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나 건축 공사에서는 처음 계약할 때 모든 내용이 완벽하게 확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면적이 늘어나기도 하고, 자재가 바뀌기도 하고, 애초에 없던 공정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시공자 입장에서는 “추가로 했으니 돈을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법은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 않습니다.
추가공사대금은 실제로 공사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추가공사를 하기로 했는지, 그 대금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추가공사는 양이 늘어난 경우와 공정이 달라진 경우를 나눠서 봐야 합니다
추가공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원래 하기로 한 공사를 더 넓게 하거나 더 많이 하는 양적 추가공사입니다.
둘째는 공사 범위는 같지만 자재를 더 고급으로 바꾸는 질적 추가공사입니다.
셋째는 애초 계약에 없던 다른 공정까지 새로 하는 이종 공정 추가입니다.
예를 들어 카페 인테리어 계약을 했는데 시공 면적이 늘어난 경우는 양적 추가공사에 가깝고, 일반 마감재를 고급 자재로 바꾼 경우는 질적 추가공사, 내부 인테리어만 하기로 했다가 외부 파사드 공사까지 들어간 경우는 이종 공정 추가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추가공사”라고 한 단어로 묶이더라도, 실제 내용이 무엇인지에 따라 법적 판단 구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했다고 끝이 아니다… 추가공사대금은 별도 약정이 있어야 인정
추가공사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이것입니다. 수급인이 추가공사대금을 청구하려면,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추가공사의 시행과 그 대금 지급에 관한 별도의 약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원도 사전합의가 없었던 이상 일부 변경시공으로 공사비가 증가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증가분을 당연히 공사대금으로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즉 “내가 더 해줬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방이 그 추가공사를 하기로 했고, 돈도 더 주기로 했다”는 점까지 연결되어야 합니다(대전지방법원 2022. 11. 9. 선고 2020나126208 판결).
서면이 없다고 무조건 끝나는 건 아니다… 묵시적 합의가 인정되는 경우도
현실에서는 추가공사를 할 때마다 별도의 계약서를 다시 쓰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현장지시, 도면 수정, 공사현장 상주 여부 같은 사정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대법원은 명시적 약정이 없는 경우에도 공사도급계약의 목적, 추가공사를 하게 된 경위, 추가공사의 내용, 물량내역서와의 비교, 도급인의 현장 관여 정도, 추가공사비가 전체 공사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 등을 종합해 추가공사 약정이 있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서면이 없더라도, 전체 사정을 보면 도급인이 추가공사를 사실상 지시하거나 승인했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다70223 판결).
카톡 지시도 증거, 실제로 묵시적 합의가 인정된 사례가 있다
실제로 법원이 추가공사 약정을 인정한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유흥시설 인테리어 공사 사건에서는 계약 당시 일부 항목이 ‘추후 협의’로 되어 있었고, 도면을 참고해 도급인의 지시를 받아 시공이 이루어졌으며, 도급인이 수시로 공사 상황을 감독한 점 등을 근거로 추가공사 약정을 인정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2. 6. 8. 선고 2020가단269618 판결).
또 카페 인테리어 공사 사건에서는 계약서에 추가공사 시 추가경비를 지급하도록 정한 조항이 있었고, 카카오톡으로 변경 요구가 오갔으며, 추가공사비가 당초 공사금액의 약 20%에 달해 원계약에 당연히 포함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추가공사대금이 인정되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8. 8. 선고 2021가단33679 판결).
구두 지시만 믿고 가면 막힐 수 있다… 서면 조항이 문제 되는 경우도
반대로 시공자가 실제로 추가공사를 했더라도, 법원이 대금 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계약서에 공사내용 변경 시 서면으로 협의해 정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는데, 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입니다.
법원은 추가공사 지시나 추가공사대금 지급에 관한 서면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기도 했습니다. 또 물품계약 일반조건에 구두 지시 등은 문서로 보완되어야 효력이 있다고 정해져 있었는데, 끝내 서면 정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추가공사대금이 부정된 사례도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6. 17. 선고 2013가합49621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2. 12. 선고 2019가합506249 판결).
