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통보 이후 출근 전에 채용을 취소하면 이를 해고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아직 근로를
제공하기 이전이니 알쏭달쏭한 측면이 있습니다. 최근 법원에서 유의미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채용취소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스타트업이 부당해고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을 판례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1. 채용취소도 해고에 해당하나요?
노동법과 법원은 기업이 채용 시험 등 전형절차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고 이를 통지하면,
그 순간 '채용내정' 상태가 되었다고 봅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에 따르면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입니다. 판례는 이렇게 봅니다.
회사의 모집공고 → 근로계약의 청약의 유인
입사지원 → 근로자의 청약
회사의 최종합격 통보 → 승낙
즉, 최종합격 통보 시점에 이미 근로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간주되고, 채용 내정자는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취득하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따라서 이 상태에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채용을 취소하는 것은 이미 성립한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인 해고와 동일한 법적 절차를 준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2. 합격 통보 4분 뒤 채용 취소,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최근 서울행정법원 판결(2025구합52952)은 바로 그러한 지점을 잘 보여줍니다.
인터넷 플랫폼·핀테크·금융업 등을 영위하는 A사는 두 차례 면접을 치른 구직자 B씨에게 오전 11시 56분에 합격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단 4분 뒤인 12시에 "채용을 취소하겠다" 고 다시 통보했습니다.
A사는 두 가지를 주장했습니다. 첫째, B씨를 채용하려던 자회사 C사와 A사는 별개의 사업장이므로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이라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둘째, B씨를 전문경영인으로 채용하고자 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그러나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1) 5인 이상 사업장 판단
자회사와 모회사가 경영상 일체를 이루어 하나의 사업장으로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A사와 C사의 상시근로자 수를 합하면 5인 이상이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 대상이라고 보았습니다.
2) 근로계약 성립
A사의 구인 공고가 청약의 유인이고, B씨의 입사지원이 청약이며, 면접 후 A사가 채용내정을 통보한 것은 승낙이므로 이미 근로계약은 성립되었다고 보았습니다.
3) 절차 위반으로 부당해고 인정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한 이상 해고(채용취소)를 하려면 근로기준법이 정한 서면통지 등 해고의 요건에 따라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여 부당해고라고 보았습니다.
3. 스타트업이 부당해고 리스크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 판례처럼 채용 결정을 번복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요건을 간과하는 경우 언제든 부당해고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1)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 등을 기재한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구두나 문자로 통보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27조 서면통지의무 위반으로 부당해고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2) 해고예고 의무는 어떻게 되나요?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해고 30일 전 해고사유와 해고일자를 통보해야 합니다.
다만 채용 내정의 취소 시 해고예고 수당 지급 의무가 문제될 수 있는데, 근로기준법 제26조는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해고예고 또는 해고예고 수당의 지급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용 내정을 취소하는 경우 30일 전 해고예고 또는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서울고등법원 2000. 8. 25. 선고 99나41055 판결 참조).
3)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제24조의 '정당한 이유' 가 존재해야 채용 내정 취소가 정당하다 할 것입니다(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참조).
4. 채용절차에서 실무적으로 꼭 기억해야 할 3가지
성장 속도가 빠른 스타트업일수록 채용 결정이 번복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만은 꼭 기억해 주세요.
① 합격 통보는 신중하게, 확정된 후에!
내부적으로 의사결정이 완전히 끝났는지, 예산이나 TO 상황은 확실한지 마지막까지 확인하세요. "일단 합격 시켜놓고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대응은 가장 위험합니다.
② 시용(수습) 기간과 채용 취소 사유를 미리 명시하세요
채용 공고나 합격 통지서에 "최종 합격 후에도 서류 허위 기재나 결격 사유가 발견될 경우 채용이 취소될 수 있음"을 명시해야 합니다. 또한 수습 기간을 설정하고 그 기간 동안의 평가 기준을 객관적으로 마련해두면 상대적으로 유연한 대처가 가능합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정당한 사유는 필요합니다.
③ 해고 통지는 반드시 '서면'으로
만약 정말 어쩔 수 없이 채용을 취소해야 한다면, 문자나 전화가 아닌 종이 문서(또는 전자서면)로 사유를 상세히 적어 전달해야 합니다.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서면 통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씬에서 채용 취소로 인한 부당해고는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고, 일단 분쟁이 시작되면 장기간 리소스가 소모되는 이슈입니다. 이번 칼럼을 참고하시어 부당해고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시고, 탄탄한 인사 노무 시스템 위에서 성공적인 스케일업을 이루어가시기 바랍니다.
채용취소·부당해고 핵심 정리 — FAQ
Q. 합격통보 후 출근 전에 채용을 취소하면 해고에 해당하나요?
네. 최종합격 통보 시점에 이미 근로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후 채용을 취소하는 것은 해고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인 해고와 동일한 법적 절차를 준수해야 합니다.
Q. 합격 통보 직후 몇 분 만에 취소해도 부당해고가 될 수 있나요?
네.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2952 판결에서 합격 통보 4분 뒤 채용을 취소한 경우도 부당해고로
인정되었습니다. 시간이 아니라 절차 준수 여부가 기준입니다.
Q. 5인 미만 사업장이면 해고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나요?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모회사와 자회사가 경영상 일체를
이루어 운영된다면 합산해 5인 이상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Q. 채용취소 시 해고예고수당도 지급해야 하나요?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해고예고 또는 해고예고수당 지급 의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채용 내정 취소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Q. 채용취소 시 반드시 서면으로 통보해야 하나요?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서면 통지는 필수입니다.
구두나 문자로 통보하면 근로기준법 제27조 서면통지의무 위반으로 부당해고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Q. 부당해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합격 통지서에 무엇을 명시해야 하나요?
"최종 합격 후에도 서류 허위 기재나 결격 사유가 발견될 경우 채용이 취소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수습 기간과 평가 기준을 객관적으로 마련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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