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전사고 사건은 ‘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자가 자동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업무상과실치상은 형법 제268조에 따라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이고, 현재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안전사고 사건에서 실무상 가장 어려운 부분은 사고 발생 자체가 아니라, 누가 그 위험을 구체적으로 관리·감독할 주의의무 주체였는지 특정하는 과정입니다.
같은 현장에 대표이사, 공장장, 현장소장, 팀장, 안전관리자, 작업반장, 외주업체 관리자까지 여러 사람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직급이 높다거나 명함상 책임자라는 이유만으로 바로 형사책임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결국 형사책임은 직함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 업무분장, 현장 관여 정도, 작업 통제 가능성을 중심으로 판단되는 구조입니다.
2. 책임자 특정은 ‘누가 실제로 현장을 통제할 수 있었는가’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안전사고 사건에서 책임자를 특정할 때 가장 먼저 보아야 할 것은, 사고가 난 작업에 대해 누가 작업중지, 출입통제, 장비운행 조정, 신호수 배치, 작업계획 승인, 위험성평가 시행, 안전교육 실시를 실제로 결정하고 지시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실무에서는 조직도나 직제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안전보건관리규정, 위임전결표, 업무분장표, 결재라인, 카카오톡이나 이메일 지시 내용, 회의록, 점검보고서, 시정지시서 등을 종합해서 “형식상 책임자”와 “실질상 책임자”를 구분합니다.
그래서 대표이사라고 해서 언제나 바로 책임이 인정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현장관리자라고 해서 자동으로 면책되는 것도 아닙니다. 해당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도 사업주에게 위험성평가 실시의무를 부과하고, 도급 구조에서는 도급인에게도 관계수급인 근로자와 관련된 일정한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누가 어떤 범위까지 통제책임을 부담하는지 문서로 짚어보는 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3. 도급·원하청 구조에서는 ‘같은 현장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형사책임이 생기지 않습니다
도급이나 하도급 구조가 있는 현장에서는 원청, 하청, 재하청 사이에 책임이 복잡하게 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실무상 중요한 포인트는, 도급인이라고 해서 수급인의 모든 작업에 대해 당연히 형사상 주의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도급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법령상 구체적 의무가 있거나, 계약상 관리·감독 의무가 명시되어 있거나, 실제로 개별 작업을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한 사정이 드러나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작업하는 경우, 협의체 운영, 순회점검, 교육 지원, 위험 상황 대비 조치 등 일정한 의무를 도급인에게 직접 부과하고 있고,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경우 그 범위가 꽤 넓게 문제될 수 있습니다. 결국 도급 사건에서는 “원청이라서 책임 있다” 또는 “하청이 했으니 원청은 책임 없다”처럼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고, 법령상 의무 + 계약상 지위 + 실제 현장개입 정도를 함께 봐야 합니다.
4. 과실 입증의 첫 번째 축은 ‘예견가능성’이고, 이는 사고 후가 아니라 사고 전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업무상과실치상에서 과실을 입증하려면 먼저 그 사고가 사전에 충분히 예견 가능했는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예견가능성은 막연히 “위험할 수도 있었다”는 수준이 아니라, 같은 업무에 종사하는 일반적인 평균인이라면 그 위험을 인식할 수 있었는지를 묻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사고 이후 결과를 놓고 거꾸로 위험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 전부터 존재했던 위험요인과 경고신호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장비 동선이 충돌하고 있었다거나, 작업 공간이 지나치게 협소했다거나, 추락방지시설이 없었다거나, 기존에도 유사사고나 위험신호가 있었다거나, 설비가 변경되었는데도 위험성평가가 갱신되지 않았다거나, 혼재작업인데 신호체계가 정비되지 않았다는 사정이 있다면, 이는 모두 예견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강한 자료가 됩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는 사업주에게 유해·위험요인을 찾아 위험성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므로, 위험성평가가 없었는지, 형식적으로만 했는지, 변경 위험이 반영되지 않았는지가 예견가능성 입증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5. 과실 입증의 두 번째 축은 ‘회피가능성’이고, 결국 무엇을 했어야 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나와야 합니다
예견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위험을 알 수 있었다면 현실적으로 어떤 조치를 통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는지까지 보여주어야 과실 입증이 완성됩니다. 실무에서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피고인 측은 흔히 “사고는 불가항력이었다”, “순간적으로 발생한 우발적 사고였다”, “현장 작업자 개인 부주의였다”는 취지로 방어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깨기 위해서는 막연히 “더 조심했어야 한다”는 수준이 아니라, 작업계획서를 작성했어야 했다, 작업허가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 신호수를 배치했어야 했다, 출입금지구역을 설정했어야 했다, 추락방지설비를 설치했어야 했다, 장비 운행을 분리했어야 했다, 교육과 TBM을 제대로 했어야 했다처럼 대체 가능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위험성평가 결과와 조치사항을 기록·보존해야 한다는 시행규칙까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자료가 없거나 형식적으로만 존재한다면 회피가능성 입증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과실사건은 사고 사진 한 장보다 사고 전 작업계획과 안전관리 시스템의 빈틈이 더 중요합니다.
