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채용한 외국인 불법체류자, 사업주도 처벌 대상일까?
기계 소리와 깊은 한숨 사이, 어느 대표님의 억울함에 대하여
불법체류자 고용, 벼랑 끝에 몰린 영세 제조업체의 현실
안산 반월공단이나 시화국가산업단지를 걷다 보면,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 소리 이면에서 짙은 한숨 소리가 들려올 때가 있습니다. 중소기업이나 영세 제조업체를 운영하시는 대표님들을 뵐 때면, 하나같이 사람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고 토로하시죠.
당장 납기일은 다가오는데 기계를 돌릴 사람은 없고, 체류상 문제가 없는 외국인 인력 배정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 결국 불법체류자인 줄 알면서도, 혹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눈을 질끈 감고 이들을 현장에 투입하게 되는 씁쓸한 선택을 마주하게 됩니다. 일손 부족으로 시작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어느새 기업의 숨통을 조이는 족쇄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문제는 이 선택의 대가가 너무나 가혹하다는 데 있습니다. 단속에 적발되는 순간, 단순히 벌금을 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공장에서 문제없이 땀 흘려 일하던 합법 비자 소속 외국인 직원들마저 하루아침에 짐을 싸야 하고, 앞으로 3년 동안은 아예 새로운 외국인 인력을 채용할 수 없게 막혀버립니다. 하루 벌어 하루를 버티는 공장 입장에서는 라인이 올스톱되고, 사실상 강제 폐업 수순을 밟게 되는 치명적인 위기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상황은 대표님이 직접 채용하지 않았음에도 경찰서나 출입국외국인청의 출석 통보를 받을 때입니다. 현장소장이나 인력사무소에 채용을 일임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피의자 신분이 되어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게 되면 그 억울함과 막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내가 직접 뽑은 것도 아닌데, 왜 내가 다 책임을 져야 합니까? 법률사무소 디딤을 찾으신 대표님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시는 말씀입니다. 결론부터 조심스레 말씀드리자면, 직원이 불법체류 외국인을 고용했다고 해서 대표이사라는 직함만으로 무조건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죄형법정주의와 양벌규정, 냉정한 법의 잣대
우리 법원, 특히 대법원은 범죄와 처벌을 법에 적힌 대로만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를 따르고 있습니다. 출입국관리법에서 처벌하는 고용한 사람에 사장님을 함부로 묶어서 확대 해석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현장소장이나 실무자가 자격 없는 외국인을 임의로 고용했을 때, 회사를 총괄하는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직접 불법을 저지른 사람과 똑같이 유죄로 단정 짓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법의 잣대는 냉정합니다. 사장님이 직접 고용한 사람으로서의 짐은 덜어낼 수 있을지 몰라도, 직원들을 제대로 관리하고 감독하지 못한 책임까지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평소 직원이 위법 행위를 하지 않도록 철저히 주의를 기울였음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양벌규정에 의해 회사와 대표가 벌금형 등의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평소 어떤 시스템으로 현장을 관리했는지 등 구체적인 증거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예측하기 까다로운 영역이기도 합니다.
억울함을 풀 골든타임, 첫 경찰 조사와 객관적 물증
그렇기에 첫 경찰 조사는 대표님의 억울함을 풀고 회사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입니다. 수사관의 유도신문에 당황하여 사실과 다른 방향으로 조서에 진술이 남게 되면, 나중에 재판에서 이를 뒤집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현장소장과 주고받은 메시지, 회사의 업무 분장표 등 내가 직접 채용에 관여하지 않았고 평소 직원 관리의 의무를 다했다는 객관적 물증을 모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조각난 증거들이 내 억울함을 풀어줄 단단한 방패가 될 수 있는지, 냉정하게 법리적으로 짚어보아야 합니다.
기계가 멈추고 공장 문이 닫히는 최악의 상황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지려 끙끙 앓지 마시고, 엉킨 매듭을 풀 첫 단추를 신중하고 정확하게 채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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