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입니다.
최근 유류분반환청구나 상속재산분할심판 같이 상속관련 소송에서는 피상속인에 대한 자녀들의 기여분 인정 여부가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녀들(공동상속인) 중 피상속인의 집으로 들어가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생활한 자녀가 기여분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위와 같이 피상속인의 집으로 들어가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생활한 자녀의 기여분 인정 여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례내용]
피상속인은 2남 2녀의 자녀들이 있고, 모두 결혼한 이후 분가하여 생활하여 왔습니다. 그러던 중 피상속인의 건강이 악화되어 혼자서 생활하는 것이 힘들어지자 2남 2녀의 자녀들은 피상속인을 요양원에 입원시키는 방안을 의논하였는데, 차남이 피상속인을 요양원에 보내는 것을 반대하면서 자신이 가족들을 데리고 피상속인의 집으로 들어가 살면서 피상속인을 보살피겠다고 하였습니다.
당시 차남이 운영하던 사업이 잘 안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살고 있던 집까지 팔고 월세로 살고 있었는데, 차남은 월세 부담을 줄이고자 피상속인의 집으로 들어가 살게 되었던 것인데 이후 5년 정도가 지나 피상속인이 사망하였습니다.
차남은 자신이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다고 하면서 그러한 기여분을 인정하여 피상속인 남긴 아파트의 절반을 자기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다른 상속인들은 차남이 월세도 내지 않고 피상속인의 집에서 살았으므로 월세 만큼 경제적이익을 특별수익으로 고려하여 아파트를 분할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 기여분 제도의 취지 및 요건
민법 제1008조의2 제1항은 "공동상속인 중에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에게 기여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1008조의2(기여분)
① 공동상속인 중에 상당한 기간 동거ㆍ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가 있을 때에는 상속개시 당시의 피상속인의 재산가액에서 공동상속인의 협의로 정한 그 자의 기여분을 공제한 것을 상속재산으로 보고 제1009조 및 제1010조에 의하여 산정한 상속분에 기여분을 가산한 액으로써 그 자의 상속분으로 한다. <개정 2005. 3. 31.>
위와 같은 기여분에 대하여 법원에서는 "기여분 제도는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관하여 특별히 기여하였을 경우 이를 상속분 산정에 있어 고려함으로써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려는 것이므로, 기여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을 위하여 상속분을 조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만큼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다거나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서울가정법원 2006. 5. 12. 선고 2005느합77 심판 기여분결정 및 상속재산분할).
따라서 기여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한 기여를 한 사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입증하여야 기여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단순 동거만으로는 기여분 불인정
위 사례와 같이 차남이 피상속인 소유의 집에 들어가 단순히 함께 거주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가정법원에서는 피상속인의 딸이 결혼 후 피상속인의 사망 시까지 30년 정도 피상속인과 동거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특별한 기여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딸의 기여분 청구를 기각하기도 하였습니다(서울가정법원 1996. 7. 24. 선고 95드74936,74943,96느273 판결).
또한 아내나 남편과 같이 배우자가 장기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간호한 경우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배우자가 장기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간호한 경우, 민법 제1008조의2의 해석상 가정법원은 배우자의 동거·간호가 부부 사이의 제1차 부양의무 이행을 넘어서 '특별한 부양'에 이르는지 여부와 더불어 동거·간호의 시기와 방법 및 정도뿐 아니라 동거·간호에 따른 부양비용의 부담 주체, 상속재산의 규모와 배우자에 대한 특별수익액, 다른 공동상속인의 숫자와 배우자의 법정상속분 등 일체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배우자의 상속분을 조정할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가려서 기여분 인정 여부와 그 정도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21. 선고 2014스44,45 전원합의체 결정 상속재산분할)
즉, 배우자의 경우에도 단순한 동거·간호만으로는 부족하고, 기본적인 부양의무를 넘는 '특별한 부양'에 해당하는지를 포함한 일체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합니다.
특히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동거·간호에 소요되는 비용을 피상속인의 재산에서 지출하였거나 다른 공동상속인이 부담한 경우에는 기여분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만약 이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지 않고 기여분을 인정한다면 나머지 공동상속인들과의 공평을 해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3. 기여분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
위와 같이 해당 상속인이 단순히 피상속인과 동거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기여분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할 것이며, 그러한 단순 동거 사실 외에 피상속인과 동거하는 기간 동안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다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한 기여를 한 구체적인 사실을 입증하여야만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즉, 또한 기여분은 반드시 공동상속인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결정되어야 하며, 그러한 결정 없이는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이나 일반 민사소송에서 기여분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민법 제1008조의2 제1항, 제2항). 이에 관한 판례들은 일관되게 협의 또는 가정법원 심판 없이 기여분을 주장하는 것을 배척하고 있습니다.
