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소송, 민사와 형사 뭐가 다르죠?
의료소송, 민사와 형사 뭐가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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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소송, 민사와 형사 뭐가 다르죠? 

윤태중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신 윤태중 대표변호사입니다.

“형사부터 진행하거나 동시 진행해서 의사를 강하게 압박한 뒤에 최대한의 배상을 받고 싶다” 의료사고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이 듣는 내용 중 하나입니다. 본인에게 손해를 끼친 의사가 처벌받기를 원하는 복수심과 정당한 배상을 받고 싶은 현실론이 오묘하게 섞여있는 논리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꽤 영리한 전술 같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실무적인 관점에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면허취소 사유가 아닙니다

2023. 11. 20. 시행된 의료법 제8조 개정사항은 의료관계 법률위반 외 모든 형사사건에서 금고이상의 형이 선고될 경우 의사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 소식을 접하며 형사 고소가 의사에게 엄청난 압박이 될 것이라 믿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다릅니다. 의료법 제65조1항1호에 따르면 형법 제268조의 죄, 즉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명백히 제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면허가 취소될까봐 겁나서 고액의 합의금을 제안할 것이라는 기대는, 법률 현장에서 한낱 신기루 같은 환상에 불과합니다.

 

2. 진행 속도의 차이로 인한 리스크

민사 소송은 각종 감정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며 통상 1년, 길게는 3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반면 형사 사건은 수사기관이 직접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나 국립과학수사원에 감정을 촉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민사보다 결론이 빨리 나옵니다. 문제는 민사소송이 한참 진행 중일 때 형사사건의 결론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만약 의사가 기소되어 형사재판으로 넘어간다면 민사에서도 강력한 무기로 작용되지만 불기소 처분이나 불송치 결정으로 종결 되어버리면 오히려 피고에게 항변의 카드를 제공하는 셈이 될 수도 있습니다.

 

3. 민 형사 눈높이의 차이

민사사건에서의 과실은 주의적 의무위반 외 설명위무 위반에 따른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까지 폭 넓게 인정됩니다. 반면 형사사건의 과실은 “결과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이를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전제가 증거에서 충분히 담보되어야만 인정됩니다. 또한 민사는 발생한 손해에 대해 누가 얼마만큼의 비율로 책임 질 것인가를 판단하는 절차라면, 형사는 국가가 개인에게 범죄사실에 대해 처벌을 심판하는 절차입니다. 당연히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 민사보다 훨씬 더 명백하고 중대한 잘못이 증명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4. 어설픈 고소는 합의의 기회만 날리는 꼴이 될 수도

특히, 상해진단서 발급이 되지 않는 단순 부상이나, 설령 발급되더라도 원인 규명이 매우 어려운 염좌, 뇌진탕 수준의 진단만으로 성급하게 고소하는 행동은 상대방 의사에게 오히려 강경 대응이라는 명분만 주는 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성급한 행위는 오히려 원만히 합의 할 수 있는 기회를 송두리째 날리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하고서,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맺음말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의사가 처벌받는다고 해서 환자가 입은 손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액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책임제한 비율이 조금 유리해질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배상금의 본질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또한 의사가 벌금형을 선고받더라도 그 벌금은 국가에 납부하는 국고 수입일 뿐, 피해자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은 아닙니다. 형사 고소를 아예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너무 감정적으로 서두르기보다 민사 판결을 통해 과실을 명확히 확정 지은 후 이를 토대로 구체적으로 전략을 구상하라는 것입니다. 공소시효가 무려 7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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