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질환에 관한 의료소송, 사투의 시간인가, 방치의 시간인가
감염 질환에 관한 의료소송, 사투의 시간인가, 방치의 시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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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질환에 관한 의료소송, 사투의 시간인가, 방치의 시간인가 

윤태중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신 윤태중 대표변호사입니다.

앞선 기고에서 감염성 질환에 의해서 몸이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감염성 질환에 의한 사고가 소송 실무적 관점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근본적인 대안 ’항생제‘

의학적으로 환자가 사이토카인 폭풍에 의해서 몸이 무너져 가고 있을 때에 원인균을 직접 제거 하여 연쇄 반응을 끊어낼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대응은 항생제 투약입니다. 쉽게 침입한 균을 공격하기 위한 ’지원군’을 투입시키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페니실린이라는 단어를 종종 들어보셨을 텐데, 페니실린이 항생제의 한 종류입니다. 의학의 역사는 이 항생제 발명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정도로 항생제는 인류의 수많은 인명을 살린 ‘인류의 구원자‘라 할 수 있는 의약품입니다. 다만 이것이 만능 치트키는 아니라는 겁니다. 항생제는 신체 면역 체계의 든든한 지원군이지만 범용성이 매우 크게 생산되다보니 특정한 균이나 바이러스에게 공격력이 약할 수도 있습니다.

 

2. 조준사격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선 생물학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균류는 생태주기가 매우 짧아 번식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이 고등생물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이것이 항생제 내성의 주된 원인입니다. 기존 항생제를 이겨낼 수 있는 개체가 끊임없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범용 항생제에 원래부터 내성이 있거나 번식과정에서 내성이 생긴 경우는 일반적인 투약은 무용지물이 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배양검사입니다. 환자의 체액에서 균을 직접 키워 그 정체를 밝혀낸 뒤, 해당 균을 확실히 잡을 수 있는 표적 항생제를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 정체를 밝히는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신체적 맷집이 없다면, 안타깝게도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인 결과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3. 의료소송에서 바늘구멍 같은 존재

결국 감염성 질환 관련된 의료사고에서 의료진의 과실 여부는 적절한 시기에 배양검사를 시행했는가 라는 쟁점으로 귀결됩니다. 문제는 이 ’적절한 시기‘라는 것이 수학 공식처럼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환자마다 감염 속도와 면역 반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후적으로 환자의 생체데이터를 복기하며 의료진의 판단을 검토합니다. 하지만 의료진의 처치가 의학적 상식에서 현저히 벗어나지 않았고, 상식적인 매뉴얼에 따랐다면 결과가 처참하더라도 과실을 묻기가 어려워집니다.

 

맺음말

 

감염성 질환에 대한 의학적 매커니즘은 CPR등의 응급처치와는 완전히 달라 보호자의 눈에는 마치 방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항생제 투약 후 경과를 관찰하거나 적합한 표적 항생제를 찾기 위한 사투의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진의 판단과 행위 시점이 적절했는지 냉정히 분석하려면 투약기록지를 포함한 상세한 의무기록지를 발급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유형은 기록과 시점의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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