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사고에서의 쇼크, 그 책임의 향방은?
마취사고에서의 쇼크, 그 책임의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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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사고에서의 쇼크, 그 책임의 향방은? 

윤태중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신 윤태중 대표변호사입니다.

마취는 현대 의학발달에 커다란 기여를 했습니다. 환자의 고통을 잠재움으로써 의료진이 그로인한 방해를 받지 않고 수술을 할 수 있게 만든 혁명적인 기술입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늘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합니다. 마취과정에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쇼크, 심정지, 호흡부전이 발생할 경우, 대응이 지연이 조금만 지연되어도 환자는 저산소성뇌손상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마주하게 됩니다. 가족을 수술대에 보낸 이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처참한 비극에 대한 책임이 온전히 의료진에게만 향하지는 않습니다. 결과는 처참하지만 마취사고의 책임소재를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쇼크발생 자체를 문제삼지 않음

쇼크란 사람의 몸이 처음 접하는 외부 자극에 대해 일시적으로 고장 나는 상태를 뜻합니다. 마취뿐 아니라 일상적인 알레르기 반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문제는 현대 의학으로도 이 쇼크의 발생 여부를 사전에 완전히 예측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정에서는 의료진이 마취 전 최소한의 컨디션 검사를 하고서 시행했는지 만을 볼뿐 발생했다는 그 자체를 문제 삼지 않습니다.

 

2. 그럼 의료진은 무조건 면책인가요?

그렇다고 해서 의료진의 책임이 무조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우선 기준치를 초과한 과용량을 투약했거나, 너무 빠른 속도로 주입해서 쇼크발생 가능성을 높였는지를 면밀히 살펴봅니다. 만약 투약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면, 잣대가 쇼크발생 이후의 대처로 바뀌게 됩니다. 의학적 관점에서 마취 중 쇼크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의료진은 항시 이를 염두에 두고 즉각적인 응급처치를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한 마음가짐이 아니라 실질적인 환경을 구성해두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결국 투약 전의 검사여부, 투약시의 용양과 속도, 그리고 쇼크발생 이후의 대처, 이 3가지가 법적 판단의 진짜 잣대가 된다는 것입니다.

 

3. 입증방식, 기록지에 새겨진 1분 1초의 기록

결국 소송과정에서 과실의 입증은 진료기록 감정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마취경과관찰부터 수술, CPR과정에서 산소포화도 등은 실시간으로 기록되기 때문입니다. 감정인에게 이 의무기록을 바탕으로 마취 과정 중 과실로 의심되는 행위의 의학적 적절성, 이상 징후의 인지 시점, 인지 후 처치까지 걸린 시간과 그 내용에 대한 적절성을 묻게 됩니다. 또한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을 결정한 시점과 응급구조사가 도착하기 전까지의 구호 조치에 의학적 흠결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주된 증거조사 과정입니다. 결국 뇌 병변이라는 비극적인 결과의 책임 소재는 의무기록에 기록된 찰나의 시간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맺음말

 

마취사고는 대개 결과가 처참하기에 당사자의 가족들이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하지만 법정은 감정의 파고에 휩쓸리지 않습니다. 비극 앞에서 슬퍼만하기 보다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실질적인 증거부터 확보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고병원의 마취기록지를 포함한 의무기록지는 물론, 전원 시점의 활력징후 확인을 위한 응급구조일지와 이송된 병원의 의무기록지까지 꼼꼼히 구비해두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찰나의 시간에 대한 냉정한 사후평가가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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