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과실, 어디까지 설명해야 되나요?
의료과실, 어디까지 설명해야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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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과실, 어디까지 설명해야 되나요? 

윤태중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신 윤태중 대표변호사입니다.

의료소송에서 주요 과실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설명의무위반입니다. 상담과정에서 보면, 이 단어를 액면 그대로 해석해 수술 전 안내와 실제 진행 방식이 달랐다거나 심지어는 의사의 태도가 불친절했다는 점까지 설명의무위반으로 과해석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의무 위반은 단순히 과정이나 태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설명의무위반은 과정에서의 문제가 아닌 결과에 대한 환자의 알권리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한편 의사 입장에서는 의학적으로 수술이 잘 되었어도 배상 책임을 지게 만드는 독특한 과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그래도 설명 범주에 대한 기준은 있지 않을까요?

의사가 진료과정에서 치료를 앞둔 환자에게 의학 서적에 나오는 수만 가지 부작용을 전부 알려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법원이 세운 기준은 ’환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결과에 해당하는 환자의 예후가 아닌 환자의 선택권에 해당하는 의사결정입니다. 그래서 임상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부작용이나 발생 확률은 낮더라도 중상해 수준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이 바로 사전 설명의 주된 대상이 됩니다. 치료를 앞둔 환자입장에서 미리 알았더라면 포기했을 정도로, 당시 환자의 선택권을 좌우할 정보인지가 중요한 잣대가 되는 것입니다. 마치 교통사고의 전방주시 의무처럼 법리가 요구하는 기준에는 추상적인 면이 공존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2. 그럼 응급수술은요?

전항의 원칙대로라면 모든 의료행위 전에 환자나 보호자에게 설명을 선행하여야 합니다. 다만 예외적인 상황이 있습니다. 바로 응급상황입니다. 처치 지연이 생존에 영향을 주거나 향후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되는 긴박한 순간은 환자의 자기결정권보다 인명보호라는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게 됩니다. 단 이때의 응급함은 의사가 당시에 너무 바빴다 등의 환경적인 요소를 가지고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오직 환자의 상태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검증은 진료기록감정절차에서 감정인이 당시 환자의 긴급했는지에 대한 부분을 의학적으로 평가하고, 법원은 회신된 감정서에서 감정인의 의견과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의무 면제 여부를 직권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3. 알권리? No 약속위반? No 자기치료선택권? Yes

설명의무위반의 본질은 단순히 환자의 알권리를 무시했거나 사전에 약속을 어긴 것에 있지 않습니다. 핵심은 환자가 자기 스스로 결정하는 자기치료선택권을 방해받았느냐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지 진료과정에서 안내받은 방식과 다르거나 약속과 차이가 있다고 해서 곧장 설명의무위반이 성립되지는 않습니다. 한 예로 수면내시경 중 발견된 용종을 의료진이 즉시 제거한 경우를 두고 설명의무위반이 아니냐는 상담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법원이 비록 사후적 판단이기는 하지만 보편적인 환자라면 당연히 동의했을 것이며, 즉시 제거하는 것이 환자에게 더 이익이기에 실질적인 권리침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설명의무는 의사의 언변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자기 결정권이 실질적으로 존중받았는지를 묻는 법리인 것입니다.

 

맺음말

 

설명의무위반은 위험도가 낮은 수술일 경우 더 폭넓게 인정되어 의료진에게는 상당한 법적 부담이 되는 법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의료현장에서 의료진들의 업무를 경직시키는 것 아닌지 고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설명의무위반은 환자의 후유증이 법적 기준의 손해에 충족할 때에 성립하는 것입니다. 단지 결과가 마음에 안든다거나 주관적인 불편함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부족합니다. 의료소송은 감정의 해소나 흠결의 확인이 아닌 실질적 손해의 보전이기 때문입니다. 손해라는 실체가 없는 곳에 과실이라는 이름의 배상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비록 법리가 환자에게 유리하더라도 냉정하게 계산기를 두들겨 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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