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B주식회사의 회사주식 13%를 매입하였고, B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었는데, B회사의 기존 경영진은 해당 주총결의에 하자가 있다면서 A씨의 이사임용을 거부하였다.
한편, A씨는 B회사의 기존 주주총회결의에 하자가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는데, B회사의 기존경영진은 A씨가 명의만을 빌린 형식상 주주여서 소송제기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1. 주주총회에서 이사나 감사가 선임되더라도, 회사가 별도의 임용계약 등을 체결하지 않으면, 이사나 감사로 취임했다고 볼 수 없을까? 아니면, 주총의 선임결의자체로 이사, 감사의 지위를 취득한 것일까?
기존 대법원 판례는 이사나 감사의 선임에 관한 주총 결의는 피선임자를 회사의 기관인 이사나 감사로 한다는 취지의 회사 내부의 결정에 불과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주총에서 이사 등 선임 결의가 있었다고 곧바로 피선임자가 그 지위를 취득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주총 결의에 따라 회사 대표기관이 임용계약의 청약을 하고 피선임자가 이를 승낙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이사나 감사 지위에 취임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7. 3. 23. 전원합의체판결(2016다251215)을 통하여, 종전의 입장을 변경하여, 이사와 감사 선임은 주주총회의 전속 권한이기 때문에 선임 의결 외에 별도의 임용계약은 필요 없다고 하였다.
즉, 대표이사 등 회사 경영진이 주총 결의에 하자가 있다며 주총에서 선임된 이사와 감사의 임용을 거부하더라도 이사와 감사의 지위는 그대로 인정된다는 취지다. 원심(서울고법)은 기존 판례의 입장에 따라 원고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대법원은 A씨 등에게 이사, 감사의 지위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하여 되돌려보낸 것이다.
대법원은 "상법은 '이사·감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주식회사의 특수성을 고려해 주주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하는 유일한 통로인 주총에 이사·감사의 선임 권한을 전속적으로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사·감사의 지위가 주총 선임결의와 별도로 대표이사와 사이에 임용계약이 체결돼야만 비로소 인정된다고 보는 것은 이사·감사의 선임을 주총의 전속적 권한으로 규정한 상법 취지에 배치된다"고 밝혔다.
이어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는 결의는 주주들이 경영진을 교체하는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사 선임 결의에도 불구하고 예컨대, 퇴임하는 대표이사가 임용계약의 청약을 하지 않은 이상 이사로서의 지위를 취득하지 못한다고 보게 되면 주주로서는 효과적인 구제책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감사의 선임에 대해 상법은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을 초과하는 수의 주식을 가진 주주는 그 초과하는 주식에 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감사 선임 결의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가 임용계약의 청약을 하지 않아 감사로서의 지위를 취득하지 못한다고 하면 상법 규정에서 감사 선임에 관해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한 취지가 몰각되는 문제점도 있다"고 판시했다.
2. 다른 사람이 실질적으로 돈을 내고 다만, 주주명의만을 취득한 형식상의 주주는, 주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을까?
이 사건에서, 주주명부상 주주로 등재되어 있는 A씨는, 자신이 주주임을 이유로 회사를 상대로 주주총회 결의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 B회사는 A씨가 명의만을 빌려준 형식상 주주에 불과하다며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1, 2심에서는 B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A씨가 제기한 소송을 각하하였고, 이에 불복하여 A씨가 대법원에 상고하였는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5다248342)은 각하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형식주주의 권리에 관한 기존의 대법원 판례는, "회사의 주식과 관련해 그 명의와 실질이 달라지는 경우에는 실질관계를 따져 주주권의 행사자를 확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1, 2심은 이러한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A씨는 주주가 아니므로, 소송을 각하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면서,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된 사람만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회사는 주주명부상 주주 외에 실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몰랐건 간에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하지 못한다"며 "타인을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한 것은 적어도 주주명부상 주주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하더라도 이를 허용하거나 받아들이려는 의사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관해 대법관 4명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누가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인가 하는 문제는 실제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가려서 결정할 것이지 주주명부의 기재를 기준으로 할 것은 아니다"라고 별개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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