하면 법인 명의 재산을 빼돌리거나 폐업·잠적하는 경우가 많아, 가압류 같은 보전처분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가 회수를 좌우합니다. 피해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움직이면 회사와 대표·임원의 재산을 추적해 신속히 가압류하기에 유리합니다.
기간 관리도 중요합니다. 사기를 이유로 한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하고(민법 제146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민법 제766조). 시점이 피해자마다 달라 누군가는 시효가 임박했을 수 있으므로, 모임 초기에 각자의 계약·인지 시점을 정리해 급한 사람부터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갑자기 사무실을 닫고 연락을 끊었다면, 소송 결과를 기다리기 전에 곧바로 대표 개인의 부동산·예금에 대한 가압류부터 검토해야 합니다. 함께 모은 자료로 자산을 빠르게 특정할수록 빈손 판결을 피하고 실제로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가 몇 명 이상이어야 함께 소송할 수 있나요?
A. 정해진 최소 인원은 없습니다. 둘 이상이면 공동소송이 가능하고, 권리·의무가 공통되거나 같은 원인에서 생겼다면 인원과 무관하게 함께 묶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인원이 수십 명 이상으로 많으면 절차 간소화를 위해 선정당사자 방식을 함께 검토합니다.
Q. 다른 피해자와 계약 시기·금액이 다른데 함께 소송해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같은 회사의 같은 수법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면 공동소송으로 묶을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 시점이나 피해를 인지한 시점이 크게 다르면 시효·취소권 행사 기간에서 처지가 달라질 수 있어, 사정이 비슷한 사람끼리 그룹을 나누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Q. 공동소송이면 변호사 비용은 어떻게 나누나요?
A. 인원수로 균등하게 나누거나 피해 금액 비율로 나누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착수금뿐 아니라 인지대·송달료 같은 실비와 성공보수 기준까지 처음에 글로 정해 두면 나중의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Q. 한 명이라도 패소하면 모두 같이 지는 건가요?
A. 공동소송에서는 원칙적으로 각자의 청구를 따로 판단하므로, 한 사람의 사정 때문에 다른 사람까지 자동으로 패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회사의 기망 여부 같은 공통된 핵심 쟁점에 대한 판단은 사실상 전체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Q.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 중 무엇을 먼저 해야 하나요?
A. 정답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실무에서는 형사 고소로 증거를 확보하면서 동시에 민사 가압류로 재산을 묶는 병행 전략을 자주 씁니다. 재산 은닉이나 폐업 우려가 크다면 가압류 같은 보전처분을 먼저 서두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회사가 이미 폐업했는데 함께 소송하면 돈을 받을 수 있나요?
A. 법인에 재산이 없더라도 대표나 임원 개인의 책임을 물어 청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핵심은 집행할 재산이 남아 있는지이므로, 피해자들이 정보를 모아 개인 재산을 빠르게 추적하고 가압류하는 것이 회수의 관건입니다.
맺음말
기획부동산 피해는 같은 수법에 여러 사람이 함께 당하는 구조라, 흩어져 각자 대응하기보다 힘을 모을 때 비용과 입증 양면에서 분명한 이점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 법에 일반적인 집단소송 제도가 없는 만큼, 공동소송과 선정당사자라는 틀을 정확히 이해하고 사정이 비슷한 사람끼리 묶는 설계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회사의 재산이 사라지기 전에 가압류로 재산을 보전하고, 피해자마다 다른 시효를 챙기는 것이 실제 회수를 좌우합니다.
피해 금액과 계약 내용, 시기가 사람마다 달라 사안이 복잡하게 얽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모임을 꾸리는 초기 단계부터 전략을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혼자 막막하게 고민하기보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기획부동산 사건을 다뤄 본 변호사와 상황을 점검하고 공동대응 방향을 잡아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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