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이라는 난제
화상이라는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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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이라는 난제 

윤태중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신 윤태중 대표변호사입니다.

최근 의료 현장에서 발열 기구를 이용한 보전 치료나 미용 시술의 빈도가 과거에 비해 늘어난 것 같습니다. 대다수는 질병의 완치나 생명 유지와 직결되지 않은 소위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선택적 의료행위들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시술의 증가와 맞물려 화상 사고로 인한 상담 문의가 체감될 만큼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상과 관련된 의료소송의 쟁점을 살펴보겠습니다.

 

1. 재량권이라는 초라한 방패

화상 사고가 발생했을 때 행위자가 내세우는 방어 논리는 대개 비슷합니다.“하던대로 시술했지만 환자의 피부가 남들보다 예민하다” 거나 “사용한 의료기기가 의도치 않게 과출력을 일으켰다”입니다.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반드시 과실은 아니라는 논리와 의학적 재량권이 합쳐진 방어기제입니다. 하지만 화상의 영역에서 의료행위 중 미세한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 행하여야한다는 주의의무에 관한 논리에 부딪혀 의료진의 관리 소홀이 아니면 발생할 없는 일로 판단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오히려 의료진이 이것이 불가항력적 결과였음을 입증하여야하는 소위 입증책임의 역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2. 과실은 높고 배상액은 낮고? 기준이 뭐야

그럼 전적으로 환자에게만 유리할까요? 의료소송의 배상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미래의 소득 감소에 해당하는 일실수입입니다. 하지만 일실수입을 산정하는 기준은 노동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신체의 기능적 하자라는 확고한 테두리 갇혀 있기 때문에 단순히 외모의 변화만으로는 인정받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생계에 외모가 반드시 필요한 특수한 직종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특별손해의 개념으로 법원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조건이 너무나도 까다롭습니다. 결국 현실적인 손해의 산정은 현재와 향후의 치료비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3. 완벽한 복구는 없다

앞선 기고에서 언급했듯이 신체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완전한 원상복구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당사자는 최대한 이전과 근접한 정도에 이를 때까지의 치료를 원하게 됩니다. 여기서 실무적인 난제가 발생합니다. 가장 빈번한 표제성 화상의 실질적인 치료는 드레싱과 항생제 처방이 주를 이루기에 초기 치료비 자체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물론 흉터를 지우는 복구비용까지 향후치료비로 산정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를 상당성 있는 손해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수치를 넣어서 설명하자면 “10”수준의 흉터를 “2”수준으로 만드는 데에는 “20”의 노력과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미 완화된“2”수준의 흉터를 “1”수준으로 줄이는 데이는 “80”이상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능적 회복이 완료된 시점 이후 기대치는 낮지만 비용을 훨씬 더 많이 소요되는 비용을 어디까지 인정해줄 수 있는지 난제에 부딪힙니다. 결국 환자가 원하는 완전한 회복과 현실적으로 인정해줄 수 있는 의학적 타당성 사이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틈이 존재합니다.

 

맺음말

 

실제 상담과정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위자료에 관한 것입니다. “흉터 남겼으니 위자료를 많이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입니다. 하지만 흉터의 흉측함을 판단하는 주체는 제3자 입니다. 역설적이게 흉터를 가장 흉측하다고 여기는 존재는 매일 거울을 보는 당사자입니다. 결국 당사자가 만족할 수준의 위자료 책정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요한건 감정적 대응보다 객관적 자료 확보입니다. 화상발생 직후 명확한 진단서를 발급받고, 치료비 뿐 아니라 치료한 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는 증빙자료와 향후치료비추정서를 미리 챙겨두어야 합니다. 상처가 아물면 고통의 흔적을 증명할 증빙조차 발급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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