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테오 대표변호사 임상영입니다.
어제 밤늦은 시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문을 나서며 의뢰인과 짧은 한숨을 돌렸습니다. 아침 일찍 시작된 조사가 꼬박 10시간 만에 끝이 났습니다.
일선 경찰서가 아닌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 조사는 그 이름만으로도 피의자에게 엄청난 위압감을 줍니다. 일반적인 사건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출석했다가는, 수사관들이 책상 위에 쌓아둔 방대한 내사 자료와 첩보 내용에 압도되어 평정심을 잃기 십상입니다.
반부패수사대는 오랜 기간 조용히, 그러나 치밀하게 칼을 갈아온 뒤에야 비로소 피의자를 소환합니다. 그렇기에 일단 소환 통보를 받았다면, 이미 수사기관은 혐의를 입증할 상당한 퍼즐 조각을 맞춰둔 상태라고 보아야 합니다.
이번 제 의뢰인 역시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으로서 직무 관련 조사를 앞두고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셨습니다. 공직자의 직무 범죄는 단순한 법리를 넘어 정무적 판단과 언론의 이목까지 견뎌내야 하는 외로운 싸움입니다.
저는 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의뢰인이 무너지지 않도록, 조사 전부터 치밀한 방어벽을 세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수사기관이 어떤 자료를 쥐고 있을지 역으로 추적하여 사전에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해 수사의 흐름에 대비했고, 수사관의 송곳 같은 압박 질문들을 미리 뽑아내어 의뢰인과 수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특히 당황한 마음에 불확실한 기억을 '그랬던 것 같다'라고 추측하여 답하지 않도록, 진술의 무게를 견디는 훈련을 함께했습니다.
그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10시간이라는 피 말리는 압박 속에서도 의뢰인은 모순된 진술 없이 차분하게 본인의 방어권을 온전히 행사하실 수 있었습니다.
수사기관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피의자는 철저히 혼자가 됩니다. 그 차갑고 경직된 공간에서 유일하게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은 곁에 앉은 변호인뿐입니다.
고등법원 재판연구원 시절부터 수많은 형사사건의 기록을 보며 느꼈던 단 하나의 진리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 한마디가 사건의 결론을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아직 조사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지만, 가장 험난했던 첫 고비를 무사히 넘긴 의뢰인의 안도하는 얼굴을 보며 변호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과 보람을 동시에 느낍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경찰 출석 요구를 받고 밤잠을 설치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수사기관이 이미 많은 패를 쥐고 있는 싸움이라면, 더더욱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십시오.
위기의 순간, 가장 냉철하고 든든한 방패가 되어 의뢰인의 곁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법무법인 테오 대표변호사 임상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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