특히 "헌법재판소"에서는 민법 제1008조의2의 “특별히 부양”에 대하여, 다른 공동상속인의 부양 수준을 초과하면서 동시에 법률상 일반적인 부양의무를 초과하는 정도의 부양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10헌바2 결정)
헌법재판소 2010헌바2 결정
민법 제1008조의2의 “특별히 부양”에 대하여, 다른 공동상속인의 부양 수준을 초과하면서 동시에 법률상 일반적인 부양의무를 초과하는 정도의 부양으로 해석
이와 관련하여 서울가정법원에서는 "알츠하이머 등 질환을 앓고 있던 피상속인과 장기간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모시고 병원에 통행하여 치료를 받도록 하면서 피상속인을 부양한 사실이 확인된 상속인에게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 대하여 기여분을 20%로 인정"하기도 하였고(서울가정법원 2022느합1206 결정).
"10년 이상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병원에 모시고 다니고, 피상속인과 동거하는 동안 피상속인의 식사나 목욕, 집안청소 등을 도맡아 하면서 피상속인이 외출이나 산책을 나갈 때에도 해당 상속인이 도맡아 피상속인을 모시고 다닌 반면, 다른 자녀들은 피상속인을 거의 방문조차 하지 않은 사안에서 해당 상속인에 대한 기여분을 30%로 인정"한 사례(서울가정법원 2022느합1795 결정)도 있습니다.
특히 "20년 동안 피상속인의 집에서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보살피고, 피상속인의 생활비와 병원비, 요양비 등을 모두 부담하여 온 딸에게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 대하여 기여분 40%를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서울가정법원 2024느합1142 결정)
즉, 위 사례에서의 차남의 경우 피상속인의 집에서 피상속인과 동거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기여분이 인정될 수 없고,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모시고 병원에 진료를 함께 다닌 사실이나,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의 식사를 모두 챙겨드리고, 피상속인이 외출하거나 산책을 나갈 때에도 항시 피상속인과 동행한 사실, 피상속인의 생활비나 병원비, 요양비 등을 부담한 사실 등을 입증할만한 증거(사진이나 동영상, 생활비를 지급한 금융자료, 병원비나 요양비 납부 영수증 등)를 제출하는 경우에 그 정도에 따라 기여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피상속인의 집에서 무상으로 거주한 것에 대하여 월세 상당액의 특별수익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위 사례의 경우 차남 외에 다른 상속인들은 차남이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피상속인의 집으로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들어가 생활하면서 피상속인에게 월세를 지급하지 않아 매월 지급하여야 할 월세에 해당하는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면 이를 차남의 특별수익으로 인정하여, 차남이 얻은 특별수익만큼 차남이 분할받을 재산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위 사례와 같이 차남이 피상속인의 집에서 무상으로 거주한 것에 대해서 월세 상당액의 특별수익을 얻은 것으로 인정되어 차남이 분할받을 재산에서 공제될 수 있을까요?
피상속인의 집에서 무상으로 거주한 경우 월세 상당액의 경제적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이익을 해당 상속인이 상속받을 몫을 미리 선급으로 준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은 것이 현재 법원의 태도입니다.
대법원에서는 이러한 특별수익에 대하여 "특별수익 제도는 수증재산을 상속분의 선급으로 취급하여 공동상속인 간의 실질적 형평을 확보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어떠한 생전 증여가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는 피상속인의 생전의 자산, 수입, 생활수준, 가정상황 등을 참작하고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형평을 고려하여 당해 생전 증여가 장차 상속인으로 될 자에게 돌아갈 상속재산 중의 그의 몫의 일부를 미리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의하여 결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7므513 판결).
이러한 대법원 판례에 따라, 현재 법원에서는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집에서 무상으로 거주한 경우에 월세 상당액에 해당하는 경제적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상속받을 재산을 미리 선급으로 받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를 해당 상속인의 특별수익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다만, 이러한 무상거주로 인한 임대료 상당액을 특별수익으로 인정한 사례도 있기는 합니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9. 7. 3. 선고 2017가단33680 판결에서는 1990년경부터 현재까지 원주시 소재 건물의 무상 사용으로 인한 임대료 상당액 수익을 원고의 특별수익으로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위 사건에서는 원고 자신이 위 특별수익 인정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다투지 않아 원고의 특별수익으로 인정된 사례입니다.
또한 청주지방법원 2024. 5. 14. 선고 2020가단29149 판결에서는 피고가 거주한 피상속인 소유의 부동산에 관한 차임 상당액 합계 6,387,877원 중 피고 부부가 피상속인 부부와 함께 거주한 점을 고려하여 그 1/2인 3,193,938원을 특별수익으로 인정하였지만, 이 경우는 그 특별수익액이 극히 소액이라는 점에서 지극히 특별한 사례라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피상속인 소유 주택에서의 단순 동거 사실만으로는 당연히 기여분 인정의 근거가 되기 어렵고, 무상거주로 인한 임대료 상당액도 원칙적으로 특별수익으로 인정되지 않고 예외적으로 상업용 건물일 경우에 인정될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서 해당 상속인이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한 사실에 대한 입증 정도, 피상속인과 동거한 기간, 피상속인의 자산 규모, 다른 공동상속인들과의 형평성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 사안에 따른 기여분의 인정 정도가 달라진다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박정식변호사가 운영하는 "상속분쟁의 해법" 홈페이지 자료실에는 위 자료와 관련된 자료가 많이 게시되어 있으므로 필요하신 분은 홈페이지 자료실을 직접 방문하시어 참고하시면 됩니다.)
글: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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