서면 조항이 있어도 항상 절대적인 건 아니다… 법원은 실제 합의 구조도 함께 본다
다만 계약서에 “서면 승인 없이는 공사금액 변경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다고 해서, 법원이 언제나 서면 없는 추가공사 약정을 전부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판결은 이런 조항을 추가공사 약정의 효력 자체를 부정하는 요식행위 조항으로 보기보다, 분쟁 예방과 절차 정리를 위한 규정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도급인이 추가공사를 알고 지시하거나 승인한 정황이 충분하다면, 서면이 없더라도 약정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계약서 문구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문구가 어떤 취지인지와 실제 공사 과정에서 어떤 의사표시가 있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8. 8. 선고 2021가단33679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8. 12. 선고 2020나88930 판결).
총액계약이라고 무조건 막히는 건 아니다… 원계약 범위에 포함되는지가 진짜 쟁점
추가공사 분쟁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 “총액계약이었으니 더 줄 돈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총액계약은 시공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총액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추가공사 청구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이 보는 핵심은 그 추가된 공사가 원래 총액계약의 범위 안에 이미 포함되어 있었는지, 아니면 별도로 합의된 새로운 공사인지입니다. 실제로 총액계약 사건에서도 추가공사의 경위, 도급인의 지시, 비용 규모 등을 종합해 추가공사 약정을 인정한 판결이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2. 6. 8. 선고 2020가단269618 판결).
추가공사대금도 계산법은 원공사와 같은지 다른지에 따라 달라져
추가공사대금이 인정된다고 해도, 금액을 어떻게 산정할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원래 공사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양적 추가공사의 경우에는, 기존 계약에서 정한 단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면 애초 계약과 다른 공정이 새로 추가된 경우에는, 추가공사를 완료한 시점의 단가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 타당합니다. 즉 같은 추가공사대금이라도 “원래 하던 공사를 더 한 것인지”와 “새로운 공정을 별도로 한 것인지”에 따라 계산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감정은 원공사 범위부터 먼저 확정해야 한다
추가공사대금 소송에서는 감정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감정이 들어갔다고 해서 자동으로 정확한 금액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법적으로는 먼저 당사자 사이의 원래 설계도, 시방서, 물량내역서 등을 통해 원공사의 범위가 정확히 확정되어야 합니다. 그다음에야 무엇이 추가공사인지 구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감정인이 일방 당사자가 들고 온 근거 없는 설계도나, 일반적인 공사 기준만으로 추가공사 여부를 판단했다면 그 감정 결과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추가공사 분쟁은 “감정하면 되겠지”가 아니라, 감정의 기준이 되는 원계약 범위를 얼마나 명확히 정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핵심은 더 시공했다는 사실보다 추가약정 입증이 먼저
추가공사 분쟁은 흔히 “공사를 더 했으니 돈을 더 줘야 한다”는 상식적 주장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실제 법리는 훨씬 더 엄격합니다. 법원은 추가공사가 실제로 있었는지뿐 아니라, 도급인이 그것을 지시하거나 승인했는지, 별도 대금을 지급하기로 했는지, 그 공사가 원계약 범위를 넘어서는지, 계약서에 어떤 절차 규정이 있었는지를 함께 봅니다.
결국 추가공사대금 청구의 승패는 “더 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왜 그 공사가 추가공사이고 왜 상대방이 그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하고 입증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 추가공사대금 문제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단순히 공사 완료 사실만 볼 것이 아니라 계약서, 도면, 카카오톡 대화, 현장지시 내용, 변경 전후 물량 차이까지 함께 정리해 보셔야 합니다.
저희는 인테리어·건축 추가공사 분쟁의 구조를 면밀히 살펴 추가공사 약정 성립 여부, 총액계약 해석, 대금 산정 방식, 감정 대응까지 현실적인 방향으로 검토해 드리고 있습니다.
공사만 해놓고 뒤늦게 다투는 상황이 되기 전에, 관련 자료를 먼저 갖추어 상담부터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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