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 대학교수의 표창장 위조사건의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장 변경신청을 재판부가 불허하고 무죄판결하거나 공소기각할 듯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요점은 최초의 검찰기소내용과 그 이후 변경신청한 공소사실이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공소장 변경을 불허하고 최초의 공소장을 기준으로 재판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형사소송법학적으로 아주 어렵고 난해한 내용 중의 하나로 사법시험에 출제될 듯한 내용으로 이에 대해 각 정치적 입장에 따라 중구난방식으로 이야기 되고 있어 이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분들에게 간단히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드리고자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검사는 형사사건에서 공소사실을 특정하여야하고 이를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또한 공소사실을 변경할때에는 그 변경에 한계를 두어야 합니다. 이는 마구잡이 식으로 공소제기하는 것을 통제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최초의 공소제기사실과 전혀 다른 사실을 가지고 재판하게 되어 재판부뿐만이 아니고 피고인 측도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함입니다. 그런데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점에 대해 판례는 양 사실을 그 사회생활적인 면에서 파악하여 하나의 사실로 볼 수 있느냐 하는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적인 면에서 하나의 사실인지 아닌지는 말이 그렇지 실제 사건에서는 판단이 항상 쉽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은 "과연 그 두개의 사실이(최초공소사실과 변경된 공소사실) 양립가능한 사실인가 아닌가 하는 점"을 판단하거나 "그날 그때 일어난 일을 말하는 것인가"하는 점을 파악하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공소장변경을 불허하게 되면 검사가 공소취소하지 않는 이상, 재판부는 최초공소사실을 가지고 재판하게 되고 그 결과 무죄를 선고하든지 아니면 공소기각판결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검사는 그 후에 변경된 공소사실로 새롭게 공소제기 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공소장 변경신청은 이러한 소송의 번거로움과 경제성을 고려하여 변경된 사실로 재판하게 해달라고 신청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재판부에서 공소장 변경신청을 불허하였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작심하였다는 비판이 있는데 좀 지나친 생각이라고 판단됩니다. 만일 진짜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면죄부를 주기로 마음 먹었다면 공소장 변경신청을 불허할 것이 아니라 변경신청을 허락해주고 변경된 사실에 대해 재판하여 무죄선고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최초의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해서 피고인이 좋아할 것은 전혀 없습니다. 무죄를 선고한 이유가 변경된 사실과는 전혀 다른 사실이므로 무죄를 선고한 것에 지나지 않고 변경된 사실에 대해 다시 공소제기되어 또 재판을 받아야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위에 언급된 사건에서도 검사측은 공소장변경이 불허된 것이 위법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판단을 받기 위해 공소취소하지 않고 1심판결이 내려지면 이에 대해 항소할 방침을 천명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변경된 사실로 새롭게 공소제기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법원측 입장 검찰측 입장을 떠나 필자는 법조인의 한 사람으로 이러한 사태가 우리나라의 사법체계를 위해서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변경된 사실에 대한 새로운 공소제기에 대해 다른 재판부가 공소사실이 동일하다고 보아 이중의 기소라 하여 공소기각이라도 하는 날에는, 양 재판의 정면충돌로 아주 재판의 위신이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재판부가 한쪽편을 드는 것같다는 인상을 주더라도 전체적으로 결론이 그쪽에 유리하게 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의 유무죄도 중요하지만 절차의 엄정성과 공정성도 중요하기때문에 절차에 관한 판단이 어느 쪽에 유리해보인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차분하게 재판진행과 결론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