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의 낙상사고에 의한 의료소송, 쟁점은?
병원에서의 낙상사고에 의한 의료소송,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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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의 낙상사고에 의한 의료소송, 쟁점은? 

윤태중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신 윤태중 대표변호사입니다.

병원은 제한된 공간에 신체 능력이 떨어진 환자들이 밀집해 있는 장소입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일상적인 생활 환경보다 낙상 사고 발생할 확률이 훨씬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병원 내 낙상 관련 문의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대다수의 당사자는 구체적인 여건보다 장소가 병원이라는 점을 가장 강력하게 언급합니다. 병원에서 넘어지면 병원이 책임을 지게 되는지, 법원이 바라보는 책임의 경계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낙상당시의 환자 상태가 최우선 고려 사항

병원 내 낙상사고의 책임소재를 평가할 때에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사항은 당시 환자의 신체 상태입니다. 환자가 스스로 보행이나 움직임이 가능한 상태였는지, 반드시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었는지 부터 보게 됩니다. 전자의 경우는 당시의 여건과 특히 시설물에 하자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후자의 경우 의료진이나 간병인 등 요양보호자의 행위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를 살펴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환자가 새벽에 혼자서 화장실을 가다가 넘어진 경우를 가정해보겠습니다. 복도의 보행용 레일이 파손되어 있거나 설치되지 않은 등 시설물에 명백한 하자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단지 병원에서 넘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병원이나 관계자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2. 주의의무는 결과가 아닌 예방의 영역입니다

와상환자나 마취상태처럼 자가 운동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환자에게 발생한 낙상사고라 할지라도 그 결과만으로 책임소재를 가릴 수는 없습니다. 소위 결과적 과실, 즉 낙상이라는 결과가 발생했으니 부주의한 것 아니었냐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가 어렵습니다. 핵심은 예방을 위한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입니다. 환자 낙상 방지에 대한 갖춰진 매뉴얼을 준수했는지, 혹은 환자를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없는지를 보고 평가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환자 및 병원관계자의 주관적인 진술내용보다는 CCTV를 보고 평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3. 철학적 도덕은 의무가 아닙니다

의료기관은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세밀하게 살펴야하는 것 아니냐는 철학적 혹은 관념적 견해를 주장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의 업무 매뉴얼은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만들어지는 것이고, 법률적 판단 또한 히포크라테스나 나이팅게일 선서 같은 숭고한 이상향을 기준으로 삼지는 않습니다. 의료기관의 매뉴얼은 보편적인 안전을 지향할 뿐, 특정 환자 한 명만의 모든 돌발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도덕적 의무와 법률적 의무는 엄연히 다른 영역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맺음말

 

병원은 상해와 질병을 치료하는 공간이지, 환자의 안전을 절대적으로 보장해주는 곳이 아닙니다. 법원 청사에서 넘어진다고 해서 사법부나 국가기관이 모든 책임을 지지 않듯, 단순히 공간적인 책임소재를 따지기보다 의료진의 구체적인 과실이 무엇인지 냉철히 따져보아야 할 영역입니다. 머릿속에서 막연한 철학적 정의는 지우고, CCTV 등의 실질적인 증거를 어떻게 확보하고 분석할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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