6. 피해자나 현장 작업자의 과실이 있어도, 관리감독 책임자의 인과관계가 바로 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안전사고 사건에서 자주 나오는 방어 중 하나가 “피해자가 안전수칙을 안 지켰다”, “작업자가 임의로 행동했다”, “현장 근로자가 무리하게 작업했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이런 사정은 재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곧바로 관리감독자나 사업주의 형사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상과실치상에서 인과관계는 피고인의 행위가 유일한 원인이어야 성립하는 것이 아니고, 피해자 또는 제3자의 과실이 함께 작용했더라도 전체적으로 보면 관리·감독 소홀과 사고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산업재해 사건에서는 “현장 작업자의 실수나 일탈까지 포함하여 사고를 막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의무가 있었는가”가 더 본질적인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방어 측이 작업자 과실을 강조할수록, 반대로 검사나 피해자 측은 “그런 일탈이 충분히 예상되는 현장이었기 때문에 더 강한 통제 장치가 필요했다”는 구조로 맞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핵심은 단순히 누가 마지막 동작을 했는지가 아니라, 그 마지막 실수를 막을 시스템이 있었는지입니다.
7. 실무에서는 ‘사고 장면’보다 ‘사고 이전 시스템’을 문서로 고정하는 것이 승부처입니다
안전사고 사건은 겉으로는 사고 순간의 영상이나 사진이 중요해 보이지만, 실제 형사재판의 승부는 대개 사고 이전의 시스템 부재를 얼마나 문서와 진술로 고정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상 핵심 증거 패키지는 대체로 비슷합니다. 안전보건관리규정, 조직도, 직제표, 위임전결표, 업무분장표, 위험성평가서, 작업계획서, 작업허가서, TBM 기록, 안전교육 자료, 합동점검표, 시정지시서, 회의록, 작업일지, 현장 지시가 오간 메신저나 이메일, 설비 제원서, 동선도, CCTV, 재해원인 분석보고서 등이 그것입니다.
이런 자료를 통해 누가 어떤 위험을 알고 있었는지, 어떤 조치를 할 수 있었는지,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야 합니다. 반대로 이런 자료가 정리되지 않으면 사건이 “현장 실수 하나”로 축소되어 버리기 쉽고, 책임자 특정도 흐려집니다. 결국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은 사고 직후 대응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현장 관리체계와 위험관리 흔적을 확보하는 초기 증거수집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8. 결론적으로 책임자 특정과 과실 입증은 ‘권한·위험 인식·대체조치’ 세 축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이 유형의 사건은 결국 세 가지 축으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명확합니다. 첫째, 누가 그 위험을 실제로 통제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둘째, 그 위험을 사고 전에 충분히 알 수 있었는지입니다. 셋째, 그 위험을 줄이거나 회피할 구체적 조치를 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않았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연결되면 업무상과실치상 책임은 상당히 강하게 문제될 수 있고, 반대로 이 중 하나라도 흐려지면 방어 포인트가 생깁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직함만 보고 책임자를 정할 것이 아니라, 실질 권한과 현장 지배력을 먼저 특정하고, 위험성평가와 안전관리 문서, 작업 전 지시와 교육 기록, 사고 전후 현장 구조를 한 세트로 묶어 보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유사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라면 상담 문의 주시면 구체적인 대응방안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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