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바로 해명하면 오히려 불리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 바로 해명하면 오히려 불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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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 바로 해명하면 오히려 불리할 수 있습니다. 

김동률 변호사

명예훼손 고소, 바로 해명하면 불리할까

나에 대한 허위사실이나 악의적인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누구나 바로 해명하고 싶어집니다.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왜 이런 말을 퍼뜨리는 건가요.”

억울한 마음에 바로 댓글을 달거나, 단체방에 해명하거나, 상대방에게 직접 따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급한 해명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퍼진 말이 사람들 사이에서 하나의 이야기처럼 소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사건의 본질보다 갈등 자체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명예훼손은 억울함만으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명예훼손 사건은 단순히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만으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형법상 명예훼손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이루어진 경우에는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이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주로 다음과 같은 부분이 검토됩니다.

누가 그 표현을 보거나 들을 수 있었는지, 그 표현이 누구를 가리키는 내용인지,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내용인지, 제3자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는지 등이 중요합니다.

즉, 내가 기분 나빴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으로 문제 삼으려면 공연성, 특정성, 사회적 평가 저하 가능성 등을 자료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해명하면 왜 불리할 수 있을까

피해자가 급하게 해명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불필요한 말이 추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글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거나, 관련 없는 사정을 길게 설명하거나, 상대방을 다시 비난하는 말을 하게 되면 사건이 단순한 명예훼손 피해가 아니라 쌍방 갈등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또 해명 과정에서 기존 글을 더 많은 사람이 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래는 일부 사람만 알고 있던 내용이 피해자의 해명으로 더 넓게 퍼질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먼저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표현이 있었고, 누구를 가리키는지, 누가 볼 수 있었는지, 언제부터 어떻게 퍼졌는지를 조용히 정리하는 것입니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증거 보존입니다

명예훼손 피해를 알게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증거 보존입니다.

게시글, 댓글, 단체방 대화, DM, 문자, 이메일, 닉네임, 계정 정보, 게시 시간, 조회 가능 범위, 해당 내용을 본 사람들의 반응 등을 캡처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게시물이 삭제될 가능성이 있다면 URL, 작성 시간, 작성자 정보, 화면 전체가 보이도록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일부 문장만 캡처하면 나중에 맥락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게시물이 언제 작성되었는지, 누가 볼 수 있었는지, 피해자가 특정되는지, 댓글이나 공유를 통해 전파되었는지가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었다”는 주장도 검토됩니다

명예훼손 사건에서 상대방은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었습니다.”
“사실인 줄 알았습니다.”
“누구를 특정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 정도 표현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이런 주장이 항상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표현의 전체 맥락, 사용된 단어, 구체적인 사실을 말한 것인지 단순 의견인지, 피해자가 특정될 수 있는지, 제3자가 어떻게 이해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따라서 피해자 입장에서는 상대방의 표현이 단순 의견을 넘어 구체적인 사실 적시에 해당하는지, 그 내용이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지, 피해자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특정하고 있는지를 정리해야 합니다.

합의할지, 처벌을 원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가해자가 수사기관 연락을 받은 뒤 태도를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글을 삭제하겠다고 하거나, 사과하겠다고 하거나, 합의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피해자는 선택해야 합니다.

사과와 재발 방지, 게시물 삭제, 합의금을 통해 사건을 정리할 수도 있고, 처벌을 원한다면 합의 없이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항상 정답인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가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적으로 결정하기보다, 증거가 확보되어 있는지, 상대방의 표현이 명예훼손 요건에 맞는지, 합의 조건이 충분한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감정보다 구조를 먼저 봐야 합니다

명예훼손 피해를 입으면 당연히 억울하고 분합니다. 그러나 그 감정대로 바로 해명하거나 상대방과 다투기 시작하면, 사건이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피해자가 특정되는지, 표현이 제3자에게 전파되었는지,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내용인지입니다.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게시글과 대화 내용을 정리하면 사건의 구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명예훼손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빨리 해명하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자료를 기준으로 어떤 표현이 있었고 그 표현이 어떻게 퍼졌으며 누구의 명예를 훼손했는지를 차분히 정리하는 것입니다. 억울할수록 바로 반응하기보다, 증거를 먼저 보존하고 법적으로 문제 되는 지점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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