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관계
W는 은퇴 후 아르바이트로 소일거리를 하면 지내는 60대 후반의 노인이었습니다. W는 거주지 인근의 노인복지관에 있는 당구장에서 종종 다른 노인들과 포켓볼을 즐겼는데, 어느 날 게임 중 80대 노인과 다툼이 생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W는 피해자가 들고 있던 큐대를 잡아당기는 행동을 했고, 수사기관에서는 이 행위로 인해 고령의 피해자가 바닥에 넘어져서 전치 7주의 진단을 받고 수술과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보아 W를 폭행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W는 피해자가 자신을 밀치기 위해 달려드는 과정에서 자신이 이를 피하자 혼자 중심을 잃고 넘어져서 상해를 입은 것으로 자신이 큐대를 잡아당긴 행위와는 무관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였습니다.
사실 W는 피해자가 고령이었기 때문에 원만하게 사건을 마무리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의 아들이 손해사정인까지 동원하여 납득하기 어려운 합의금을 요구하며 W를 압박하였기에 W는 재판을 통해 시비를 가리고자 변호인의 도움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2. 사건의 분석
폭행죄의 경우에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라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이 때문에 단순 폭행의 경우에는 가능하면 원만히 합의를 하는 편이 좋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폭행하여 상해를 입힌 경우 성립하는 폭행치상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닐 뿐 아니라 처벌 수위도 폭행죄보다 훨씬 높습니다.
한편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은 일상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때리는 행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만 있으면 인정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W가 피해자의 큐대를 잡아당긴 부분은 충분히 폭행죄가 인정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것은 이와 같은 W의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폭행과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되어야 마땅했습니다. 게다가 만일 W에게 폭행치상죄가 인정되는 경우 W는 피해자에 대한 치료비와 위자료 등 상당한 액수의 배상 책임도 져야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3. 업무 수행의 내용
사건 현장인 당구장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영상이 고화질이 아니었고, 중요한 장면들은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 가려져서 당시 상황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변호인은 해당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나누어 확인하여 변론을 준비하는 한편 피해자 및 목격자에 대한 철저한 증인신문을 준비하였습니다.
특히 고령의 피해자가 굳이 W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것이 아님에도 피해자의 아들이 사건을 키우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에 증인신문 과정에서 피해자의 정확한 의사를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준비를 통해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W에 대한 형사처벌까지는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들을 수 있었고,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도 검사의 주장과 맞지 않는 부분이 다수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변호인은 증거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공판정에서의 증인신문 내용 등을 바탕으로 피해자의 상해는 큐대를 잡아당긴 W의 행위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므로 ‘폭행치상’에 대해서는 ‘무죄’를, 피해자가 W의 처벌을 원치 않으므로 ‘폭행’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을 하여 줄 것을 변론하였습니다.
4. 결과
법원에서는 변호인의 변론을 모두 받아들여 피해자의 상해는 W가 큐대를 잡아당긴 행위와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W가 피해자의 큐대를 잡아당긴 행위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가 있었으므로 공소기각을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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