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 거부 통지서 대응 전략
정보공개 거부 통지서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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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 거부 통지서 대응 전략 

하정림 변호사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비공개 결정 통지서를 받으면 대부분 당황한다. 내가 요청한 자료가 왜 공개되지 않는지, 정말 비공개 사유가 맞는지, 다시 요청하면 되는지, 바로 소송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행정기관은 개인정보, 수사 관련 자료, 영업비밀, 내부 검토자료, 의사결정 과정 자료라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법이 정한 비공개 사유에 해당한다면 공개가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기관이 비공개라고 적었다고 해서 언제나 정당한 처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공개 거부 통지서를 받았다면 먼저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처분서를 읽어야 한다. 어떤 정보를 청구했는지, 기관이 어떤 조항을 근거로 거부했는지, 전부 비공개인지 일부 비공개인지, 불복 안내가 어떻게 적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의신청, 빠르고 간단하지만 한계도 분명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받은 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절차가 이의신청이다. 이의신청은 해당 공공기관에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소송보다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관이 청구 내용을 오해했거나, 비공개 범위를 과도하게 넓게 본 경우에는 이의신청 단계에서 일부 공개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 전체를 비공개했지만, 개인정보 부분만 가리고 나머지는 공개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 이의신청에서 다툴 실익이 있다.

다만 이의신청은 같은 기관이 다시 판단하는 절차라는 한계가 있다. 이미 비공개 결정을 한 기관이 스스로 판단을 바꾸어야 하므로, 비공개 입장이 강한 사건에서는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또 이의신청서에 단순히 공개해 달라고만 쓰면 기관은 기존 판단을 반복하기 쉽다.

따라서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비공개 사유가 왜 맞지 않는지, 개인정보나 영업비밀 부분은 가리고 부분공개가 가능한지, 공익상 공개 필요성이 왜 큰지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행정심판, 소송보다 빠르게 다툴 수 있는 선택지

이의신청으로 해결이 어렵거나, 처음부터 기관의 비공개 판단이 명백히 부당하다고 보인다면 행정심판을 검토할 수 있다. 행정심판은 법원에 가기 전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처분의 위법·부당성을 다투는 절차다.

행정심판의 장점은 행정소송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고 비용 부담이 낮다는 점이다. 또한 위법성뿐 아니라 부당성까지 함께 주장할 수 있어, 기관의 판단이 지나치게 보수적이거나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할 여지도 있다.

정보공개 사건에서는 행정심판에서 일부 인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부 비공개가 과도한 경우, 특정 부분만 가리고 공개할 수 있는 경우, 기관이 비공개 사유를 추상적으로만 제시한 경우에는 행정심판이 실효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행정심판도 기간 제한이 있다. 일반적으로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통지서를 받은 뒤 가족이나 지인에게 물어보다가, 기관 담당자와 통화만 반복하다가 기간을 놓치면 절차 자체가 막힐 수 있다. 정보공개 거부 사건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비공개 사유만이 아니다.

행정소송, 끝까지 다투어야 할 때 필요한 절차

기관의 비공개 처분이 명백히 위법하다고 판단되거나, 행정심판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행정소송을 검토해야 한다.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은 법원에 비공개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청구하는 절차다.

행정소송은 가장 강한 불복 수단이다. 법원이 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하고, 기관의 비공개 사유가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는지 심사한다. 특히 공공기관이 비공개 사유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했거나, 문서 전체를 비공개하면서 부분공개 가능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경우에는 소송에서 다툴 여지가 있다.

다만 행정소송은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간다. 또 소송에서는 감정적 억울함보다 법적 구조가 중요하다. 해당 정보가 왜 공개 대상인지, 기관이 든 비공개 사유가 왜 적용되지 않는지, 설령 일부 비공개 사유가 있더라도 나머지 부분은 왜 공개되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주장해야 한다.

