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영상이 떠돌아다닌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한데, "나는 만들지도 퍼뜨리지도 않고 그저 봤을 뿐인데 처벌될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2024년 10월 개정된 법은 단순히 보거나 가지고 있는 행위까지 처벌 대상으로 넓혔습니다. 이 글에서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어떤 법으로 다스려지는지, 시청·소지만으로도 정말 형사처벌을 받는지, 그리고 "몰랐다"는 항변이 통하는지를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딥페이크 성범죄란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의 핵심
딥페이크 성범죄는 실제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를 인공지능 기술로 합성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영상물을 만들거나 퍼뜨리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를 규율하는 핵심 조문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이며, 법은 이러한 합성물을 <허위영상물>이라고 부릅니다. 사진 한 장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것부터 동영상으로 정교하게 가공하는 것까지 모두 여기에 포함됩니다.
중요한 점은 대상이 된 사람이 실제로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일반인이 보기에 진짜처럼 오인할 수 있는 형태라면 규제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가짜>라는 사실이 면죄부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피해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포된다는 점에서 피해가 더 크다고 평가됩니다.
딥페이크 합성물은 <가짜>라는 점이 처벌을 면하는 사유가 되지 않으며, 진짜처럼 오인될 수 있는 형태 자체가 규제 대상입니다.
2024년 개정 — 무엇이 달라졌나
2024년 10월 16일부터 시행된 개정법은 처벌의 범위와 수위를 모두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종전에는 합성물을 만들 때 <반포할 목적>이 있어야 처벌할 수 있었지만, 개정법은 이 목적 요건을 삭제했습니다. 그 결과 퍼뜨릴 의도가 없었더라도 편집·합성·가공하는 행위 자체만으로 처벌이 가능해졌습니다.
형량도 상향되었습니다. 허위영상물을 편집·반포한 경우의 법정형이 기존 5년 이하의 징역에서 7년 이하의 징역으로 무거워졌습니다. 이는 입법자가 딥페이크 범죄를 더 이상 가벼운 장난이 아니라 중대한 성범죄로 본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나아가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허위영상물을 반포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하한형이 적용됩니다.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어, 돈을 벌 목적으로 가담한 경우에는 실형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단순 시청·소지도 처벌된다 — 신설된 규정
이번 개정에서 일반인이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소지·구입·저장·시청 행위의 처벌 신설입니다. 과거에는 만들거나 퍼뜨린 사람만 처벌했지만, 이제는 허위영상물임을 알면서 가지고 있거나, 구입하거나, 저장하거나, 단순히 보기만 해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 경우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예를 들어 단체 대화방에서 누군가 올린 딥페이크 영상을 호기심에 내려받아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었다면, 직접 만들지 않았더라도 <저장>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 채널에 입장해 영상을 반복적으로 시청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소지·시청을 처벌하는 구조를 성인 대상 허위영상물에까지 확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는 그냥 봤을 뿐>이라는 인식이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행위 유형별 처벌 수위 정리
딥페이크 성범죄는 어떤 행위를 했느냐에 따라 법정형이 달라집니다. 자신의 상황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가늠해 보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편집·합성·가공·반포 — 7년 이하의 징역. 목적이 없어도 행위 자체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영리 목적 정보통신망 이용 반포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벌금형이 없어 실형 위험이 큽니다.
소지·구입·저장·시청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직접 만들지 않아도 처벌됩니다.
유죄 확정 시 보안처분 —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등 형벌 외 불이익이 함께 따를 수 있습니다.
"몰랐다"는 항변이 통할까 — 고의 판단
소지·시청죄는 <허위영상물임을 알면서> 한 경우에만 성립합니다. 따라서 그 영상이 합성물인 줄 전혀 몰랐고, 알 수도 없었던 사정이 인정된다면 고의가 부정되어 처벌을 피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 이 항변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영상이 올라온 채널의 성격, 제목과 설명에 적힌 문구, 다운로드·검색 이력, 반복 시청 여부 등 객관적 정황을 종합해 <알았는지>를 판단합니다. 예컨대 <합성>이나 특정인의 이름이 노골적으로 표시된 자료를 내려받았다면 몰랐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몰랐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떤 경위로 그 자료를 접하게 되었는지, 합성물임을 인식할 만한 단서가 실제로 없었는지를 구체적 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사·재판 단계에서의 실무 유의점
딥페이크 사건에서 피의자로 입건되면 휴대전화·클라우드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장·시청 이력이 핵심 증거가 되므로, 임의로 자료를 삭제하는 행위는 오히려 증거인멸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또한 가담 정도에 따라 죄책이 크게 갈립니다. 단순 시청자인지, 영상을 재유포했는지, 제작에 관여했는지에 따라 적용 조항과 형량이 달라지므로, 자신의 행위를 정확히 정리하고 그에 맞는 방어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초기 진술이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장·시청 이력은 포렌식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임의 삭제보다 가담 정도를 정확히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지 않고 보기만 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네, 2024년 10월 개정법은 허위영상물임을 알면서 시청·소지·저장·구입하는 행위를 신설 처벌 대상으로 규정했습니다. 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합성물인 줄 전혀 몰랐던 사정이 인정되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Q. 단체 대화방에서 자동으로 저장된 영상도 처벌 대상인가요?
A. 자동 저장 여부 자체보다 <허위영상물임을 알면서> 보관·시청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영상의 성격을 인식하고도 삭제하지 않고 두거나 반복 시청했다면 처벌 위험이 있습니다. 인식 여부와 경위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퍼뜨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합성만 한 경우도 처벌되나요?
A. 그렇습니다. 개정법은 <반포할 목적>이라는 요건을 삭제했기 때문에, 유포 의도가 없었더라도 편집·합성·가공 행위 자체로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과거와 달라진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Q.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으면 선처를 받을 수 있나요?
A. 초범 여부, 가담 정도, 피해 회복 노력 등은 양형에 반영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다만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기조가 뚜렷해 단순히 초범이라는 이유만으로 가볍게 끝나기는 어렵습니다. 구체적 사정을 정리해 적절히 주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같은 불이익도 있나요?
A.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벌 외에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등 보안처분이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벌금형이라도 가볍게 볼 수 없으며, 사건 초기부터 전체 불이익을 염두에 둔 대응이 필요합니다.
맺음말
딥페이크 성범죄는 2024년 10월 개정을 거치며 제작·반포뿐 아니라 단순 시청과 소지까지 처벌하는 방향으로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가짜니까 괜찮다>거나 <보기만 했으니 문제없다>는 인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행위 유형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가능한 중대한 범죄입니다.
만약 수사 연락을 받았거나 자신의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되는지 불안하다면, 임의로 자료를 삭제하거나 섣불리 진술하기 전에 자신의 가담 정도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사건 초기의 대응이 이후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만큼, 구체적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신중히 대응하시기를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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