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입니다.
이번에 말씀드릴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상속인은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일부 자녀들에게 자신의 모든 재산을 유증하였습니다. 이후 피상속인이 사망하면서 유언공정증서에 따라 배우자 명의의 예금채권 및 피상속인 본인의 예금채권이 유증받은 자녀들에게 유증되었습니다. 원고는 유언집행자로서 수증자인 자녀들에게 예금채권을 집행해주기 위하여 피고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예금지급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1. 유언집행자인 원고가 수증자들을 대신하여 피고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예금지급을 청구할 당사자적격이 있는지, 그리고 유언에 따라 예금채권이 수증자들에게 유증되었는지 여부
2. 예금채권이 가분채권으로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유언에 의해 배제된 상속인의 동의 없이 유언집행자가 일부 수증자들을 위해 예금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3. 예금채권이 추심채무의 성질을 가지는 경우, 유언집행자가 금융기관 영업점을 방문하여 지급요청을 하지 않고 곧바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적법한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위 쟁점에 대한 판단>
위 사건에 대하여 재판부는,
1. 유언집행자의 당사자적격 및 예금지급청구권 존재 여부에 관하여는, 유언집행자는 유언의 목적인 재산의 관리 기타 유언의 집행에 필요한 행위를 할 권리의무가 있고(민법 제1101조), 소송상 당사자적격도 인정됩니다(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1다81801 판결). 유언공정증서의 유증목록에는 피상속인 명의의 예금채권뿐만 아니라 피상속인이 배우자로부터 상속받은 예금채권도 포함되며, 이는 법원의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통해 확정되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화해권고결정을 통해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여 피고들 각 은행에게 금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하였습니다. 이는 유언집행자인 원고가 수증자들을 위해 예금지급을 청구할 당사자적격이 있고, 유언에 따라 예금채권이 수증자들에게 유증되었음을 인정한 것입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가 청구한 금액보다 약간 조정된 금액을 인정하였는데, 이는 당사자의 이익, 이자 내지 지연손해금 및 일부 지연손해금의 조정, 그 밖의 모든 사정을 참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2. 상속인 전원의 동의 없이 예금지급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금전채무와 같이 급부의 내용이 가분인 채무가 공동상속된 경우, 이는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에게 분할되어 귀속되는 것이 원칙입니다(대법원 1997. 6. 24. 선고 97다8809 판결). 그러나 공동상속인들 중에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는 상속재산분할을 통하여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형평을 기할 필요가 있으므로 가분채권도 예외적으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6. 5. 4.자 2014스122 결정). 금융기관으로서는 상속인들 사이에 특별초과수익자 또는 기여분이 있는 자가 있는지, 법정상속분과 다른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중지급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상속인 전원이 청구하는 경우에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피고들은 유언에 의해 배제된 상속인이 이 사건 소송에 참가하여 소송관계가 일회적으로 확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화해권고결정을 통해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습니다. 이는 유언공정증서에 의해 명확히 수증자가 지정되어 있고, 유언집행자가 지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배제된 상속인의 동의 없이도 예금지급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다만 배제된 상속인은 별도로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또한 추심채무의 성질상 영업점 방문 없이 소제기가 가능한지 여부에 관하여, 예금거래 기본약관 제3조는 거래처가 예금계좌를 개설한 영업점에서 모든 예금거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10조는 거래처가 예금·이자를 찾거나 예금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때에는 신고한 필요사항 등을 기재하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거래인감을 날인하거나 서명감과 일치되게 서명한 지급 또는 해지 청구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금채무는 원칙적으로 추심채무이므로 채무자의 현주소 또는 현영업소가 변제장소입니다. 청약저축 예금의 경우 예금주 사망시 상속인들이 준공유하므로 상속인들 전원이 해지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1다294674 판결).
피고은행은 유언집행자인 원고가 영업점을 방문하여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지급요청을 하였다면 지급하였을 것이나, 원고가 영업점 방문 없이 곧바로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러한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화해권고결정을 통해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습니다. 이는 유언집행자가 유언의 집행에 필요한 행위를 할 권리의무가 있고 소송상 당사자적격도 인정되는 이상, 영업점 방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청구를 기각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가 청구한 지연손해금을 일부 조정하여 당사자 간의 이익을 공평하게 조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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