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수윤 변호사입니다.
2025년 1월 21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AI기본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이 법은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되며, 제31조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투명성 확보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시행 후 1년 이상의 계도기간이 주어지지만, 법적 의무는 시행과 동시에 발생합니다.
그런데 실무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이 있습니다. “우리 서비스도 해당되나요?”, “어디까지 표시해야 하나요?”, “예술 작품도 표시해야 하나요?” 이런 질문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투명성 확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실무에서 꼭 알아야 할 핵심 내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누가 의무 대상인가
먼저 명확히 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 의무는 ‘인공지능사업자’ 즉,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부과됩니다(AI기본법 제2조 제7호). 개인이 ChatGPT로 블로그 글을 쓰거나, 미드저니로 만든 이미지를 SNS에 올리는 행위는 의무 대상이 아닙니다. 단순히 AI 도구를 ‘이용’하는 것과,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다릅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의무 주체는 ‘이용자에게 최종적으로 AI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입니다. 예를 들어 OpenAI의 API를 활용해 자체 챗봇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는 B사가 있다면, 투명성 의무는 B사에게 있습니다. 다만 OpenAI처럼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가 직접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개발사 자신도 의무를 부담합니다.
세 가지 핵심 의무
AI기본법 제31조는 세 가지 층위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첫째, 사전고지 의무입니다. 생성형 AI나 고영향 AI를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 해당 서비스가 AI에 기반하여 운용된다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미리 알려야 합니다. 이용약관이나 서비스 화면, 계약서 등에 명시하면 됩니다. 카카오의 ‘타임톡’이나 스캐터랩의 ‘제타’ 같은 서비스들이 이미 이런 방식으로 사전고지를 하고 있습니다.
둘째, 결과물 표시 의무입니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이미지, 영상, 음성, 텍스트 등에는 “AI로 생성되었다”는 사실을 표시해야 합니다. 삼성 갤럭시의 포토 어시스트 기능이 편집된 사진 하단에 갤럭시 AI 로고를 삽입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표시는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방법(워터마크, 텍스트)일 수도 있고, 기계가 판독할 수 있는 비가시적 방법(C2PA, SynthID 등)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비가시적 방법을 사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한 번 이상 안내 문구나 음성으로 AI 생성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AI기본법 시행령 제23조).
셋째,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결과물에 대한 명확한 표시 의무입니다. 이른바 딥페이크를 예방하기 위한 조항입니다. 사람의 신체나 목소리를 실제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방한 콘텐츠를 생성하는 경우, 이용자가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고지하거나 표시해야 합니다. 다만 예술적이거나 창의적인 표현물의 경우에는 전시나 향유를 저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가 AI로 만든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킬 때,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영상 속 마크 대신 '엔딩 크레딧'이나 '인트로 화면'에 해당 사실을 명시하는 방식이 이에 해당합니다.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
모든 경우에 표시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법 제31조 제4항과 시행령 제23조는 몇 가지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첫째, 제품이나 서비스명 자체가 ‘AI 챗봇’, ‘이미지 생성 AI’처럼 AI 활용이 명백한 경우입니다. 둘째, 사업자가 내부 업무 용도로만 AI를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계도기간의 의미
법은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되지만, 1년 이상의 계도기간이 주어집니다. 2027년 초까지는 과태료 부과가 유예되는 것이죠. 하지만 계도기간이 있다고 해서 의무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법적 의무는 법 시행과 동시에 발생하며, 계도기간 이후에는 최대 3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금전적 제재보다 신뢰의 문제입니다. AI 기술이 가짜뉴스,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 등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용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투명성 확보는 단순한 법적 의무를 넘어서,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지금 해야 할 일
현재는 정부도, 사업자도, 기준을 만들어가는 단계입니다. 앞으로 실제 사례들이 축적되면서 해석 기준도 계속 구체화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 서비스가 의무 대상인지 판단하고, 어떤 방식으로 투명성을 확보할지 내부 기준을 세워두는 일입니다. 이용약관 검토, 서비스 화면 개선, 결과물 표시 방식 결정 등 준비할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법은 이미 시행 중입니다. 계도기간은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지, 의무를 미룰 수 있는 시간이 아닙니다. 지금 제대로 준비해두는 것이, 향후 불필요한 법적 리스크를 피하고 이용자의 신뢰를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입니다. AI 법률과 관련한 문의는 김수윤 변호사에게 상담요청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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