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 신청시 가족 갈등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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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 신청시 가족 갈등 대처 

황준웅 변호사


"형제들이 반대하는데 어쩌죠?" 갈등 속 성년후견 신청, 전략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의 인지 능력이 저하되어 성년후견이 절실한 상황임에도, 재산 문제나 과거의 감정 대립으로 인해 형제나 친척들이 비협조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 모두의 동의가 없으면 시작조차 못 하는 것 아닐까?"라는 걱정에 골든타임을 놓치기도 하죠.

오늘은 반대하는 이해관계인이 있을 때 성년후견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핵심 전략 3가지를 심층 분석해 드립니다.


1. "동의서"에 집착하지 마세요: 법원의 판단 기준은 따로 있습니다

성년후견은 가족 간의 '합의' 사항이 아니라, 국가가 개입하여 도움이 필요한 성인을 보호하는 '법적 절차'입니다.

  • 단독 청구의 유효성: 민법 제9조에 따라 배우자나 4촌 이내의 친족은 다른 가족의 동의 없이도 단독으로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법원의 시각: 법원은 반대하는 상속인들에게 의견조회서를 보내지만, 그들의 반대 이유가 '피후견인의 복리'가 아닌 '개인적 이익'이나 '단순 감정'에 치우쳐 있다면 그 의견을 배제합니다.

  • 핵심 전략: 반대하는 이들을 설득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부모님의 정신적 제약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진단서, 가사조사 보고서 등)를 충실히 준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2. '임시 성년후견인' 제도로 긴급 상황에 선제 대응하기

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보통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갈등이 심한 경우 소송이 장기화될 수 있는데, 그사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차단해야 합니다.

  • 사전처분의 활용: 가사소송법 제62조에 따라 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 '임시 성년후견인' 지정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왜 필요한가요?

    • 반대 측 상속인이 부모님의 예금을 임의로 인출하려 할 때

    • 부모님의 명의로 된 부동산을 처분하려는 정황이 포착될 때

    • 시급한 수술이나 요양원 입소 결정이 필요할 때

  • 효과: 법원이 임시후견인을 선임하면, 본안 판결 전이라도 법적 권한을 가지고 부모님의 재산과 신상을 즉각적으로 보호할 수 있습니다.


3. '전문가 + 친족' 복수후견인: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

가족 간 갈등의 핵심은 결국 "재산 관리를 누가 하느냐"에 대한 불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원은 최근 전문가 후견인과 친족 후견인을 동시에 선임하는 '사무 분담형 복수후견'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 전문가 후견인: 객관성과 투명성이 필요한 '재산 관리'

전문가 후견인은 변호사나 법무사, 혹은 후견 전문 법인과 같이 법률적 지식과 객관성을 갖춘 제3자를 의미합니다.

  • 주요 역할: 주로 재산 관리 및 법률 행위를 전담합니다. 부동산 매매, 예금 관리, 세금 납부, 보험금 청구 등 금전적인 문제와 관련된 모든 대리권을 행사합니다.

  • 강점: 가장 큰 장점은 투명한 회계 관리와 중립성입니다. 가족 중 한 명이 재산을 관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횡령 의혹'이나 '편파적 지출' 논란을 원천 차단하며, 이해관계가 얽힌 가족들 사이에서 중립적인 심판자 역할을 수행하여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합니다.

  • 선임이 필요한 상황: 형제 등 가족들 사이에 금전적인 불신이 매우 깊거나, 관리해야 할 재산 규모가 커서 법률적·회계적 전문성이 필수적인 경우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 친족 후견인: 정서적 유대감이 중요한 '신상 보호'

친족 후견인은 부모님의 곁을 지켜온 자녀나 배우자 등 가장 가까운 가족을 의미합니다.

  • 주요 역할: 부모님의 신상 보호 및 감호를 담당합니다. 거주지 결정(요양원 입소 등), 의료 행위에 대한 동의(수술 여부 결정), 일상생활 지원 등 신체적·정서적 복리에 관한 의사결정을 수행합니다.

  • 강점: 전문가가 대체할 수 없는 정서적 유대감이 가장 큰 무기입니다. 오랜 시간 함께 지내온 만큼 부모님의 평소 생활 습관, 음식 취향, 가치관 등을 가장 잘 알고 있기에 더욱 세심하고 인간적인 돌봄이 가능합니다.

  • 선임이 필요한 상황: 부모님의 생활 습관과 평소 의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후견인이 되어야만 부모님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경우, 즉 '사람에 대한 이해'가 최우선인 신상 보호 영역에서 선임됩니다.


- 왜 '나누어' 선임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요?

가족 간 다툼이 있는 사건에서 법원이 이 두 부류의 후견인을 동시에 선임하는 이유는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1. 신뢰 회복: 돈 문제는 중립적인 전문가에게 맡김으로써 형제들 사이의 의심을 거두고, 가족들은 오직 부모님의 건강과 간병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2. 보호의 질 향상: 전문가는 법적 절차를 빈틈없이 처리하고, 가족은 정서적 안정을 책임지는 '투 트랙(Two-track)' 시스템을 구축하여 피후견인(부모님)의 복리를 극대화합니다.

  3. 법원의 선호: 법원 역시 갈등이 심한 사건에서는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이러한 분담 방식을 제안하여 분쟁을 원만하게 종결짓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4. 법원의 '가사조사'에 철저히 대비하세요

가족 간 주장이 팽팽하게 맞설 때 법원은 가사조사관을 투입합니다.

  • 조사관의 역할: 가사조사관은 가정을 방문하거나 당사자들을 면담하여 누구의 주장이 타당한지, 부모님이 현재 어떤 보호를 받고 있는지 면밀히 조사합니다.

  • 대응법: 조사관에게 감정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보다는, 그동안 본인이 부모님을 위해 지출한 병원비 영수증, 간병 일기, 부모님의 상태를 보여주는 영상 등 증빙 가능한 기록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드리는 말씀

성년후견은 단순히 '누가 권한을 갖느냐'의 싸움이 아니라, '누가 부모님을 안전하게 지키느냐'의 문제입니다. 가족의 반대가 두려워 망설이고 계신다면, 법이 마련한 다양한 보호 장치(전문가 후견인, 사전처분 등)를 통해 해법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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