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시고 강제추행 기억이 안난다면
술마시고 강제추행 기억이 안난다면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

술마시고 강제추행 기억이 안난다면 

남희수 변호사

잦은 회식 자리 등, 술자리가 길어지다 보면 자신의 주량을 넘어 과음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지난밤의 기억이 전혀 없는 이른바 '블랙아웃(필름 끊김)' 상태에 빠졌는데, 경찰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연락을 받는다면 눈앞이 캄캄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정말 아무 기억이 안 납니다." 많은 피의자들이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호소합니다. 과연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이 법적으로 방어막이 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은 만취 상태에서 발생한 강제추행 사건의 법적 현실과, 위기에 처했을 때의 올바른 대응 방법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 = 면죄부가 아닙니다

과거에는 술을 마시고 범죄를 저지르면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해 주취감경(형량을 줄여주는 것)을 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사법부의 태도는 완전히 다릅니다.

1. 성범죄에서의 주취감경은 사실상 폐지 수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등 관련 법률이 강화되면서, 강제추행을 비롯한 성범죄 사건에서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은 법관의 재량에 따라 감경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성범죄 사건에서 음주 감경을 매우 엄격하게 배제하는 추세입니다.

2. 오히려 '가중처벌'의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주변 CCTV나 목격자 등 객관적인 증거가 존재하는데도, 피의자가 무작정 "기억이 안 난다", "술김에 그랬으니 고의가 아니었다"라고만 주장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수사기관과 재판부는 이를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간주합니다. 이는 괘씸죄가 추가되어 구속 수사나 더 무거운 실형이 선고되는 치명적인 이유가 됩니다.

⚖️ 강제추행 혐의 처벌 수위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에 따르면,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강제추행에서의 '폭행'은 반드시 누군가를 때리는 물리력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기습적인 신체 접촉(어깨를 감싸거나 기습 입맞춤 등)도 모두 강제추행으로 폭넓게 인정됩니다.


💡 혐의를 받고 있다면? 단계별 핵심 대응 전략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혐의를 부인하거나 인정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다음의 절차에 따라 냉정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1단계: 섣부른 사과와 연락은 절대 금물 기억이 안 나니 불안한 마음에 "내가 술에 취해 실수한 것 같으니 일단 사과할게"라며 피해자에게 연락하거나 합의를 시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범행을 자백'하는 결정적인 증거로 기록됩니다. 본인이 하지 않은 행동까지 모두 뒤집어쓸 수 있으므로, 정확한 사실관계가 파악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연락을 자제해야 합니다.

2단계: 신속한 객관적 증거 확보 (골든타임) 기억이 없다면 '증거'가 곧 나의 기억을 대신합니다.

  • 사건이 발생한 술집, 길거리, 숙박업소 등의 CCTV 영상

  • 당시 함께 있었던 동석자나 종업원의 목격자 진술

  • 사건 전후 피해자와 나눈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블랙박스 음성

특히 CCTV는 보존 기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사건을 인지한 즉시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3단계: 정보공개청구를 통한 고소장 확인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무작정 출석하지 마시고, 조사를 미룬 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피해자의 고소장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의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지 파악해야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4단계: 변호사의 조력 확보 성범죄 사건은 초기 경찰 조사의 진술이 재판 끝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해서 "경찰이 알아서 밝혀주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객관적 증거와 고소장 내용을 바탕으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진실로 억울한 상황인지(무죄 주장) 아니면 범행 사실이 명백하여 빠르게 선처를 구해야 하는 상황인지(인정 및 합의)를 확실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 스스로 대응하기 보다는

"기억이 안 난다"는 말은 재판정에서 결코 방패가 되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리한 정황 속에서 침묵과 회피는 당신을 더 깊은 수렁으로 빠뜨릴 수 있습니다.

술에 취해 일어난 일탈이라 하더라도 성범죄 전과자가 되면 신상정보 등록, 취업 제한 등 평생 꼬리표가 붙게 됩니다.

현재 관련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혼자서 고민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마시고 즉시 법률 전문가의 객관적인 조력을 받아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시길 권고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남희수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8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