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상법 시행 전 감사위원 2인 분리 선출은 가능한가

최근 적대적 M&A 상황에서 감사위원 선임 구조는 경영권 방어 및 지배구조 설계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사위원은 이사회 내에서 감사 기능을 수행함과 동시에, 일정한 경우 경영진 견제 기능까지 수행한다는 점에서 그 구성 방식 자체가 지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2025년 9월 9일 개정된 이른바 ‘제2차 개정상법’은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인원을 확대함으로써 소수주주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개정법 시행 이전 단계에서 감사위원을 2인 이상 분리 선출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정관에 명시적인 근거가 없는 이상, 개정상법 시행 전까지는 감사위원 2인을 분리 선출하는 방식으로 선임할 수 없다고 명확히 판시하였으므로, 관련 법리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개정상법 시행 전 감사위원 2인 분리 선출 가능 여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관련 법제의 구조
1) 현행 상법 체계
현행 상법 및 이에 기초한 대부분 회사의 정관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인을 분리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주주의 의결권을 일정 부분 제한하면서도 감사위원회 구성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절충적 구조로 이해됩니다.
2) 제2차 개정상법의 내용
개정상법은 분리 선출 감사위원을 최소 2인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며, 2026년 9월 10일 시행 예정입니다. 이는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특정 주주에 의한 영향력 집중을 완화하려는 입법적 선택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개정 규정이 존재하더라도 시행 이전 단계에서는 아직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실질적으로는 기존 법체계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법원의 판단 구조
‘주식회사 S 사건’으로 지칭되는 가처분 사건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건 유형: 주주제안 관련 의안 상정 가처분 사건
당사자 구조
신청인: 신규 최대주주(적대적 M&A 과정에서 지분 확보)
피신청인: 기존 경영진이 지배하는 회사
주요 쟁점
주주가 ‘감사위원 2인 분리 선출’ 안건을 제안
회사가 이를 그대로 상정하지 않고 ‘1인 선임’으로 수정한 것이 주주제안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은 다음과 같은 논리를 통해 2인 분리 선출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 시행 전 법률의 비적용 원칙
개정상법은 시행일 이전에는 효력이 없으므로, 현행 상법이 여전히 지배적인 규범으로 적용됩니다. 이는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본 원칙입니다.
따라서 장래 시행될 법률을 근거로 현재의 법률관계를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기업 역시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2) 정관 자치와 근거 규정의 필요성
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감사위원 선임 방식은 정관에 의해 구체화되는 사항
정관에 ‘2인 분리 선출’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경우, 1인을 전제로 한 기존 구조가 유지됨
이는 회사법 영역에서 정관이 가지는 규범적 기능을 재확인한 것으로, 법률뿐 아니라 정관이라는 내부 규범 역시 독립적인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즉, 정관에 명시적인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감사위원을 2인 분리 선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3) 회사의 안건 수정은 적법
본 사건에서 회사는 주주가 제안한 ‘2인 분리 선출’ 안건을 그대로 상정하지 않고 ‘1인 선임’으로 수정하여 주주총회에 상정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현행 법령 및 정관에 반하는 부분을 제거한 것은 오히려 법 준수 행위에 해당하므로 주주제안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회사가 주주 제안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것이 아니라 적법한 범위 내에서 이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도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주주제안권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회사가 법령 및 정관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주 제안을 반영하였다면, 이는 주주제안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즉, 위법하거나 근거가 없는 제안까지 그대로 반영할 의무는 없으며, 회사는 적법한 범위 내에서 이를 조정하여 상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집니다.
실무적 의의
1) 시행 전 단계: 정관이 결정적 기준
개정상법이 존재하더라도 시행 전에는 정관이 우선 적용되며, 2인 분리 선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관 개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정관 개정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므로, 사전에 지분 구조 및 의결권 확보 전략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2) 주주제안 대응 전략
정관상 근거가 없는 경우, 회사는 2인 분리 선출 요구를 1인 선임으로 조정하여 상정할 수 있으며, 이는 주주제안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법령과 정관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대응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3)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의 의미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소수주주 또는 신규 주주의 영향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 구조와 결합될 경우, 이사회 내 권력 구도에 실질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판례는 정관이라는 절차적 요건을 명확히 하여 분리 선출 제도의 무분별한 활용을 제한하는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결론
법원은 개정상법 시행 전까지는 현행 상법과 정관이 적용된다는 점, 그리고 정관에 근거 규정이 없는 이상 감사위원 2인 분리 선출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명확히 하였습니다.
아울러 회사가 이를 1인 선임으로 조정하여 상정한 경우에도 이는 적법하며 주주제안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결국, 개정상법 시행 이전 단계에서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는 정관 개정 없이 실현될 수 없으며, 이는 실무상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핵심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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