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입니다.
이번에 말씀드릴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상속인은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하여 배우자의 자녀 중 1명인 원고를 수증자 및 유언집행자로 지정하고, 피고 은행에 예치된 계좌의 예금 등을 유증하였습니다. 원고는 유언집행자로서 피고 은행에 이 사건 계좌에 대한 예금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가 상속인들이 전부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금지급을 거절하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1. 민법 제1097조 제1항은 지정에 의한 유언집행자가 유언자의 사망 후 지체없이 이를 승낙하거나 사퇴할 것을 상속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유언자에게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도 유언집행자가 상속인에 대한 승낙통지를 하여야만 유언집행을 개시할 수 있는지 여부
2. 유언집행자로 지정된 원고가 상속인에 대한 승낙통지 없이 유언집행자로서 피고 은행을 상대로 유언에 따른 예금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위 쟁점에 대한 판단>
위 사건에 대하여 재판부는,
1. 유언자는 유언으로 유언집행자를 지정할 수 있고 그 지정을 제삼자에게 위탁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93조). 지정에 의한 유언집행자는 유언자의 사망 후 지체없이 이를 승낙하거나 사퇴할 것을 상속인에게 통지하여야 하고(민법 제1097조 제1항), 상속인 기타 이해관계인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기간 내에 승낙여부를 확답할 것을 지정 또는 선임에 의한 유언집행자에게 최고할 수 있으며, 그 기간 내에 최고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한 때에는 유언집행자가 그 취임을 승낙한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3항). 민법 제1097조의 해석에 의하면 유언자는 사전 동의나 승낙 없이 일방적으로 유언집행자를 지정할 수 있고, 따라서 유언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하여 유언집행자로 지정된 자가 당연히 유언집행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민법 제1097조에 따라 그 승낙 또는 사퇴를 선택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유언집행자로 지정된 자는 그 유언집행에 앞서 민법 제1097조에 따라 이를 승낙하거나 사퇴할 것을 상속인에게 통지하여야 합니다.
재판부는 민법 제1097조 제1항이 유언집행자로 하여금 승낙 또는 사퇴를 상속인에게 통지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유언집행자로 지정된 자에게 승낙 또는 사퇴의 선택권을 부여하고, 상속인으로 하여금 유언집행자의 취임 여부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피상속인이 상속인 없이 사망하였으므로, 승낙통지를 받을 상속인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고, 따라서 유언집행자로 지정된 원고는 상속인에 대한 승낙통지 없이 그 승낙의 의사로 유언의 집행을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는 민법 제1097조 제1항의 승낙통지 의무가 상속인이 존재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 규정이므로,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는 그 적용이 배제된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2. 유언집행자는 유언의 내용을 실현하기 위하여 상속재산의 관리 기타 유언의 집행에 필요한 행위를 할 권리의무가 있습니다. 유언집행자가 있는 경우에는 상속인은 상속재산의 처분, 기타 유언의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지 못합니다.
이에 재판부는 유언집행자로 지정된 원고가 상속인에 대한 승낙통지 없이 그 승낙의 의사로 유언의 집행을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이상, 피고 은행은 유언집행자인 원고가 그 유언에 따라 이 사건 계좌의 예치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상 이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피고 은행이 유언집행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계좌의 예금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지연이자를 모두 지급하고 변호사비용 등 소송비용 전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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