행정소송도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라는 제소기간을 놓치면 어렵다. 행정심판을 거친 경우에는 재결서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다시 기간을 계산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어떤 절차를 먼저 선택했는지에 따라 시간표를 따로 봐야 한다.

비공개 사유는 조항보다 실제 내용을 봐야 한다

정보공개 거부 통지서에는 대개 비공개 조항이 적혀 있다. 개인정보 보호, 법인 등의 영업상 비밀, 재판 또는 수사 관련 정보, 감사·감독·계약 등 의사결정 과정 정보, 공정한 업무 수행 지장 우려 등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조항이 적혀 있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정보가 실제로 그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는지 따져야 한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이름,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식별 가능 부분을 가리면 나머지 내용은 공개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영업비밀도 단순히 기업과 관련된 자료라는 이유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기관이 가장 자주 하는 방식은 문서 전체를 하나로 묶어 비공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보공개법의 취지는 공개 가능한 부분은 공개하고, 비공개 사유가 있는 부분만 제한하라는 데 있다. 그래서 부분공개 가능성을 검토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

정보공개 거부 사건에서는 원문을 직접 보지 못하는 청구인이 불리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거부통지서의 사유, 청구한 정보의 성격, 관련 업무의 공익성, 공개 필요성을 정리하면 다툴 지점이 보인다.

처음부터 청구 범위를 다시 봐야 한다

정보공개 거부처분에 불복할 때 많은 분들이 기관이 잘못했다는 말부터 한다. 그러나 실무상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어떻게 청구했는지다. 청구 범위가 너무 넓거나 불명확하면 기관은 비공개나 부존재, 과도한 업무 부담을 이유로 거부하기 쉽다.

예를 들어 특정 사업 관련 모든 자료라고 청구하는 것보다, 특정 기간, 특정 부서, 특정 문서명, 특정 처분의 검토자료처럼 범위를 좁히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이미 거부처분을 받은 뒤에도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 단계에서 청구 취지를 정리해 다투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 공개를 요구하는 이유도 중요하다.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권리구제, 행정처분 대응, 손해 확인, 공익적 감시, 소송 준비 등 구체적인 필요성이 있다면 이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특히 행정소송에서는 공개 필요성과 비공개 이익 사이의 비교가 문제 되는 경우가 많다.

정보공개 사건은 자료를 달라는 사건이지만, 실제로는 다음 사건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징계처분, 인허가 거부, 보조금 환수, 감사 결과, 입찰 탈락, 학교폭력, 행정처분 대응을 위해 자료가 필요한 경우라면 정보공개 불복 절차가 더욱 중요하다.

정보공개 거부 대응의 핵심은 90일 안에 전략을 정하는 일

정보공개 거부 통지서를 받았다면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해당 기관에 다시 판단을 구하는 이의신청, 행정심판위원회에서 다투는 행정심판, 법원에서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이다. 어느 절차가 무조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기관의 오해나 단순한 과잉 비공개라면 이의신청으로도 해결될 수 있다. 빠른 판단과 비용 효율이 중요하다면 행정심판이 적합할 수 있다. 기관의 비공개 입장이 강하고 법적 쟁점이 명확하다면 행정소송까지 고려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기간이다.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받은 뒤 불복기간을 놓치면, 내용이 아무리 억울해도 본안 판단으로 들어가기 어렵다. 특히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이라는 기준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의신청을 했는지, 행정심판을 했는지에 따라 기간 계산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통지서와 접수일을 기준으로 시간표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정보공개 거부 사건은 단순히 문서 하나를 받느냐 못 받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때로는 행정처분을 다투기 위한 증거 확보이고, 손해배상이나 징계 대응의 출발점이며, 권리구제를 위한 첫 자료가 된다.

거부 통지서를 받았다면 먼저 통지일, 비공개 사유, 청구한 정보의 범위, 부분공개 가능성, 불복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그다음 이의신청으로 갈지, 행정심판으로 갈지, 바로 행정소송을 검토할지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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