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사계약, 입대의의 일방적 해제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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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사계약, 입대의의 일방적 해제는 불가능하다? 

신지수 변호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가 업체를 선정해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가 갑자기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입대의는 계약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까요? 서울동부지방법원의 흥미로운 판례를 통해 입대의와 시공사 간의 계약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발단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입대의는 지하주차장 방수공사 시공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진행했습니다. 피고인 B회사는 최저가 응찰 업체로 선정되었고, 입대의와 28억 원이 넘는 금액에 공사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입대의는 계약금 명목으로 5억 6천여만 원을 B사에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공사가 시작되기 전, 입대의는 B사에 "입찰 절차에 담합이 있었고, 대표자가 권한을 남용해 체결한 계약이므로 무효"라며 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B사는 "계약 해제는 적법하지만, 입대의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반소(反訴)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계약은 유효, 하지만 입대의는 해제권이 있다"

법원은 입대의가 주장한 계약 무효 사유들을 하나하나 검토했습니다.

담합 주장:

법원은 입찰 조건인 '친환경 제품'을 피고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업체도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았다고 보아 담합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입대의 의결 흠결 주장:

법원은 입대의가 이미 '제한경쟁입찰,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기로 의결했고, 그에 따라 피고가 낙찰된 것이므로 별도의 의결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자격 미충족 주장:

법원은 피고가 제출한 시험성적서가 입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입대의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입대의가 주장한 계약 무효 사유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법원은 민법 제673조에 따라 도급인(입대의)은 수급인(B사)이 공사를 완성하기 전에는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자유로운 해제권이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입대의의 계약 해제 통보는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입대의는 해제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법원은 입대의의 계약 해제 통보가 적법한 해제권 행사이므로, 입대의는 B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손해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재비 : B사가 공사를 위해 발주하고 폐기한 방수재 자재비 6억 3천여만 원.

노무비 : 현장대리인 급여 및 일용직 인부 일당 등 1천 7백여만 원.

폐기물 처리비용 : 1천 6백여만 원.

영업이익 : B사가 공사를 완료했다면 얻었을 이익 1억 4천여만 원.

총 8억 8백여만 원의 손해액이 인정되었습니다.

최종 결론

법원은 B사가 입은 손해액 8억 8백여만 원에서 입대의가 이미 지급한 계약금 5억 6천여만 원을 공제하고, 남은 2억 3천여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입대의가 B사에 지급해야 한다고 최종 판결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입대의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제할 경우,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입찰과 계약 과정에서 신중한 절차를 거치고, 계약 해제 시에는 발생 가능한 손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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