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신 윤태중 대표변호사입니다.
치료과정에서 진단이 틀렸거나 적절치 못해서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고생했던 경우, 혹은 안타까운 결과가 발생한 뒤 사후에 오진을 발견하는 경우도 종종 존재합니다. 의료소송 관련 상담에서도 단골로 등장하는 사연들입니다. 하지만 냉정한 법의 잣대로 보면 오진이 최종적인 결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도 의외로 많습니다. 명백한 오진은 존재하지만 법적 책임은 생기지 않는 그 경계선을 살펴봅니다.
상당인과관계
각종 판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상당인과관계입니다. 사전적으로 “어떤 원인이 있으면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 법률적인 관점에서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관계”를 뜻합니다. 하지만 타당하다는 말은 소위 그럴싸하다는 수준의 합리적인 추론만으로는 결코 충족되지 않습니다. 의료소송에서 요구하는 과학적 근거란 곧 의학을 의미하는 것인데, 의학이란 수많은 임상 데이터가 쌓여 만들어진 경험의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2. 감정절차의 본질
결국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은 감정절차, 구체적으로 진료기록감정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법원은 보통 대학병원 급 이상 전문의들에게 감정을 의뢰하여 의학적 소견을 구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오진이었는지를 묻는 단순질문이 아닙니다. 오진으로 인해 실제 처치지연이 발생했는지, 지연된 시간으로 인해서 치료의 방법, 기간이 달라졌는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러한 요소들이 환자의 최종 예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구체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3. 진료기록, 특히 검사결과지의 중요성
전항에 언급한 감정의 대상은 결국 의무기록지입니다. 결국은 오진 발생 이후 의미있는 예후 변화가 기록되어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한 진료과정에서의 환자나 보호자의 호소하는 바를 기록되었냐가 아닌 바이탈데이터 등의 객관적인 자료를 뜻하는 것입니다. 즉, 의료진에게 잘 적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닌 증상에 따라 시행되는 검사의 존재여부를 뜻하는 겁니다.
맺음말
병을 조금 더 빨리 발견해 처치하는 것이 좋고, 처치지연이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킨 것은 누구나 아는 당연한 상식입니다. 법원이 이 상식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법원은 묻습니다. “오진으로 인해서 환자의 수명이 얼마나 줄었는지, 장해율을 몇%나 올렸는지”. 결국 의료소송은 숫자로 산정되는 객관적 가액의 영역입니다. 추상적 손해만으로는 인과관계의 벽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는 논리입니다. 그래서 이런 유형을 다룰 때 냉철한 ”꼼꼼함“이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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