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음란물, 시청·저장만 해도 처벌될까요?
딥페이크 음란물, 시청·저장만 해도 처벌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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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음란물, 시청·저장만 해도 처벌될까요? 

민상빈 변호사

어느 날 메신저 단체방에 누군가 영상 파일 하나를 올립니다. 호기심에 한 번 눌러 봤을 뿐인데, 또는 자동 저장으로 갤러리에 남았을 뿐인데, 얼마 뒤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는 분들이 계십니다. "나는 만들지도, 퍼뜨리지도 않았는데 왜 내가 처벌 대상이 되느냐"는 당혹감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딥페이크(허위영상물) 음란물의 제작·반포만 처벌 대상이었지만, 최근 법 개정으로 소지·구입·저장·시청까지 처벌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입니다. 즉, 단순히 보거나 가지고 있는 행위만으로도 형사책임을 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6년 현행 기준으로 단계별 성립요건과 법정형, 그리고 모르고 연루된 경우의 방어 방향과 피해자 대응까지 차분히 짚어 드리겠습니다.

1. 딥페이크 음란물 처벌, 어디까지 확대됐나

딥페이크 성범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허위영상물 등의 반포등)에서 규율합니다. 핵심은 행위 단계별로 법정형이 다르게 정해져 있고, 최근 개정으로 소지·구입·저장·시청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제4항)이 신설되었다는 점입니다. 종전에는 단순히 보거나 가지고만 있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었으나, 개정으로 가벌성의 범위가 한 단계 더 넓어졌습니다.

쉽게 말해, 이제는 '만들고 퍼뜨린 사람'만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받아서 보거나 저장한 사람'도 처벌 가능한 구조가 되었습니다. 다만 단계별로 요건과 형량이 크게 다르므로, 본인의 행위가 어느 항에 해당하는지를 정확히 가려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아래 도표로 전체 흐름을 먼저 정리해 보겠습니다.

2. 단계별 성립요건과 법정형 (2026 현행)

(1) 제작·편집·합성·가공 — 제14조의2 제1항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 등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장면을 합성해 만들어 내는, 가장 전형적인 딥페이크 제작 행위입니다.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과거 5년 이하였던 형이 개정을 통해 상향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라는 요건으로, 합성 행위 자체와 더불어 피해자의 동의가 없었다는 점이 성립의 전제가 됩니다. 예컨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사진을 내려받아 음란 영상에 얼굴을 합성했다면, 그 결과물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본인만 보관하더라도 제작 단계에서 이미 처벌 대상이 됩니다.

(2) 반포·전시 등 — 제14조의2 제2항

위와 같이 만들어진 편집물 또는 그 복제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경우입니다. 단체 대화방에 올리거나, 링크를 공유하거나,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게시하는 행위가 대표적입니다. 직접 제작하지 않았더라도 퍼뜨린 사람은 이 조항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조항은 제작 당시에는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았더라도(즉 동의하에 합성되었더라도), 사후에 그 의사에 반하여 반포 등을 한 경우까지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연인 사이에서 합의로 만든 합성물이라 하더라도, 헤어진 뒤 상대의 동의 없이 이를 퍼뜨리면 반포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법정형은 제작과 마찬가지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단계별 법정형을 아래 표로 한눈에 비교해 보겠습니다.

(3) 영리 목적 반포 — 제14조의2 제3항 (가중)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위 반포 등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돈을 받고 판매하거나 유료 사이트·채널을 통해 유통한 경우가 이에 해당하며,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영리 목적 반포는 벌금형 없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규정되어 있습니다. 단순 반포(7년 이하)와 달리 하한이 정해진 가중 처벌이므로, 수익 구조가 드러나면 양형이 급격히 무거워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4) 소지·구입·저장·시청 — 제14조의2 제4항 (신설)

이번 확대의 핵심입니다. 허위영상물임을 알면서 그 편집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만들지도, 퍼뜨리지도 않고 그저 보거나 가지고만 있어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주의할 점은, 스트리밍으로 한 번 본 시청 기록이나, 자동 저장으로 단말기에 남은 파일만으로도 수사가 개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단체방에 올라온 링크를 눌렀다가 영상이 자동 재생·저장된 사례, 또는 호기심에 검색해 들어간 사이트의 시청 이력이 단서가 되는 사례가 실무에서 적지 않습니다. "퍼뜨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는 사정은 반포죄(제2항)와의 관계에서는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소지·시청 자체를 처벌하는 제4항에서는 그 사정만으로 무죄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5) 상습범 가중 — 제14조의2 제5항

상습으로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반복적·조직적으로 제작·반포에 관여한 경우 형이 한층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소지·시청죄(제4항)는 상습범 가중 대상에서는 빠져 있다는 점도 함께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3. '알면서' 요건 — 모르고 받은 경우의 방어

제4항(소지·시청)의 가장 중요한 단서는 "허위영상물임을 알면서"라는 문구입니다. 즉, 그 영상이 합성된 허위영상물이라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어야 처벌이 성립합니다. 이 고의(인식) 요건은 모르고 연루된 분들에게 방어의 핵심 출발점이 됩니다.

