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허위사실 유포, 특히 디지털 증거 조작의 위험성과 그에 대한 사법적 판단 기준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1.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아니면 말고'는 통하지 않는다
가세연의 김세의 대표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새론이 미성년자 시절부터 김수현과 교제했다"고 주장한 행위는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형법」 제307조 제2항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①공연성, ②허위 사실의 적시, ③명예훼손의 고의, ④비방의 목적(정보통신망법 적용 시) 등이 필요합니다.
공연성: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며, 수백만 명이 시청하는 유튜브 방송은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하고도 남습니다.
허위 사실: 김수현 측이 미성년자 교제를 부인했고, 경찰 수사 결과 대화 내용과 음성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으므로 '허위 사실'임이 명백합니다.
고의 및 비방의 목적: 법원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미필적 고의로도 성립한다고 봅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7. 7. 5. 선고 2017고단519 판결 참조). 즉, '이것이 거짓일 수도 있겠다'고 인식하면서도 방송을 강행했다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김세의 대표가 증거를 직접 조작했거나 조작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김수현을 깎아내리려는 '비방의 목적' 또한 명백히 인정될 것입니다.
설령 김세의 대표가 해당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었다고 주장하더라도, 법원은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엄격하게 따집니다. 조작된 증거를 근거로 한 폭로는 정당한 이유로 인정받기 매우 어렵습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0. 9. 8. 선고 2019고정115,2019고정234(병합) 판결 참조).
2. 증거 조작의 심각성: AI 딥보이스와 카톡 합성
이번 사건의 핵심은 가세연 측이 제시한 증거가 AI 딥보이스 기술과 합성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한 허위사실 유포를 넘어, 적극적인 증거 위·변조 행위로 이어지며 사안을 더욱 심각하게 만듭니다.
가. 사문서 위조·변조 및 행사죄
카카오톡 대화 화면을 조작하여 마치 특정 인물 간의 대화인 것처럼 꾸미는 행위는 「형법」 제231조의 사문서 위조·변조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판례는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를 위·변조하는 것을 처벌하는데, 조작된 카톡 대화 내용은 '과거에 두 사람이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므로 '사실증명에 관한 사문서'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방송에 공개한 행위는 변조사문서행사죄가 성립합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6. 21. 선고 2017고단362 판결 참조).
나. AI 기술을 이용한 범죄와 사법부의 판단
최근 법원은 AI 딥페이크 기술 등을 이용한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텔레그램 내 AI 합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한 사안에서 실형을 선고한 사례가 있으며 (제주지방법원 2024. 6. 13. 선고 2024고합35 판결 참조), 이는 AI 기술이 범죄에 악용될 때의 위험성을 사법부가 명확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수사기관과 법원은 녹음파일 등의 증거가 위·변조되었는지 판단하기 위해 음성의 자연스러움, 시간적 연속성, 편집의 흔적 등을 면밀히 살핍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0. 31. 선고 2021고합970 등 판결 참조). 김세의 대표가 공개한 음성 파일이 AI로 조작되었다는 경찰의 판단 역시 이러한 과학적 감정 절차를 통해 내려졌을 것입니다.
3. 구속영장실질심사: 왜 구속이 필요한가?
경찰이 김세의 대표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법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것은 사안의 중대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구속수사는 피의자의 인신을 구속하는 강제처분이므로 ①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②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③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사건에서 경찰이 '재범 위험성'을 영장 신청 사유로 든 것은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김세의 대표가 유사한 방식의 허위사실 유포 방송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입니다. 특히, 증거 자체를 적극적으로 위·변조한 행위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매우 크다고 판단할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이미 증거를 만들어낸 사람이 다른 증거를 추가로 조작하거나 관련 자료를 폐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법원은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음에도 심문에 불응하고 도피하는 등 도망의 염려가 있는 피의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기도 합니다 (대구지방법원 2016. 11. 25. 선고 2016고정1184 판결,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3. 4. 26. 선고 2013고단206 등 판결 참조).
결론: 진실을 향한 길고 어려운 싸움
김수현 측의 법률대리인이 "구속영장 신청은 14일이고 정치인 방송은 18일"이라며 김세의 대표의 '정치 탄압' 주장을 반박한 것은, 감정적 호소가 아닌 객관적 사실과 시간 순서에 기반한 대응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이번 가상 사건은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고 한 사람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에 맞서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타인의 인격을 파괴할 목적으로 AI 기술까지 동원하여 허위 사실을 만들고 유포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중대 범죄입니다. 사법부는 이러한 신종 디지털 범죄에 대해 더욱 엄중한 잣대를 적용하여, '만들어진 거짓'이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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