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불응죄 고소, "정당한 항의" 해명이 무력한 법리적 이유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혜강 전선재 변호사입니다.
가게나 병원, 회사 등에서 서비스나 계약, 자금 문제 등으로 분쟁이 생겼을 때, 억울함을 풀기 위해 강하게 항의하다가 예기치 못한 퇴거불응죄 고소를 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피의자 신분이 된 분들은 대개 "내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며 대화를 하려던 것뿐인데 왜 범죄가 되느냐"며 답답함과 억울함을 토로하곤 합니다.
소비자나 거래처로서 불만을 제기하거나 민원을 넣는 행위 자체는 정당한 권리행사 영역에 속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률적으로 그 공간의 소유자나 관리권자가 명확하게 "나가달라"고 퇴거를 요구했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고 계속 머물렀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형사 처벌 대상이 됩니다. 수사기관이 퇴거불응 혐의를 검토하는 실무적인 판단 기준과 구체적인 방어 전략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처음 출입이 정당했어도 유죄가 성립하는 법리
퇴거불응죄는 주거침입죄와 법정형이 같고 보호법익(주거 및 건조물의 평온)도 공유하지만, 범죄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주거침입죄가 처음부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무단으로 들어간 행위를 처벌한다면, 퇴거불응죄는 들어갈 당시에는 정당한 권한이 있었으나 이후 사후적으로 위법화된 행위를 처벌합니다.
손님으로서 매장이나 병원에 입장했거나, 상담을 위해 사무실에 방문한 행위는 초기 출입 자체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다툼이 발생한 후 관리자가 퇴거를 지시하는 순간부터 피의자의 점유 권한은 소멸합니다. 본인에게 아무리 명백한 채권이 있거나 상대방이 먼저 원인을 제공했더라도, 사적인 억울함이 타인의 공간에 무단으로 계속 머무를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2. "나가달라"는 퇴거 요구의 명확성과 인식 여부
퇴거불응죄 성립을 가르는 가장 핵심적인 칼날은 관리권자의 퇴거 요구가 피의자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었는가입니다.
요구의 방식: 반드시 법률 용어나 엄격한 문구로 "퇴거하라"고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황과 문맥상 "더 이상 응대가 어려우니 나가라", "영업 방해가 되니 나가달라", "밖에서 이야기하자"와 같이 머무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가 객관적으로 전달되었다면 충분합니다.
수사기관의 확인 요건: 단순히 관리자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거나 눈치를 준 정도라면 고의성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 매장 녹음, CCTV 영상, 직원들의 일치된 진술, 혹은 112 신고 녹취 등을 통해 수차례 명시적인 나가달라는 요청이 확인된다면 "버티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3. 업무방해죄 등 다중 혐의 경합의 리스크
퇴거불응 사건은 단순히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행위 하나로만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매장, 음식점, 병원, 학원, 사무실, 관공서 민원실 등 제3자의 업무가 계속해서 이루어지는 공간일수록 추가 혐의가 경합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퇴거 요청을 무시하고 자리를 점거한 상태에서 담당자 면담이나 환불을 요구하며 큰소리를 지르거나(고성방가), 계산대 앞을 가로막거나, 다른 고객의 출입 및 진료를 방해했다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동시에 적용됩니다. 이 경우 단순 퇴거불응보다 사안의 중대성이 훨씬 무겁게 평가되어 초범이라 할지라도 정식 기소되거나 수사 단계에서 신병 확보(구속영장 청구)의 명분이 될 수 있습니다.
4. 경찰 첫 조사 전 반드시 수립해야 할 실무 방어 전략
퇴거불응 혐의로 소환 연락을 받았다면, 당황하여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해당 매장이나 사무실을 다시 찾아가는 행동은 극도로 자제해야 합니다. 이는 수사기관에 추가적인 주거침입이나 스토킹, 업무방해 행위로 해석되어 구속영장 청구 등 리스크를 키우는 패착이 됩니다.
시간적 타임라인의 시각화: 처음 장소에 도달한 시점, 갈등이 시작된 경위,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퇴거를 요구한 시점, 이후 본인이 최종적으로 문을 나선 시각을 분 단위로 철저히 복원해야 합니다.
행위의 즉각성 및 오인 소명: 만약 퇴거하라는 말을 듣고 즉시 짐을 챙겨 나가려던 과정에서 짧은 시간 동안 감정적 충돌이 생긴 것에 불과하다면, 퇴거를 '거부'한 고의가 없었음을 당시 현장 대화록이나 동선을 통해 기술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현장 경찰 출동 기록 분석: 만약 상대방의 신고로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했다면, 경찰 도착 당시 본인이 순순히 귀가 조치에 응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계속해서 완강히 버티고 있었는지에 따라 진술의 신빙성이 완전히 갈리므로 출동 당시의 정확한 정황을 정리해야 합니다.
⚖️ 핵심 정리
사후적 위법 행위 처벌: 처음 출입이 정당한 손님이나 방문객이었을지라도 퇴거 요구 이후 머문 행위는 범죄가 됩니다.
의사 표시의 명확성 기준: "나가달라"는 의사가 대화나 정황을 통해 피의자에게 인지되었다면 퇴거불응죄의 요건이 충족됩니다.
업무방해죄 가중 리스크: 영업장이나 병원 등에서 고성을 지르며 퇴거를 거부했다면 업무방해 혐의가 경합되어 무겁게 처벌됩니다.
물증 중심의 동선 정리: 첫 조사 전 CCTV 화면 속 체류 시간, 퇴거 요구 시점, 경찰 출동 당시의 태도를 객관적 데이터와 매칭해야 합니다.
퇴거불응 사건은 초기 조사 단계에서 "내 돈을 돌려받아야 해서 억울해서 못 나간 것이다"라는 식의 주관적인 감정만 피력하다가, 기록에 남은 명확한 퇴거 지시와 장시간 점거 물증에 밀려 스스로 유죄 자백 조서를 남기게 되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본인의 항의 행위가 법률적으로 범죄 구성요건의 어느 경계선에 걸쳐 있는지 냉정하게 진단받아야 합니다.
현재 관련 문제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정당한 소비자 민원 제기 과정에서 과도한 형사 고소를 당해 곤란을 겪고 계신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당시의 대화 맥락과 현장 상황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최선의 해결책을 상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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