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감소, 본질은 안경값
시력감소, 본질은 안경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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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감소, 본질은 안경값 

윤태중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신 윤태중 대표변호사입니다.

옛 고사에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의 오감 중 시각이 차지하는 절대적 비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격언입니다. 하지만 과연 현대의 법정에서도 그만한 대접을 받고 있을까요? 안과 관련 의료소송의 냉정한 계산기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잘 보이냐가 아닌, 보이냐 안 보이냐가 기준

법원이 의료소송에서 손해액을 산정하는 항목은 치료비, 향후치료비, 일실손해입니다. 이 중 일실손해에 대한 기대치가 가장 큽니다. 문제는 법원이 채택하고 있는 맥브라이드 방식이 지독하리만큼 극단적인 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맥브라이드 기준의 잣대는 실명이거나 교정시력이 마이너스 0.3에 도달하는지 여부입니다. 즉 세상이 흑백이 아닌 암흑수준으로 보여야 노동력이 상실 또는 감소되는 수준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일실손해가 아닌 향후치료비의 항목이 적용되게 됩니다. 즉 당사자의 고충은 초라한 수준의 향후치료비로 치부된다는 것입니다.

 

2. 기준은 교정시력

실명에 이르지 않은 시력 저하가 왜 일실손해가 아닌 향후치료비로 치부되는지에 대한 이유는 법원이 신체를 바라보는 관점이 철저히 ’기계적 대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신체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원상복구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보완 수단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였을 때 상쇄되는 부분을 배제하고서 기준을 세운다는 것입니다. 소위 ”보이긴 한데 예전처럼 잘 안보이는 “ 불편함은 안경이나 렌즈라는 교정 수단을 통해 완화될 수 있다고 간주하게 됩니다.

 

3. 수술 목적과 결부되는 계산 방식

안경을 벗으려 큰마음 먹고 고액의 수술을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사고가 발생하면 법원에서는 다시 안경을 씌운 채 손해액을 계산하게 됩니다. 안경을 벗음으로써 개선되는 외모, 나아지는 일상은 법리적으로 주관적 영역에 해당합니다. 이는 결국 법원의 재량권에 속하는 위자료 항목에서 미미하게 평가될 뿐이므로 당사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이 책정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즉 소송에서의 배상금 산정기준은 주관적인 삶의 질까지 온전히 담아내지 못합니다.

맺음말

 

당사자의 겪는 주관적인 고통을 제3자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법적 권리로 온전히 인정받기는 어려운 것이 냉혹한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합의나 조정, 화해권고 등의 과정에서 제시되는 조건이 당사자의 마음에는 결코 성에 차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냉정해져야 합니다. 법정에서의 소송은 감정이 아닌 계산기로 하는 것입니다. 법리의 한계 속에서 최선의 실리가 무엇인지 주판알을 튕겨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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