(1) 인식 없는 단순 수신·열람

단체방에서 의도치 않게 전송받았거나, 내용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클릭했다가 곧바로 닫은 경우, 또는 자동 다운로드로 본인도 모르게 저장된 경우라면 '알면서'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구체적 정황과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므로, 사안마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실무에서 인식 여부는 '몰랐다'는 진술만으로 가려지지 않고, 객관적 정황으로 추단됩니다. 예컨대 파일명이나 미리보기 화면에 합성·딥페이크임을 짐작하게 하는 표시가 있었는지, 같은 종류의 영상을 반복적으로 받아 본 이력이 있는지, 영상을 별도 폴더로 분류하거나 제목을 바꿔 보관했는지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됩니다. 따라서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은 이러한 정황과 어긋나지 않도록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어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중요하게 검토됩니다.

  • 전송 경위: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색·요청해 받았는지, 일방적으로 전송받았는지

  • 열람 양태: 즉시 삭제했는지, 반복 재생·다운로드·정리(폴더 분류)했는지

  • 저장 방식: 수동 저장인지, 메신저 자동저장 등 시스템에 의한 것인지

  • 보관 기간과 추가 행위: 장기 보관·재전송·검색 이력 등 인식을 드러내는 정황의 유무

(2) 수사 초기 대응의 방향이 중요합니다

디지털 증거는 휴대폰·클라우드 포렌식으로 확보되므로, 진술을 번복하거나 임의로 자료를 삭제하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증거인멸로 비칠 행위는 삼가시고, 출석 전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해 인식의 유무를 일관되게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 혐의없음(불송치)이나 기소유예 등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으나, 이는 단정할 수 없으며 개별 사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몰랐다"는 주장은 말만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전송 경위, 열람·삭제 정황, 저장 방식 등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설득력을 가집니다. 초기 진술 한 줄이 전체 결론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4. 연루가 의심될 때 대응 체크리스트

출석 요구나 압수수색 통지를 받으셨다면, 당황하기보다 차분히 점검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로 즉시 확인하실 사항을 정리했습니다.

  • 임의로 파일·메시지·이력을 삭제하지 마십시오(증거인멸 우려).

  • 전송받은 경위·날짜·상대방 등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십시오.

  • 출석·진술 전 사안 검토를 받아 인식(고의)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십시오.

  • 수사 단계와 절차(피의자/참고인, 불송치 가능성 등)를 정확히 파악하십시오.

5. 피해자라면 — 삭제지원·신고·고소

반대로 본인의 얼굴이 합성된 딥페이크 피해를 입으셨다면,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확산을 막기 위한 공적 지원 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니 적극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삭제지원: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여성가족부 산하)는 국가가 운영하는 공적 지원 제도로, 삭제·유포 모니터링을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증거 보전: 게시물의 URL·화면·게시일시 등을 캡처해 증거를 확보하십시오.

  • 수사기관 신고·고소: 경찰(사이버범죄 신고 포함)에 신고·고소하여 가해자 특정과 유포 차단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 협박·강요가 동반된 경우: 합성물로 협박당했다면 별도의 무거운 처벌 조항(아래)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삭제지원은 피해 사실을 접수하면 유포된 게시물을 검색·식별해 플랫폼에 삭제를 요청하고, 추가 확산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피해자가 직접 수많은 사이트를 일일이 찾아다니기 어려운 점을 고려한 제도로, 상담·접수부터 삭제 요청까지의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게시물이 빠르게 재유포되는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발견 즉시 접수하고 증거를 함께 보전해 두는 것이 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길입니다.

참고로, 성적 영상물·합성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협박으로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강요의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 처벌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단순 유포를 넘어선 협박·강요까지 함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6. 정리하며

딥페이크 음란물은 이제 제작·반포뿐 아니라 소지·구입·저장·시청까지 처벌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다만 소지·시청죄는 '허위영상물임을 알면서'라는 인식을 전제로 하므로, 모르고 연루된 분이라면 그 인식이 없었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소명하는 것이 방어의 핵심입니다.

피의자든 피해자든, 디지털 증거가 남는 사건의 특성상 초기 대응의 방향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사실관계와 증거를 차분히 정리하신 뒤, 사안에 맞는 법률 검토를 받아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민상빈 변호사 및 전담팀은 디지털성범죄 사건에서 의뢰인의 입장을 면밀히 살펴 대응 방향을 함께 모색해 드리고 있습니다.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며 특정한 법적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정식 법률자문을 대체하지 않으므로, 정확한 판단은 관련 자료를 검토한 변호사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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